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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ㆍ교가에도 어린이들의 솔직한 느낌이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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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ㆍ교가에도 어린이들의 솔직한 느낌이 담겨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19] 30여개 학교의 교가 작곡한 동요작곡가 이강산 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여러분 혹시 초, 중, 고등학교 시절의 교가 기억나십니까? 흔히 교가 하면 대부분 틀에 박힌 형식과 노랫말로 기억되곤 하는데요 최근 이런 교가가 시대에 흐름에 맞춰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설 초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하고 있는 동요 작곡가 이강산씨는 시대적 감각에도 맞고 즐거운 마음으로 부를 수 있는 교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동요작곡가 이강산씨를 초대해 시대에 흐름에 따라 점점 달라지고 있는 교가에 대한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동요작곡가 이강산씨입니다. 이강산씨는 1969년 강원도 홍천 출생으로 92년 한국 어린이 선교 신학교 선교음악과를 졸업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동요와 어린이 성가를 작곡하기 시작해 1991년 MBC 창작동요제와 93년 KBS 창작동요대회에서 각각 '하늘나라 동화'와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으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까지 500여곡의 동요를 작곡했으며 6, 7차 교육과정 초등학교와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그의 작품이 수록도 있습니다. 현재 전국 신설초등학교와 특수학교의 교가를 작곡하고 있고 김천대학 콩쿨 및 사립초등학교 어린이 동요 심사 위원을 비롯해 여러 학교에서 음악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강산씨는 제가 일기로 '하늘나라 동화'라는 동요로 많이 알려진 작곡가신데 주로 초등학교 교가를 전문적으로 작곡해 주고 계시다고 알려졌어요. 어떻게 해서 교가를 작곡하게 되셨습니까?

▲ ⓒ프레시안

이강산 :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들 교원직무연수 강의를 많이 하거든요. 그때 우연히 경기도교육청의 김동규 장학사가 저한테 오셔서 요즘 교가가 재미없다고 하고 조회시간에 아이들이 교가 잘 안 하려고 해요. 그러면서 선생님이 작곡하신 창작동요처럼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동요를 교가로 써보면 어떻겠느냐 권유하셔서 그랬죠. 맡겨주시면 작곡하겠습니다. 그때부터 곡을 계속 쓰기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그게 언제부텁니까?

이강산 : 제 기억에 한 5년 전으로 기억됩니다.

박인규 : 처음 교가를 작곡해 주신 학교가 어디였습니까?

이강산 : 한 10여 년 전이네요, 전라남도 광양의 중마 초등학교의 교가를 하나 이미 그건 그냥 우연히 어떻게 하게 됐고 본격적으로는 장학사님의 권유에 힘입어서 5년 전부터 계속 두 달에 한 곡 정도 평균 곡을 쓴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 30여 개 학교 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30여 개 학교의 교가를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이강산씨의 노래가 좋다 그런 얘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강산 :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겠고요.

박인규 : 장학사님의 권유로 한 학교의 교가를 만들어줬더니 계속 청탁이 들어오는 거 아닙니까?

이강산 : 의뢰도 오고 또 장학사님께서 다른 장학사님에게 말씀하시니까 그 분이 또 신설학교가 생기면 저한테 권해 주시고.

박인규 : 대부분 초중고등학교 교가는 학교의 좀 실력있으신 국어선생님이 작사하고 실력있는 음악선생님이 작곡하는 형국인데 동요작곡가가 교가를 만드는 건 새로운 현상 같아요

이강산 : 예전에는 학교에서 음악이나 문학 쪽에 소질있는 선생님들이 맡아서 하셨는데요 제가 자료를 좀 살펴보니까 그 곡 혹시 아시죠?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그 곡 작곡하신 정세문 선생님께서 동요작곡가셨는데 교실의 노래라고 해서 교가를 많이 작곡하신 게 있더라고요. 참고로 제가 초등학교 나온 교가도 제가 중계초등학교 6회 졸업생인데 누가 작곡했나 봤어요. 바로 정세문 선생님이 작곡하셨더라고요.

박인규 : 예전에도 동요 작곡하시는 분들이 하신 적이 있군요. 그렇지만 이강산씨처럼 전문으로 해주시는 분은 처음이신 것 같은데. 우선 장학사님 말씀이 요새 아이들이 교가 부르기 싫어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는데 왜 그럴까요?

이강산 : 교가에 좀 유독 풍수사상들이 많이, 전통적 사상들이 표현돼 있는 점이

박인규 : 틀에 박힌 형식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많은 학교들이 삼각산 정기, 한강 정기니 이렇게 가죠

이강산 : 일단 산, 강이 안 빠져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가사와 좀 안 맞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고 리듬도 과거 작곡하셨던 선생님들이 그때 상황에 맞게 쓰셨던 것 같은데 지금 세월이 흐르다 보니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는 모양이에요.

