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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우리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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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우리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기쁨"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21] 서울디자인올림픽 홍보대사 된 디자이너 이상봉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디자인 종합축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이 오는 10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 디자인 올림픽에선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홍보대사를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상봉씨는 최근 패션은 물론 휴대전화나 인테리어 등 활동 영역을 넓히며 한국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씨를 초대해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우리나라 디자인의 현주소, 그리고 그만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디자이너 이상봉씨입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과와 국제패션디자인연구원을 졸업했고 83년 중앙디자인콘테스트에 입상하면서 디자이너로 데뷔했습니다. 85년 (주)이상봉을 설립해 94년부터 서울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고 2002년 부터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14회째 참가하고 있습니다. 중앙디자이너그룹 회장과 한국패션협회 이사, 웰컴투코리아시민협의회 홍보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환경재단 홍보대사와 서울시 홍보대사 그리고 서울 디자인올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봉 :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2년 전에 한 번 뵙고 또 뵙는 것 같은데, 소개드리면서 보니 굉장히 인기가 좋으신 것 같아요. 환경재단 홍보대사, 서울시 홍보대사, 또 이번에 서울 디자인 올림픽 홍보대사, 아주 상종가를 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축하드리고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이 10월부터 열린다는데 어떤 행사입니까?

이상봉 : 이게 작년 10월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세계디자인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정됐습니다. 공식 세계 디자인 수도로,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전야제격, 이걸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10월에 디자인 올림피아드를 만든 거죠

박인규 : 제가 길을 다니면서 WDC, 서울이 2010년 세계 디자인수도다 그런 걸 봤는데, 그 행사를 위한 전초전 같은 거군요.

이상봉 : 그렇습니다. 지금 그 시범도시로 이탈리아의 토리노가 지금... 중요한 건 그때는 그냥 선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경쟁을 통해서 디자인서울이 된 겁니다. 아시아에서 그 아름다운 싱가포르, 아니면 지금 중동의 가장 디자인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두바이를 누르고 서울이 당당히 디자인서울로 선정된 건 상당히 명예로운 일이기도 하죠

박인규 : 일종의 자축연이기도 하면서 2010년을 준비하는 행사군요. 올림픽이라고 하면 일단 경쟁, 금메달, 은메달이 떠오르는데 이번 서울 디자인 올림픽은 어떤 행사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이상봉 : 여러 가지 행사들이 준비돼 있는데 크게 네 가지로 나눠져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강연회도 있고 디자인 전시회, 한 마당 디자인 축제도 있고

박인규 : 경쟁부문도 있다던데

이상봉 : 네. 전 세계에서 공모해서 각 분야의 디자인을 심사하게 됩니다. 저도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일단 인터넷으로 공모해서 그 중에서 좋은 작품들을 전시하게 되죠

박인규 : 작품이라고 하면 디자인이 워낙 분야가 넓어서, 옷만 하는 겁니까

이상봉 : 건축부터 패션, 공예, 여러 가지 디자인 분야를 하게 돼 있습니다. 부문이 나눠져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 접수를 받거나 그러겠네요?

이상봉 : 접수는 거의 마감 단계고 이제는 심사하는 단계죠

박인규 : 일반인들도 디자인 올림픽에 참여해서 즐기고 싶을 텐데, 가서 강연을 보거나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특별하게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겁니까?

이상봉 : 일단 축제가 있습니다. 축제는 어떤 게 있냐면 디자인 페스티벌인데요, 이게 디자인 월이라는 게 있어서 일반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박인규 : 벽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월은?

이상봉 : 네. 벽면에 설치된 작가들의 작품에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완성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연날리기 대회도 있고 디자인 놀이공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다 함께 참여해서 체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도 준비돼 있습니다.

박인규 : 10월이니까 지금 한창 준비되고 있을 텐데 혹시 서울 디자인 올림픽을 알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이런 게 있나요? 치고 들어가면 나오나요?

이상봉 : 나올 겁니다.

박인규 : 홍보대사가 이상봉씨 말고 외국의 상당히 유명한 대사님들도 포함된 것 같은데 이번에 몇 분이나 홍보대사로 선정되신 거죠

이상봉 : 독일 노르베르트 바스 대사를 비롯해서, 필리프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님, 마시오 안드레아 레제리 주한 이탈리아 대사님, 한스 헤인스부르크 주한 네덜란드 대사님이 선정되셨고 우리나라 디자이너로서는 저하고 김영세 디자이너 선생님이 홍보대사로 선정됐습니다.

박인규 : 유럽의 디자인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대사가

이상봉 : 아무래도 그 분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각국이 참여합니다.

박인규 : 유수한 디자인 전문가나 업체가 참가해 달라.

이상봉 : 네. 그리고 젊은 신인 작가들도 참가하게 되겠고, 그 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시죠

박인규 : 이상봉 대사와 김영세 대사는 어떤 역할을 하십니까?

