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연맹이 한국에서의 쇠고기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에 대한 광우병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언론들도 전수검사를 막고 있는 미 농무부를 적극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LA타임즈>는 19일자 사설에서 "농무부(USDA)는 최근 쇠고기 생산 업체들이 안전 조치를 지키게 하는데 있어 엄청난 문제를 가져 왔다"라며 "일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는 생산업자들을 간섭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LA타임즈>는 '농무부의 광우병 미친 짓'이라는 사설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크릭스톤팜스(Creekstone Farms) 사례를 들었다.
캔자스주 아칸소의 쇠고기 생산업체인 크릭스톤팜스는 지난 2004년 '신속 검사'라는 자체 기술로 광우병 전수검사를 실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농무부는 자신들만이 광우병 검사를 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크릭스톤팜스는 2006년 농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나, 농무부가 다시 항소해 현재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LA타임즈>는 농부무 검사는 1% 이하(소비자연맹에서는 0.1%라고 주장)의 소에 대해서만 실시되고 있다면서 "광우병 검사가 동물이나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데 (크릭스톤팜스 같은 회사들이) 왜 고객들이 원하는 검사를 해서는 안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신문은 이어 "농무부의 그같은 태도는 업체별 자체 전수검사가 실시될 경우 다른 업체들도 똑같이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압력을 받을 것을 우려한 업체들의 반대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크릭스톤팜스와 같은 업체들이 (자체 검사를 통해 수출을 늘려) 사업을 키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다른 나라에) 미국의 쇠고기 기준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하거나 강압해왔다"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한국과의 최근 협상은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야기했다"라며 "약자를 괴롭히는 미국의 쇠고기 외교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적대감을 갖게 해 호주산 쇠고기 시장만 더 키워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에서 발간되는 유력 일간 <댈러스모닝뉴스>도 18일자 사설에서 "쇠고기 검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비타협적인 태도는 이명박 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라며 "미국의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당연히 해야 되는 것(전수조사)을 막는 게 (한국과의 관계에서) 정치·경제·지정학적 피해를 감수할 만큼 중요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후 <뉴욕타임즈>는 20일 미 소비자연맹 선임 과학자인 마이클 한센이 쓴 '미친 짓을 멈추어라'는 기고문을 통해 도축 쇠고기의 전수검사를 강하게 주장했다. (☞ "美 농무부의 미친 짓"…그걸 믿겠다는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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