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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구조 이후, 피해자 대책에도 관심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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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현장 구조 이후, 피해자 대책에도 관심 기울여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01] 한국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그동안 국내외 대형 참사 현장에서 민간구조대로 수많은 구조 활동을 벌여온 119 탤런트, 바로 정동남 한국구조연합회장입니다. 그는 10여 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은 물론이고 최근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는 등 국내외 대형 참사 현장은 어디든지 달려간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을 초대해 최근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벌인 구조 작업과 피해 현황을 비롯해 그가 지난 30여 년 동안 꾸준히 해온 구조 활동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입니다. 정동남 회장은 1971년 TBC 공채 9기로 방송생활을 시작해 '서울 뚝배기'와 '칼 울음소리', '도전 지구탐험대'와 '6시 내고향' 등에 출연하는 등 우리나라 최초의 무술사범 출신 탤런트로 활약했으며 현재 공인 합기도 8단, 검도 7단, 태권도 7단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UN이 지정한 네덜란드 국제구급구조 교육전문기관(ICET) 지도자 교육을 이수했고.. 특수부대 교관을 지냈으며 1975년 사단법인 한국구조연합회를 만들어 국내외 재난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펴고 119구조단 명예대장으로 위촉되기도 했습니다. (사)수상안전연합회 중앙구조본부장과 국무총리실 안전관리대책기획단 자문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과 국민포장, 좋은 한국인 대상을 수상했고 인도, 대만, 이란, 인도네시아 정부 감사패를 비롯해 미국연방정부 사고조사위원회 NTSB표창을 받았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동남 : 이런 훌륭한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이게 라디옹서 정동남 회장이 누군가 하시는 분 계실 텐데, 아마 6시 내고향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든가 서울뚝배기 보신 분은 아실 텐데, 점백이 탤런트라고 해서 이마에 큰 점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정동남 : 그렇습니다. 점 하나 가지고 아직도 먹고 살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119탤런트로 잘 알려져 계신데요, 우선 직함이 사단법인 한국구조연합회 회장이세요. 한국구조연합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정동남 : 인명구조단체인데요, 1975년에 특수인명구조단으로 시작해서 지금 사단법인 한국구조연합회까지 죽 특수부대 출신들이나 일반 대원들이나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단쳅니다.

박인규 : 33년이 됐네요. 지금 대원들은 몇 분이나 되세요?

정동남 : 등록된 대원은 한 4700여 명, 활동하는 대원은 200여 명 정도 활동하고 있어요

박인규 : 그런데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하시고 정동남 회장님은 합기도 8단 검도 7단 태권도 7단 그러니까, 여기는 유단자 아니면 못 들어가는 겁니까?

정동남 : 아닙니다. 저는 단수가 좀 많습니다만 지금은 전부 배춧단으로 바뀌었어요. 힘을 못 쓰니까. 그건 운동을 제가 어릴 때부터 해왔던 거고 일반인 아무나, 뜻있는 사람은 아무나 회원가입할 수 있고 그 다음 정규교육을 받으면 구조대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활약하시는 분이 200명 정도 된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직업 가지신 분들입니까?

정동남 : 거의 다 자영업이죠. 직장생활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한데 90%는 자영업입니다.

박인규 : 대신 그렇지만 구조 관련해서는 나름대로 특기가 있으신 분들

정동남 : 이 사람들이, 우리가 해외 현장에 하도 다니다 보니까 이번에 9번째 나갔다 왔는데, 해외현장 유형별로 지진현장이다, 쓰나미.. 물과 같이 연결된 현장이다. 사고유형별로 팀이 구성되는데 팀 중에는 전기기술자, 배관기술자, 복구할 때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자들, 방역 소독, 응급처치사 이런 사람들도 21명이 한 팀이 되는 거죠

박인규 : 그럼 정동남 회장님은 지휘 전문이십니까

정동남 : 그렇죠. 저는 목소리 하나 가지고 소리만 꽥꽥 지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장이라는 것은 노병은 사라질 뿐이라고 맥아더 장군이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경험, 현장의 노하우가 제일 중요합니다.