박인규 : 말하자면 교가는 이래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군요. 어느 산의 정기와, 이런 식으로. 30개를 만드셨는데, 이강산씨가 작곡할 때는 말하자면 요즘 어린이들 감각에 맞춰서 하시는 건가요?

이강산 : 그게 참 고민이었는데요, 요즘 어린이들 감각에 맞춰서 최대한 곡을 썼지만 보수적인 생각을 하시는 교장선생님들이나 학교의 연세 드신 교사들이 계셔서 고민이 됐지만 그래도 저는 아이들 쪽으로 70%, 그리고 30%는 교가가 갖고 있는 의미를 부여하고요.

박인규 : 나이 많으신 선생님들은 이게 무슨 교가야, 이런 반응이 나오는 모양이죠?

이강산 : 그런 면 때문에 전에는 새롭게 작곡해 놓고 비판도 많이 받고 그랬어요. 초기에

박인규 : 어떻게 만드셨는지 한두 개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이강산 : 인터넷에는 있는 교가가. 예봉초등학교 교가에요.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거든요. 인터넷에서 들을 수 있는데 두 소절 정도 해보겠습니다. 랄랄랄랄랄랄랄라 랄라라라라라라 힘차게 전진하는 꿈 많은 아기독수리. 푸른 하늘 날아오르는 독수리 같이~ 이렇게 가다가 학교 이름 나올 때는 예봉 예봉 예봉 예봉, 여기를 또 랩처럼, 짝짝 박추 치면서, 이렇게 상당히 아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박인규 : 노래도 잘 하시네요.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들으시면 교가가 근엄해야 되는데 처음부터 랄랄랄라가 나오면 좀 안 좋아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게 다른 거군요.

이강산 : 예봉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는 저한테 가사를 주시면서 무조건 신세대 감각에 맞게 완전히 바꿔놔라 주문하셨어요.

박인규 : 이 가사는 그럼 교장선생님이 만드신 겁니까?

이강산 : 가사는 신설학교의 초대 교장선생님으로 부임하신 분들이 쓰세요.

박인규 : 랄랄랄라도 교장선생님이 쓰신 겁니까?

이강산 : 아니오. 이건 제가 양해를 구하고 넣었습니다.
너무 가사들이 따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박인규 : 교장선생님이 좋아하시던가요

이강산 : 처음부터 좋아하시고... 그러니까 학교 인터넷에 들어가면 교가가 배경음악으로 나옵니다.

박인규 : 하나 더 소개해 주실 수 있으면 해주시죠.

이강산 : 어람 초등학교 교가인데요. 이 교가는 앞에 8분쉼표라고 해서 쉼표가 많아요. 희망찬 아침햇살 교정에 교정에 비추며 아름다운 노랫소리 울려퍼진다 힘차게 달려가자 가슴을 활짝 열고 힘차게 달려가자 꿈을 향해 온누리를 영원히 빛내 어람 어린이~

박인규 : 아주 발랄 참신한 것 같네요. 작사도 직접 하실 때가 있습니까?

이강산 : 제가 도움을 드리죠. 가사를 쓰시고 고쳐서 해보세요 그러면 제가 어느 정도 요즘 언어나 요즘 아이들 정서에 맞는 어휘를 선택해서

박인규 : 아무래도 교장선생님은 좀 근엄하게 하실 수 있으시니까 발랄하게

이강산 : 네. 저한테 맡겨 주세요.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박인규 : 이렇게 해서 30개 학교의 작곡을 해주셨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어때요

이강산 : 좋았죠.

박인규 : 스스로 말하긴 좀 쑥스럽지만

이강산 : 진짜 처음에 학생들이 그랬대요. 어떤 성숙한 학생들은, 어떤 분이 작곡했냐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제 이름을 댔더니 제 동요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반가워도 했고요. 그 다음에, 어떤 선생님은 전화를 하셨어요. 다른 학교에 근무하시다가 제가 교가를 쓴 학교로 전근오셨나봐요. 돌아다니시잖아요. 처음 조회시간이 됐는데 교가가 뭐 저런가... 헷갈렸대요. 다른 학교에 계속 계시다가

박인규 : 상식을 파괴하는 교가다

▲ ⓒ프레시안

이강산 :
네. 그렇지만 아이들이 교가를 그렇게 열심히 부르고, 선생님이 교문밖을 나오시는데 아이들이 흙 만지고 놀면서 교가를 교가를 부르더래요. 저게 대중화구나 문화구나, 선생님이 저를 칭찬해 주셨죠.

