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이날 밤 9시 30분 경부터 주변 건물 밖에 있는 소화전에서 호스를 꺼내 경찰버스 상단을 향해 물을 뿌렸다.
이는 8시 50분부터 시작된 경찰의 물대포 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 경찰은 물포 발사에 앞서 소화기를 수없이 분사했고 콘크리트 덩어리, 돌멩이, 철제 차량 마크 등을 시민들을 향해 던졌다.
이에 흥분한 몇 명의 시민들은 경찰버스 위로 올라가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전원 연행됐다. 시민들은 또 밧줄로 묶여진 경찰차량을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경찰은 "기자 여러분, 촛불문화제를 하겠다고 모인 시민들의 폭력행위를 똑똑히 봐 달라"고 확성기로 말하며 경찰에 물을 뿌리는 행위를 폭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경찰은 도로쪽 시민들은 물론 인도 쪽으로도 물대포를 직사하는 행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이어 "시민 사이에 잠복한 경찰이 폭도들을 집에까지 쫓아가겠다"라며 "폭력행위를 막지 않는 시민들도 공범"이라고 방송했다.
국회의원 면전에도 대놓고 소화기 분사
한편 이날 집회에 참가한 통합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강경진압을 항의하기 위해 조선일보 쪽으로 걸어가다가 소화기 세례를 받기도 했다.
최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임을 밝혔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보좌관 등과 함께 좁은 통로로 들어가는 최 의원을 향해 직접 소화기를 분사했다.
최 의원은 얼굴을 비롯해 온 몸에 소화기 가루를 뒤짚어 쓴 채 경찰 관계자를 만나야 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얼굴에까지 직접 소화기를 분사하는 경찰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를 보지 않고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은 최 의원을 취재하던 중 경찰 방패에 찍혀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들은 카메라를 들고 있던 손 화백의 손을 집중 가격하고 방패로 뒤통수를 친 뒤 연행을 시도했다.
서울시의회 앞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합류하지 못한 시민 수만명은 종로 쪽에서 시청쪽으로 이동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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