박인규 : 이번 쓰촨성 대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가까이 된다는데 언제 다녀오셨죠?

정동남 : 저희들이 5월 17일에 출발해서 27일에 돌아왔습니다.

박인규 : 11일 동안 계셨군요. 가신 분들은 총 21명.

정동남 : 저를 포함해서 21명.

박인규 : 어땠습니까? 워낙 크긴 합니다만 실제 보시니 피해 규모가 어떻던가요?

정동남 : 이번에 상당히 많은 걸 느끼고 왔죠 어느 현장보다 더. 이번에 청도라는 진앙지부터 저희들이 제일 멀리 갔다 왔습니다. 칭촨이라는 곳에서 한 시간 더 들어가는 외지 마을

박인규 : 대략 거리가 몇 킬로미터

정동남 : 한 사백이삼십 킬로 됩니다. 거리가 멀다 보니 여러 가지를 많이 볼 수 있었죠. 그 현장이라는 것은 어느 지진현장이나 마찬가지지만 도처에 폭삭폭삭 무너져 있어서 무너져 있는 그 옆에 가면 사체냄새가 나고, 그 냄새는 특이합니다. 금방 냄새로 식별하는데, 또 창천, 일본 구조대가 있다가 간 곳인데요 거기서 칭촨까지는 또 들어가려면 굉장히 길이 험해요. 산악지대를 한 대여섯 개 넘어가야 되는데 일본 구조대를 그 안으로 투입해 달라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길이 없고 그 안에는 못 들어간다고 철수했답니다. 저희들이 거기 도착했을 때 당신들도 다시 갈 건데 뭐하러 왔느냐 그래요. 우린 안까지 들어간다. 그래서 들어가면서 수도 없이 고생 많이 했죠. 돌멩이가 굴러 떨어져서 앞바퀴를 치는 바람에 깜짝 놀라 내려서 거기서 구조활동을 시작했어요. 돌을 다 치우고 또 쓰러져 내려오고

박인규 : 도로복구 하신 거군요

정동남 : 길이 아스팔트길이 없고 전부 산악길이기 때문에 우리가 도로를 내면서 들어갔고, 그래서 현장이라는 것은 도착해 보니까 엄청났고요

박인규 : 일단 구조, 하면 사고 당하신 분을 살려내는 생환구조가 제일 주요한데 실제로 사람을 살려내신 적이 있었나요 이번에

정동남 : 이번엔 없었어요. 일단 이번에 왜 없었냐면 우리가 너무 늦게 투입됐고, 그런 데다가 현장 자체가 사고가 났을 때는 건물이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많이 돼 있어야 삼풍백화점처럼 붕괴됐을 때는 틈새가 많아서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되는데, 이번 경우는 집들이 거의 흙벽 돌집이고 시멘트 벽돌집

박인규 : 공간이 없군요

정동남 : 네. 그냥 폭삭 주저앉은 집들이기 때문에 거의 생존자가 많이 없었다고 해요.

박인규 : 열흘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오신 겁니까?

정동남 : 저희들이 우선 현장에 가면 생존자가 있을 만한 곳을 선정해서 거길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죽 서치를 합니다. 내시경카메라나 생존자 음파탐지기라든지 이런 장비를 이용해서 죽 한 번 하고, 그 다음 없다고 사료되면 냄새로... 냄새가 특이하니까. 날이 맑을 때는 파리들 많이 앉은 곳을 집중적으로 파다 보면 냄새도 나고 거기서 사체가... 사체가 그냥 그대로 있는 게 아니고 팔은 팔대로.. 이렇게 부분적으로 있기 때문에 조금씩 주워서 담다시피 해서 그 근처 2미터 내에 있는 것은 이 사람 시신인 것 같아 모아서 처리하고 그런 경우죠

박인규 : 주로 사체 수습을 많이 하신 건가요?