이상봉 : 국내 홍보도 하지만 김영세 선생님도 미국에서 활동도 하고 계시고 저도 파리에 이번에 9월 말에 있을 패션쇼에서 우리 디자인 올림피아드에 대한 걸 디자인해서 알릴 생각입니다.

박인규 : 그럼 아까 제가 소개해 드릴 때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나가시면서 올림픽 관련 이벤트랄까 계획이 있으신 거군요.

이상봉 : 홍보자료와 그것에 대한 디자인을 옷으로 표현하는 거죠

박인규 : 그걸 지금 말씀하시기에는 너무 이르겠지요

이상봉 : 시각적인 거라서 디자인이

박인규 : 이번에 우리가 세계 디자인수도로 선정되고 그 행사의 일환으로 디자인 올림픽을 하게 됐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디자인 문화랄까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 징표로 볼 수 있을까요?

이상봉 : 우리나라 디자인 문화가 실은 세계.. 우리 경제 분야에 비해서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죠 아직은. 아무래도 세계 선진국이라고 내세우기에는 부족한 게 많죠.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 디자인 올림픽을 하는 건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을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상봉 : 이건 부분적인 제품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여기에는 동대문 플라자에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고. 또 한강을 이용한 디자인, 이 디자인서울을 만들겠다는, 나중에 우주시대가 되면 지구 자체도 디자인 지구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요?

박인규 : 제가 한 2년 전 이상봉 디자이너와 인터뷰할 때는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이 프랑스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다고 해서 모셨는데, 그 뒤에도 휴대전화, 심지어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 담뱃갑... 해서 이제 패션뿐만 아니라 굉장히 영역을 넓혀가고 계세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이상봉 : 일단은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라이프스타일에서 보여지는 것들이 연결돼 있거든요. 지금 이렇게 앉아있는 책상도 디자인의 영역이고 건축부터 이제는 비행기도 디자인 시대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서 패션이 아무래도 사랑받는 건 가장 소프트하다는 겁니다. 가볍고 가장 트렌드에 민감하고 이러다 보니 패션 디자이너들이 여러 가지 디자인 영역에 참여하게 되는 게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금 하나의 유행이에요. 코드라고 하나요?

박인규 : 모든 부문에 디자인개념을 적용하는 것들이 세계적인 추세다. 96년도에도 한 번 그런 식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시도하셨는데 잘 안 됐어요.

이상봉 : 저도 96년도인 줄 알았는데 자료를 보다 보니 93년도에 시도했더라고요. 그때 이상봉의 아트 컬렉션... 그래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해갈 것이다. 그 변해가는 것에 저는 앞서서 한 번 생각 디자이너의 생각 자체를 살아가는 영역에서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옷은 스포츠웨어와 연결될 거고 디자인 자체가 우리가 먹는 커피, 아니면 그 잔에서부터 제가 듣는 음악, 모든 영역에서 같이 소비자들과 공감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아무래도 제가 경제적으로 좀 어렵고 혼자 그 많은 분야를 다루다 보니 부족한 면이 많았죠.

박인규 : 그 당시에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어디 적용하신 겁니까?

이상봉 : 그때는 모든 디자인... 가구라든지 아니면 생활용품, 거울, 아니면 컵에서부터 여러 가지 제품에 필요한 것에는 다, 우산, 이런 데 연결했어요. 그때는 제가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왔을 때기 때문에 인간의 감성...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을 한 번 해보겠다 해서 인간과 디자인. 이걸 갖고 그때 모티브를 삼아서 했습니다.

박인규 : 그때는 사실 큰 반향이 없었는데 최근 와서 반향이 있는 건 이상봉씨가 디자이너로서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달라져서인지 어떻게 보세요?

이상봉 : 그만큼 우리 디자인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많이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그만큼 사회에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게 됐죠. 그리고 그때는 제가 아무래도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많았지만 지금은 작업할 때 전문가들과 합니다. 그때는 혼자 발로 뛰어서 제가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 작았다면 지금은 리서치를 제대로 하고 전문가들과 상의해 가면서 지금 현재 필요한 게 뭐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건가 이런 걸 상당히 염두에 두고 하죠

▲ ⓒ프레시안

박인규 :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이상봉씨가 내시면 중요한 부분들은 분업 분담하는 군요.

이상봉 : 그렇죠. 제가 같이 리서치하면서 디자인하고, 그걸 제작하시는 전문가들이 많이 도와주시기 때문에 이제는 훨씬 더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그때는 아마추어였다면, 감성만 갖고 했다면 지금은 완벽한 제품으로 보여주는 시점입니다.

