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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직능단체 '따로 또 같이'…'낙하산'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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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직능단체 '따로 또 같이'…'낙하산' 반대

KBS노조 "정연주, 김인규, 강동순, 안국정 모두 반대"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 본부가 30일 청와대 앞에서 KBS기자협회, PD협회, 경영인협회 등과 함께 '공영 방송 사수 및 낙하산 사장 반대 기자 회견'을 열었다. KBS 노조와 이들 직능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근래 드문 일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반대라는 큰 싸움에서는 KBS 구성원들의 의견이 합치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라는 것이 박승규 KBS 본부장의 설명이다.
  
  "정연주 지키기 하려면 하라, 우리는 퇴진 양보할 수 없다"
  
  이날 기자 회견은 정연주 사장의 퇴진 문제를 두고 대립했던 KBS노조 집행부와 PD협회,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가 상호 간 '양해각서'를 체결한 결과에 가깝다. KBS노조, 기자협회, PD협회, 경영인협회 등 직능단체는 29일 최근 이명박 정부의 KBS 사장 흔들기와 낙하산 사장 선임 시도에 공동 대응을 모색했으나 '정연주 지키기는 할 수 없다'는 노조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에 KBS 직능단체들은 노조를 제외하고 'KBS사원협의회' 등 별도의 공동대책기구를 꾸려 대응하기로 했으며 KBS 노조는 이에 비방 등을 하지 않고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서는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 즉 정연주 사장의 퇴진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의 시각 차를 인정하고 더이상 다투지 않겠다고 합의한 셈이다. KBS 사옥 내에 세워져 있는 검은색 "정연주 사장 퇴진" 만장도 반을 "낙하산 사장 반대"라고 씌여져 있는 흰색 만장으로 교체했다.
  
  KBS 노조는 '정연주 사장 퇴진 주장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박승규 위원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직능단체와 노조 간의 오해를 푼 것이냐'는 질문에 "'낙하산 사장 반대'라는 같이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기 때문에 기자 회견을 연 것이지 정연주 사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고 잘랐다.
  
  박 위원장은 "정권에 큰싸움으로 대항하는 것이 우선이고 정연주 사장의 문제는 나중에 싸워도 된다는 협회도 있지만 우리는 정연주 사장이 큰 싸움의 걸림돌이라고 본다"며 "정연주 지키기를 하겠다는 쪽은 하면된다. 우리는 정연주 퇴진 투쟁을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정권 차원에서 정연주 사장 밀어내기가 있을 경우 노조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간단히 말해 KBS 노조는 '정연주 사장 지키기'는 할 수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몰아내는 것이 잘못이라는 지적은 할 수 있으나 앞장서서 막을 형편은 못된다"고 했다.
  
  그는 "정 사장은 스스로 용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미 자격 미달로 검증된 만큼 공영방송 지키기에 책임을 느낀다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약 두 달 동안 KBS 앞에서 매일 벌어지는 'KBS 지키기' 촛불 시위를 두고도 "KBS를 지켜주겠다는 촛불에 감사하다"면서도 "그러나 정연주 사장을 KBS 지키기로 동일시해서 우리와 다툼이 있다. 정연주 사장이 만약 신뢰를 받을 만한 성과를 보였다면 우리도 촛불 시위에 함께 했을 것이다. 만약 시간이 지나 촛불 시위의 구호가 '낙하산 사장' 반대로 바뀌면 차이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노조의 정연주 사퇴요구와 정권의 퇴진 압박은 다르다"
  
  하지만 이날 KBS 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논의되는 차기 KBS 사장 후보 인사들에 하나하나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승규 위원장은 "최근 KBS 노조가 제시한 '국민참여형 사장선임제'에서는 정치적 낙하산은 응모조차 못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서 방송전략실장을 지낸 김인규 씨와 강동순 전 KBS 이사에 "모두 낙하산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인규 씨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인물은 '정치 독립적'이라는 대전제에 부합하지 않고 응모 자체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강동순 전 이사에 대해선 "특정 정당과의 교감 하에 KBS를 정권에 갖다 바치려 한 인물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안국정 전 SBS 사장에 대해선 "정치적 낙하산은 아니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며 노조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했다.
  
  KBS 노조는 성명에서 "그간 KBS 구성원들이 정연주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 온 것은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였다"며 "지금 정권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KBS 사장을 교체하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KBS 구성원들의 공영방송을 바로세우고자 하는 충정을 공영방송 장악의 빌미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KBS 구성원들의 극단적인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KBS 노조의 발표에 시민사회단체와 MBC 노조도 연대의 뜻을 밝혔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정권의 지상파 방송에 대한 보복이 치졸하게 계속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방송법 시행령'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전면적으로 압박하고있다"며 "지상파 보복 정책과 재벌, 조·중·동 보은 정책에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제 언론노조 MBC 지부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요즘 촛불시위 등을 거치며 노조, 시민단체, 시민 등과의 연대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며 "KBS의 낙하산 반대 공영방송 사수 투쟁에 끝까지 함께 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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