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5일 "우리 국민들이 촛불문화제를 만들고 참여할 정도로 변화하고 발전했는데, 이를 인정하고 그대로 대하는 것이 실용주의"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한국정치학회가 마련한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표방하고 있는 실용주의는 좋은 것이지만 제대로 된 실용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문제점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사고방식으로 (그 이전의) 과거를 되찾으려 한다는 점"이라며 "이미 시대는 김대중, 노무현 시대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데 그 이전을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깜짝 놀랄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국민들"이라며 "평화적 대중들이 직접 민주주의의 중요한 정치주체가 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 요구를 수렴할 길을 찾는 게 실용주의의 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민주주의는 공것이 없어서 반드시 희생을 해야 하고 희생을 해야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주체세력이 생긴다"라며 "촛불문화제의 힘도 결국 그것으로 나온 것이다. 수단으로서는 정보화가 뒷받침했지만 정신으로서는 그러한 생각이 뒷받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그는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북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가치를 잘 파악해 함께 가야 한다"며 "남북문제를 과거의 적대적 인식, 6.15 정상회담 이후 '퍼주기'라는 시각에서 보는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족적, 문화적, 지정학적 이점 등을 살려 북한과의 관계를 제대로 보고 유리한 기회를 살리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실용주의"라며 "실용주의자라면 현실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생각과 맞든 맞지 않든, 받아들여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받아들여야 하며 이 대통령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떻게 하면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을지, 협력적 남북관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그리고 6자 회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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