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10일 2면에 "연출사진, 취재윤리 불감증이 부른 중대 실책"이라는 부제를 단 "사진·기사 검증시스템 강화하겠습니다"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는 현장취재 기자들과 내근 데스크 및 선임기자들의 '취재 윤리 불감증'과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라며 "연출 사진을 쓸 경우 독자의 판단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한 중대한 실책"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다시 한번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 "사진과 기사에 담긴 내용들을 검증하는 '팩트 체킹 시스템(fact-checking system)'을 한층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연출 사진 논란 외에도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의 2년 전 사진을 최근 중국의 강추위 사진으로 1면에 싣는가 하면 (관련기사 : 중국 누리꾼에게 낚인 <중앙>, 1면 오보 '망신') 지난 4월 영국 <가디언>의 만우절 기사를 사실로 받아쓰는 등 (관련기사 : <중앙일보>, '만우절' 기사에 낚이다) 망신스러운 오보에 시달렸다.
이 신문은 사진이 연출된 경위도 길게 밝혔다. 이 신문은 "경제부 기자와 사진 기자가 각각 인턴을 한 명씩 대동하고 오후 5시 쯤 식당에 도착했고 당시엔 현장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사진기자는 시험판 신문의 마감시간 전에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 사진부문 내근기자에게 '일단 우리 일행이 식사하는 사진을 찍어 보낸 뒤 일반 손님 사진으로 교체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식당에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손님들은 사진을 찍거나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취재를 거부했고 "그 사이에 연출 사진이 전송돼 사진부로 들어왔다. 사진부 내근기자는 이 사진에 아는 얼굴이 없어, 손님들이 들어온 뒤 찍어 보낸 사진으로 잘못 알고 출고했다. 현장 사진기자는 추가 보고 없이 퇴근했다"고 한다.
이 신문은 "편집국에는 많은 야근자가 있었지만 역시 사진의 문제점을 잡아내지 못했다. 경제부문 기자는 뒷모습만 노출돼 동료기자들도 누군지 알 수 없었고, 인턴은 근무한 지 이틀밖에 안 돼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이 신문은 "사진이 신문에 실린 후 인터넷 일각에서 사진설명이 논란이 됐다. 인터넷 논란 과정에 '혹시 설정된 사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며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한 본사는 바로 경위 조사에 나섰다. 이 무렵 한 인터넷 언론사가 취재해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미국 뉴욕타임스 등 유력 신문들은 취재 윤리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솔직히 공개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취재 윤리에 더욱 충실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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