정동남 : 이번 경우는 주로 사체수습. 그리고 이 사람들이 사체를 그냥 방치해 놨어요. 그래서 2차적인 전염병이라든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방역소독과 사체처리를 완전하게 하는 과정을 많이 했죠

박인규 : 이번 한국구조연합회의 구조활동에 대해서 중국 현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정동남 : 현지에서 그야 말로 우리는 칙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들어갔던 현장에, 한 400여 킬로 떨어져 있는 현장인데 우리가 지도를 보니까 제일 끝 지역이더라고요. 거길 들어갔더니 그 지역 마을 사람들이 외국인은 처음 들어왔답니다. 거기에. 구조대가 아니라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들어온 데다 여기가. 자기네들은 중국 사람만 보고 살았는데 외국인은 처음 들어왔다. 그런 곳에 들어갔거든요. 학교가 폭삭 붕괴돼서 315명을 야산에 막 묻어놨어요. 그게 지금 저도 상당히 걱정되는데, 그 사람들이 만약에 저희들이 가서 뭔가가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면 그런 칙사대접을 해줄 리가 없었겠죠. 외국인 처음 본 데다가 우리가 가서 신속하게 사체 처리하는 모습, 그 다음 학부형들이 요구하는 학교 바닥을 전부 팠습니다. 사체 2구를 우리가 수습했는데 그걸 해주는 모습. 그리고 인민해방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별 하나 장군이 헬리콥터 타고 내리니까 몇 천 명이 난리가 났었어요. 장군께서 직접 우리 내무반을 전부 텐트를 쳤는데 방역소독을 해달라. 이래가지고 방역소독을 다 해주다 보니까 거기 동네 사람들이라든지 인민해방군이라든지. 처음에는 방역소독이 그렇지 않습니까? 안개처럼 연기가 나니까 독가스인 줄 알고 피하는데 사람한테는 그렇게 해롭지 않다, 해충만 죽이는 거다 설명해줬는데, 그거 해준 다음부터는 방역소독. 그 다음에 사체발굴 이런 것보다 방역소독을 중점적으로 하다 보니 현지 언론에 신문에 우리가 상당히 많이 실렸죠

박인규 :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 바로 가셨더라면 어쩌면 생존자 구조에도 한 몫 하셨을 것 같은데 조금 늦게 들어가셨죠?

▲ ⓒ프레시안

정동남 :
네.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저희들 단체가 외부 기부금이나 자체 내애서 모금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 지원하는 곳이 일정하게 없고요. 저희들은 5월 12일로 알고 있는데 12일인가 아마 지진이 났을 겁니다. 그 날 바로 준비했어요. 방송 듣고 준비해서 13일에, 우린 준비라는 게 뭐냐면, 항상 장비는 준비돼 있고 인원은 선별합니다. 현장에 따라서 거기 맞는 대원을 선발해야 되니까. 선발해서 21명 짜놓고 출발해야 되는데, 그럼 우리가 13일 날 바로 들어갔죠. 그럼 많은 사람들을 살렸죠

박인규 : 왜 못 들어가신 겁니까?

정동남 : 돈이 없으니까요. 우선 항공료도 없고 여러 가지 들어가는 경비 문제가 그렇고.

박인규 : 언론보도에서는 약간 우리 정부가 비협조를 해서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하시던데 그건 아니었습니까?

정동남 : 정부에서 지원이라는 건 없고요, 원래 민간단체에서 정부 지원은 안 합니다. 그냥 말이 민관공조시스템이지 그런 건 없어요. 민간인은 민간인이고 외려 우리가 가면 귀찮아 하죠. 이번에는 외교부에서 너무 비협조적으로, 또 우리가 나갈 때 나가지 말라고 회유하고

박인규 : 왜 그랬을까요?

정동남 : 중국 정부로부터 요청이 없었다는 겁니다. 민간인은. 그런데 중국 정부에서는 요청을 안 하죠. 중국에서는 구조대 요청을 하는 겁니다.

박인규 : 우리 이명박 대통령도 그 당시 중국을 방문했다가 예정에 없이 쓰촨성에 가서 상당히 좋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현장에 민간구조대가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정동남 : 당연하죠. 처음부터 들어갔으면 우리가 충분하게 많은 인명도 살릴 수 있었고 또 우리와 중국과의 우호관계도 굉장히 돈독하게 하고 나왔을 겁니다. 우리 대통령께서도 쓰촨성에 가서 우호협력을 확실하게 해서 서로 좀 도와줘라 전화도 하고 도와줘라 말씀하셨는데 저희들이 그 일 하고 왔어요. 외교부에서 못하는 거 저의들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공식적인 중국 정부 기구입니다. 그 회장하고 저하고 사인하고 상호협력 조인식을 하고 왔죠.