박인규 :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은 어떻게 보면 산업디자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원래 의상디자인 하지 않으셨습니까? 산업디자인과 의상디자인,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상봉 : 저는 패션 자체도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지금 디자인의 영역이 이제는 산업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세상이기 때문에, 제가 의자 전시회를 갔더니 의자 하나에 몇 억 합니다. 그건 산업이 예술적 측면으로 다뤄지고 있고 그것이 산업화될 때는 또 다른 거죠. 그러니까 지금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점이 지금인 거 같아요. 디자인이 예술로서의 영역까지 커버되고 그 디자인이 어떤 산업화돼서 많은 대중들에게 실용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같이 제공하기도 하고요. 지금 살아가는 데는 우리가 디자인하고 모든 게 다 같이 어우러져서 살아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여기저기 많이 적용하시고 성공도 거두셨는데, 혹시 그 중에서 이건 정말 나의 걸작이다. 다 맘에 드시겠습니다만 고를 수 있을까요?

이상봉 : 일단 제 손을 거친 건 아무래도 다 애정이 가죠. 처음 작업했던 핸드폰 같은 건 저는 아직도 들고 다니고 있고요. 그건 장사익 선생님이 서체를 도와주셨고요. 그리고 스위스 브랜드 유라 커피잔을 우리의 한글과 우리의 정서를 담아서 먹의 번짐... 이런 걸 이용했고, 다 애정이 갑니다.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작업도 그렇고

박인규 : 하지만 처음에 한글패션을 선보여서 프랑스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반면에 국내에서는 아 그게 뭐냐, 이런 식의 냉담한 반응을 받으셔서 한국 사람들이 너무 익숙한 것에 대해서 편견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상봉 : 아... 제가 이번에, 얼마 전에 저번주에 모스크바에 초대받아서 갔다 왔습니다. 모스크바... 러시아의 국민가수의 의상을 하나 부탁받아서 초대받아서 갔는데, 그때도 그 분이 한글옷을 갖고 계셔서 제가 감동을 받았는데, 그 분들은 상당히 그것을 하나의 디자인적인 요소로 아는데 우리는 그게 너무 익숙해서 차라리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이런 아쉬움을 갖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박인규 : 낯설게 보는 습관이 안 돼 있군요.

이상봉 : 그렇죠. 또 우리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그 가치를 약간, 글쎄요... 편견을 갖고 있는 게 우리 스스로에게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잘못 너무 그걸 내세우면 저 사람은 국수주의자, 이렇게 오도하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 문화는 우리 가치를 모르고 차라리 외국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발견해줄 때가 있어요. 한글도 저도 외국 분에게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받았기 때문에 항상 우리가 우리 문화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자꾸 얘기하고 알리고 보여주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당연하고 익숙하게 보지 말고 새롭게 보자. 한글패션은 옷에서 시작해서 휴대폰에 장사익 선생이나 임옥상씨... 어디까지 진화되고 있습니까?

이상봉 : 제가 작년 말인가요? 아파트에도 한 번 적용해 봤습니다. 벽지라든지 도벽... 제가 아파트에 들어갈 때 가장 싫었던 게 실은 현관문이었습니다. 왜 그러냐면, 그냥 금고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금고에 가둬두는 느낌. 그래서 그 의뢰를 받았을 때 너무 기뻤고요. 그래서 감성이 살아가는, 기분 좋게 문을 열고 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한글과 우리 문화를 접목해서 아파트 현관문 디자인을 했는데 그게 제가 알기로는 굿디자인상인가...

박인규 : 현관문에 그런 한글 손글씨를 새겨 놓은 겁니까?

이상봉 : 네. 너무 좋아하세요. 벽지를 한글로 해서 많은 분들에게 오픈해서 모델하우스 오픈할 때 보여줬는데 상당히 친숙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시고 새롭다. 우리 것이 상당히 멋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상봉의 한글디자인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상봉 : 정말 좋은 표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담뱃갑까지도 인기를 얻고 계신데 혹시 이런 말씀 본인이 하시기에는 쑥스럽겠지만 비결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이상봉 : 우리나라 사람들의 새로운 우리 문화 찾기? 새롭게 발견되는 가치에 대해서 이제는 인정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한글 같은 경우는 세계 어디도 비교될 수 없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우리 문화유산이거든요. 다른 문화 같은 건 공유되는 게 많습니다. 아시아 자체가 하나의 오랫동안 불교문화권에 있을 때는 중국이나 일본 아니면 베트남까지도 비슷한 문화가 많지만 한글은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새롭게 재발견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한 애정을 우리 국민들 아니면 젊은 세대들도 상당히 좋게 평가해줘서 저는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안도현 시인이 나오신 적이 있는데,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그 분이 시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새롭게 보여주는 게 시다.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말씀이 통하는 것 같아요. 한글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아름다움이 있다. 계속 한 번 이상봉 한글디자인의 진화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봉 : 한글뿐만 아니라 제가 작년 연말에는 환경재단하고 소나무에 대해서 같이 쇼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소나무가 2040년도 되면 서서히 사라진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들이 없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 너무 무감각한 거죠. 자연에 대해서도 저는 상당히 한 번 얘기하고 싶고 그 자연이 우리 문화와 연결되는 부분, 얼마 전에도 남대문이 소실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당히 가슴아파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소중한 감성을 우리가 자꾸 지켜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 계속 활동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게 좀 상당히 무식한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상봉 디자이너의 디자인철학은 뭡니까?

