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은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PD수첩>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 징계를 내린 데 대해 일부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나 방송 전체가 불공정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 진행 중 신경민 앵커가 "방통심의위는 어제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징계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한 문화방송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밝힌 후 박경추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자막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MBC는 "<PD수첩> 프로그램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 실태를 점검하고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국민 건강과 검역 주권을 지키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기획됐다"고 강조했다.
MBC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공익성을 갖고 있더라도 프로그램 내용 가운데 일부 오역과 생방송 중 진행자의 실수가 있었고 이를 지체 없이 정정방송하지 않았다는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하지만 방송 내용 전체가 불공정한 것으로 비쳐지고 방송을 둘러싼 논란이 일부 신문들의 악의적인 보도로 확산되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MBC는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MBC는 방통심의위 징계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 여부에 대해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식 결정 문안을 받는 대로 회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뢰받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 지부도 이날 방통심의위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MBC 노조는 "친정부 성향의 6인 위원들끼리 모여 일사분란하게 내린 심판이었다. 반대의 목소리는 단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위원장은 '탐사 프로그램은 선동이 될 수도 있다'라며 독기를 내뿜었으며 심의기간 내내 처벌을 향해 달려간 더러운 표적심판이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MBC 노조는 방통심의위 위원들을 직접 거론하면서 "친정부 성향 여섯 명 중 박정호, 박천일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한 명은 서울시에서, 다른 한 명은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전력이 있다. 나머지 네 명 역시 대통령과 한나라당과 인연이 있다"며 "심의는 하나마나한 것이다. 늘 6:3이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조는 "그렇게 기계적 공정성을 주장하고 싶으면 우선 방통심의위부터 위원수를 여당 추천과 야당 추천 비율, 5 : 5로 새롭게 조직하라"며 "정권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자신이 없다면 방통심의위는 더 이상 비판언론에 대해 공정성을 말하지 마라.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제발 침묵하라. 그리고 방통심의위를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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