박인규 : 쓰촨성 같은 경우는 지금 1차적으로 피해를 복구했다고 합니다만 정상상태가 되려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한국구조연합회에서 직접, 상당히 돈도 드는 부분일 것 같은데 혹시 우리나라에서 쓰촨성 지진피해복구를 위해서 민간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정동남 : 물론 거기가 워낙 현장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뭘 원조한다 도와준다 이런 걸로 해서는 아마 무한정일 겁니다. 그건 안 될 거고 일단 어느 현장이나 마찬가집니다만, 유가족들의 심리상태를 어우르는 건 바로 정이거든요. 정을 쏟아 넣어 주는 것. 바로 중국 정부가 그들에게 위로해 주고 관심을 가져 주고, 그것이 우선이 돼야 되겠고. 그 다음 우리 민간 차원에서 우호협력관계로서도 찾아가서 위문품이라든지, 의약품이나 이런 건 다 지나갔어요. 이젠 생필품보다도 생활에서 활력소를 찾을 수 있는 물건들. 예를 들면 옷가지나 신발, 그런 것을 가지고 가서 정을 쌓는, 그런 모습. 정신적 위로를 해주고 심리상태를 안정시켜 주는 그런 모습이 지금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정동남 회장은 별명이 119탤런트라고 하시는데 본업이 탤런트이신지 구조대원이신지. 굉장히 오랫동안 30년 이상 하셨고 어떻게 해서 시작하신 겁니까?

정동남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아픈 과거가 있는데요. 제가 하도 탤런트로서 유명해진 다음에도 구조현장에 항상 있으니까 저 사람 저기 왜 있냐? 기자들이 그래요. 방송국에서도 많이 떴고 그런데 구조현장까지 그러나. 저러다 국회의원 나오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 들으면서, 한편으론 나쁜 얘긴 아니잖아요. 좋은 얘긴데 저는 아픈 과거가 있죠. 방송에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1969년도에 제 남동생이 중학교 3학년 때 한강에서 물에 빠져서 익사했어요. 죽었는데, 건질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잖아요. 저도 수영도 잘 해서 첨벙첨벙 했지만 그것도 안 됐고 스쿠버도 없었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이 조각배를 타고 와요. 오더니 그 자리에서 많이 죽었답니다. 한남대교가 생기기 전에 샛강이 있어요. 모래무치 잡고 그런 곳인데 내 동생이 거기서 빠져 죽었는데 그 배를 타고 와서는 돈을 달라, 시체를 건져주겠다. 그래가지고는 저희 아버지 어머니가... 아주 피눈물 나는 얘기죠. 그걸 대여섯 시간 동안 돈을 만들어다 주니까 삼지창 같은 걸 질질 끌고 다니면서 건지는데 딱 5분 만에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동생을 한강철교에 놓고 사과상자 사다가 관을 짜서 그대로 화장을 보낸 아픈 기억 때문에, 사실은 물에 빠진 사람만큼은 무조건 구조해야 한다. 유가족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봐라. 그런 취지로 해서 뜻이 맞는 친구들 후배들 모아서 시작한 거죠

박인규 : 일찍부터 활동을, 오히려 탤런트 생활보다 그게 더 오래되신 거군요.
그런 개인적 아픔부터 시작해서 적어도 구조활동에 관해서는 누군가가 봉사를 하자. 그렇게 시작하셨는데, 예를 들면 그동안 성수대교 붕괴라든가 삼풍백화점 붕괴, 괌 항공기 추락사고, 대구지하철 사고, 다 가셨죠? 구조활동을 하시면서 아쉬움이랄까 안타까운 사연 같은 건 없었습니까?