이상봉 : 실은 가장 많이 들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제 자신이 얼마 전에 제가 한 번 저를 정리해보는 입장에서 한 번 책을 올해 발간할 생각으로 저를 되짚어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20여 년의 제가 86년도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게 됐어요. 그때도 저는 동서양의, 우리 문화를 어떻게 세계인한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인터뷰가 있어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계속 한국적인 요소에 매이지 않고 내 자신이 진화한다고 생각했는데 제 뿌리는 항상 한국이라는 게 저 자신도 모르게 내재돼 있는 게 아닌가. 그 인터뷰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는데, 제 철학은 하나의 한국적인 걸 떠나서 우리의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을 새롭게 재해석해서 우리 현대에 맞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국적 정체성의 세계화, 재해석, 그런 걸로 볼 수 있겠네요. 실용적인 질문 드려볼까 하는데요, 패션디자이너이시니까,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의 패션감각 어떻게 보세요?

이상봉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부족한 게 용기 없는 거

박인규 : 개성이 약하다는 건가요?

이상봉 : 그렇죠. 너무 트렌드에 쫓아가고. 옷이라는 것을 체형에 맞추려고 너무 생각하는 거죠. 나는 뚱뚱하니까, 너무 말랐으니까, 어깨가 너무 넓으니까. 그런데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체형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이미지, 성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너무 괄괄한 성격인데 너무 소심하게 옷을 입으면 이게 또 어울리지 않거든요. 그래서 자기의 이미지 보여주는 거랑 패션에서 보여주는 게 잘 어울릴 때 저 사람 멋있어... 상당히 패션에 잘 적응하고 있어, 이렇게 보이죠. TPO도 중요하지만, TPO는 장소나 시간에 따라 입는 걸 얘기합니다.

박인규 : 나름대로 표준 매뉴얼이 있는 거군요. 모범답안 같은 게

이상봉 : 기본적으로 장례식 갈 때 빨간 옷을 입지 않으니까, 그런 기본적인. 또 결혼식 갈 때 신부가 파티에, 만약 요즘에는 하얀 드레스 입고 식사할 때는 파티복으로 갈아입고 인사드리지 않습니까? 그럴 때 뭘 입을 건가에 따라 자기의 옷차림, 이렇게 사전에 알아두는 건 좋죠.

박인규 : 한 마디로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옷차림을 하라는 말씀이신데, 자신의 개성을 아는 것도 쉽지 않고 옷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 ⓒ프레시안

이상봉 :
아무래도 시간과 관심일 것 같습니다. 못 입는다고 탓할 것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관심 을 가져보는 거죠. 그리고 옷 입어보는 거 돈 들어가는 거 아닌데 꼭 사야만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백화점 가면 누구나 쉽게 입어볼 수 있고 자기에 대해서 재발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의 시간을 투자 안 해보고 나는 옷을 못 입어, 이렇게 자꾸 스스로가 벽을 쌓는다면 멋쟁이가 될 수 없죠.

박인규 : 한 마디로 세상에 공짜는 없군요. 시간과 관심을 쏟아야 된다 역시, 멋쟁이가 되려면. 어느 인터뷰를 보니까 이상봉 디자이너께서는 37살 때부터 나이를 잊어버렸다, 그런 말씀도 하셨던데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고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기획이랄까, 이런 걸 마무리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봉 : 지금 당장 가장 급한 건 A1 코리아라고 있습니다. A1팀코리아. 국가대항전입니다. 각 나라 24나라인가가 각 나라의 명예를 걸고 카레이서 경주를 합니다. 거기에 유니폼과 카레이서 용품들을 디자인하고 있고 그게 8월에, 8월 13일에 호텔에서 발표하게 되고. 그 다음 제가 9월 27일에 파리에서 패션쇼가 있는데 거기에서는, 이번에는 아무래도 홍보대사도 맡았기 때문에 서울 디자인 올림피아드를 알리는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요, 무엇보다 한글을 비롯해서 한국의 문화를 옷뿐이 아니라 디자인 차원에서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봉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서울 디자인올림픽 2008' 홍보대사를 맡은 디자이너 이상봉씨를 초대해 서울 디자인 올림픽의 자세한 내용을 비롯해 우리나라 디자인의 현주소와 그만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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