정동남 : 구조활동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너무나 많죠. 물론 민과 관의 공조가 전혀 안 이뤄지고 있고. 그 다음에 자원봉사자들 같은 우리 같은 전문인 자원봉사자들한테 인센티브를 제공해 달라는 건 아닙니다. 검증받은 능력을 그네들이 좀 인정해 주고 우리에게 협조를 구하는 시스템이 돼야 되는데, 아직도 그런 방면에선 멀었다고 생각되고요. 사실상 우리 구조현장이라는 게 93년도부터 시작됐습니다. 제일 큰 현장은, 93년도는 아시다시피 하늘 땅 바다가... 하늘은 목포 유달산에 아시아나가 떨어져서 66명이 사망했고, 땅에는 열차가 탈선해서 74명이 죽었고 바다에는 서해 페리호가 침몰해서 그때 저는 거기서 일주일 이상 있었습니다만 252명이... 그렇게 되면서 94년도 성수대교가 떨어졌고 95년도 대구 지하철 가스사고 나고 6월에 삼풍백화점 붕괴됐죠. 수도 없이 인적 재난이 나고 있었죠. 우리나라도 그거 보면 안전에 무방비한 상탭니다. 만약 지진 나면 큰일 나죠. 그래서 그런 현장을 죽 다니면서 제가 하나 느낀 건, 유가족들이나 이재민들의 심리상태 변화를 느꼈어요. 첫날,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날, 우리가 예를 들어 셋째날 정도 간다 그러면 유가족 심리상태가 어떻게 돼 있을 거다. 이럴 때는 이런 장비와 이런 모습을 우리가 보여야겠다. 일주일 지났다, 이 사람들이 무슨 생각 하고 있나, 자포자기하고 분노가 폭발할 때가 됐고 그 다음엔 다시 또 보상문제 신경써야 하고 여러 가지 심적인 변호가 쭉 됩니다. 그걸 전부 제가 리포트를 해서 써놨어요 이런 현장에서는 그렇게, 자연재해가 났을 땐 어떻게, 이런 게 있는데 짧은 시간에 다 말씀드릴 순 없고요.

박인규 : 그 말씀은 당장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사람들을 그 뒤에 계속 보살피면서 정신적으로 회복하도록 하는 전문가랄지 방법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 ⓒ프레시안

정동남 :
네. 우리가 선진국형으로 나가야 되는데 지금 태안에 기름유출 났을 때 제가 자살 방지하라고 무척 얘기했어요. 자살 나올 것이다, 방지해야 된다. 우리나라가 제일 빈약한 게 한 팀이 없어요. 무슨 팀이냐 하면 사고가 생기면 중앙재해대책본부라는 게 생기지 않습니까? 대책본부와 사고 당한 이재민이나 유가족은 바로 적이 돼요.

박인규 : 서로 이해를 못해주니까

정동남 : 그렇죠. 외국의 경우는, 벨기에의 경우인데 제가 17개국을 다니면서 조사해본 바가 있어요. 한 팀이 구성됩니다. 그 팀이 가서 끝까지 있어요. 심리치료사, 보상문제를 하는 변호사, 우리 같은 구조전문가, 그들과 대화가 될 수 있는 성직자, 이런 팀이 돼서 한 10명 정도가 대책본부에 들어앉으면 유가족들과 이재민들과 싸움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것을 제가 청와대 NSC 자문위원 하면서도 누차 주장했습니다. 그런 팀을 빨리 만들어서 우리가 효율적으로 써야 된다.

박인규 :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는데 왜 안 될까요

정동남 : 민간인이니까 그렇죠. 민간인 얘기 듣습니까? 정부가? 민간인 얘기는 일단 안 들어요. 문제가 큽니다.

박인규 : 차제에 귀 기울여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저희는 사고가 나면 사고에서 피해자들 수습해내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뒤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 일관된 구조팀이 필요한데 잘 안 되고 있다. 안타깝네요. 그런 부분과 함께, 30년 이상 구조연합회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물론 뜻있는 분들이 특기를 살려서 일하시는 건 좋지만 이번에도 돈이 부족해서 늦게 떠났다. 그런 재정적인 어려움들이 상당히 있으신 모양이죠?

정동남 :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후원회원들에게 회비에 조그만 돈과 이렇게 큰 현장이 생기면 출발은 해야 되는데 목돈이 항상 없으니까 많은 얘기를 하죠. 대기업에 손도 벌려 보고 다 하는데, 대한민국 대기업은 생색 내고 홍보가 돼야 후원금 주고 기부금 주지, 기업 홍보가 안 되는데 순수한 뜻에 있는 사람들은 후원금 기부금도 못 받아요. 그래서 조그만 중소기업이라든지 이런 데서 십시일반 조금씩 기금을 모아서 이번에도 출발하게 됐는데 항시 재정 문제 때문에. 그리고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도 있어요 원래. 그런데 올해는 또 저희들이 이번에 무슨 이유인지 빠졌습니다. 어떻게 심사하는지 모르겠어요 선정위원들이

박인규 : 혹시 이 방송을 듣는 분들 중 뜻 있는 분들이 한국구조연합회를 돕고 싶다. 어디로 연락해야 됩니까?

정동남 : 저희들은 인터넷이 있어요. www.kra119.co.kr에 들어가 보면 한국구조연합회 쳐도 나오고요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시면서 우리나라 구조 구급시스템 중에서 한 시스템, 한 세트로서 구조 구급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것 외에 30년 동안 여러 가지 해 오셨기 때문에 정부의 재난방지 구조구급시스템 중에서 이런 부분은 고쳤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또 있으신가요?

정동남 : 구조현장에는 1,2,3구조대원이 있습니다. 사고 난 당시 옆에 있는 사람들이 제1구조대원이 될 것이고 제 2구조대원은 그 옆에서 길거리 지나가던 사람, 처음 목격한 사람이 2구조대원이고 3구조대원이 비로소 119 전문구조대에요. 자 그럼 1,2 구조대를 배제하고 3구조대에만 모든 걸 맡겨놔서는 3구조대는 누굽니까. 바로 공무원 시스템이에요. 1,2구조대는 바로 민간인입니다. 어떤 재난 현장이나, 그 지역 지리를 잘 아는 자원봉사자들이 구조대원들이 되는 거거든요. 그들에게 어떤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그들에게 모든 시스템을 갖춘, 또 우리처럼 검증되고 훈련이 잘 된 단체에게 지원을 해서 교육을 시키게 해서 그 지역 지자체에 주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팀들을 자꾸 활성화시켜야 되는데 자꾸 배제하고 공무원 시스템으로 가려다 보니 민관공조가 안 된다는 겁니다.

박인규 : 30년 이상 구조활동을 해 오신 정동남 회장의 말씀을 정부에서도 한 번 귀기울여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동남씨 팬들께서는 드라마나 방송에서도 보고 싶다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구조활동은 물론이고 방송 관련 활동계획을 마지막 마무리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동남 : 안녕하세요? 애청자 여러분. 저는 톱탤런트 점백이입니다. 그런데 톱자가 이제 빠졌습니다. 직업이 탤런트고 봉사활동을 보람으로 알고 사는 대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살다 보니 지금은 사실 방송은 좀 잊어버렸습니다. 가끔 하나씩은 합니다. 앞으로 이번 9월에 나오는 kbs의 바람의 나라라는 드라마에 제가 또 아주 특이한 역할로 출연하게 돼 있고요. 앞으로 드라마 브라운관에서도 뵙고, 또 라디오에서도 박인규씨처럼 멋진 분이 불러주시면 또 나와서 제 진솔한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애청자 여러분.

박인규 : 전 국민들의 구조대원화, 이런 걸 말씀하셨는데... 제가 얼핏 든 생각은 정동남 회장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구조 관련 드라마 같은 걸 만들면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정동남 : 히트 치죠. 우리 kbs에서 만들면 시청률 30% 자신 있습니다.

박인규 : 119탤런트로서 앞으로 방송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구조활동 관련환, 특히 시스템 관련해서 많은 좋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동남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119탤런트. 정동남 한국구조연합회 회장을 초대해 최근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벌인 구조작업과 그가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해온 구조활동에 대해 얘기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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