박인규 : 초등학교만 하신 겁니까? 중고등학교라든가, 특수학교도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이강산 :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만 했습니다.

박인규 : 특수학교면 장애인학교 그런 곳인가요? 장애인학교의 교가 사실 상상이 잘 안 되는데 어떻습니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강산 : 특수학교나 초등학교 교가나 구분은 안 두고요, 같은 입장에서... 그렇게 다를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부천의 상록학교 교가입니다. 원미산 복사골에 배움의 전당. 이런 식으로요

박인규 : 거기는 풍수사상이 좀 들어갔네요. 원미산 복사골 하니까..
이게 방송이 나가면 전국의 시도 초등학교에서 작곡의뢰가 많이 들어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강산 : 열심히 작곡해야지요.

박인규 : 이강산씨 나오셨으니까 동요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는데요. 얘기를 하기에 앞서서, 하늘나라 동화 작곡자라고 소개해 드렸는데, 나이 많으신 분들은 모르실 것 같아서 이 곡이 어떤 곡인지 맛배기로 들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 하늘나라 동화 듣고

박인규 : 하늘나라 동화 들어보셨습니다. 듣고 보니 저도 많이 들어본 노래네요.

이강산 : 네. 벌써 작곡한 지 17년 정도

박인규 : 91년도 MBC창작동요제 대상을 받은 곡인데 그땐 나이가 20살도 안 되셨고 아직 대학 졸업 전이에요.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동요 만드시는 걸 좋아하셨나봐요. 어떻게 해서 동요작곡가를 하시게 된 거예요?

이강산 : 제가 누가누가 잘하나.. KBS에서 하는 프로가 있는데 그때도 있었어요. 그때도 즐겨 보고 아이들이 동요대회 나오면 점수를 써요. 동요를 참 좋아했고, 그러다가 제 1회 창작동요대회를 1989년도에 한다고 나오더라고요. 거기 제가 원서를 냈죠. 처녀작을 냈는데 운이 좋게도 2등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동요를 쓰는 게 맞나보다.

박인규 : 약관 20세에 일찍이 재능을 발휘하신 거군요. 노래도 상당히 좋은데, 요즘 사실 TV프로나 어딜 보더라도 어린이들이 동요 부르는 걸 보기 힘들어요. 그냥 어른들 부르는 대중가요 따라 부르고. 왜 그런가요, 동요가 재미없기 때문인가요? 어떤 분들은 동요의 교훈주의와 천사주의가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아까 교가처럼 판에 박힌 게 아니냐 그런 말씀도 하시고. 어떻게 보십니까?

이강산 : 글쎄요. 동요가 좋은 거고 아름답다, 예쁘다는 건 다 아는 것 같아요. 어린이들도 아는데, 솔직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이, 예를 들어 사실 공부하기 싫은데 자꾸 동요는 굥훈적으로 공부 열심히 하고 바르게 자라라고만 돼 있고, 놀이나 게임에서 이겨서 기분 좋잖아요. 그럼 기분 짱이면 짱이다.. 이런 느낌의 동요도 나와야 되는데 그래서 제가 최근에 이런 곡을 한 지어봤습니다. 날더러 공부 못한다고 너무 야단치지 말아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나중에는 어린이답게 자라는 것이~ 이렇게 외치거든요. 이런 곡들이 진작 나왔으면 아이들 마음이 더 좀 시원했을 텐데

박인규 : 아이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게 공부인데 그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게 오히려 동요의 역할인데, 어른들은, 공부 잘 해야지... 이런 게 동요로 들어가는군요

이강산 : 정직하게 커야지... 아이들이 알고 있는데 노래마저, 노래에서 뭔가 속 시원한 대답을 얻고 싶어하는 게 요즘 아이들 세대 같습니다.

박인규 : 솔직해라. 어린이들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동요로서도 살기가 힘들다.
최근 유행하는 동요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빠 힘내세요는 사실 옛날 거고 올챙이송도 유행인데 그런 것도 말하자면 어린이들의 감각을 담았기 때문에 좋은 동요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이강산 : 그렇죠. 일단 쉽고 멜로디가 계속 반복되니까 일단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이런 곡들은 상당히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박인규 : 이미 20대 때부터 심사를 하셨으니까 요즘 동요 심사 많이 하시죠? 보면 이강산씨가 동요심사를 하시면서 이건 좋은 노래다, 이건 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세요?

이강산 : 저는 일단 좋은 동요는 부르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부를 때 너무 부담갖고 높은음 때문에 너무 고음을 너무 높여서 부르거나 이런 것보다는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 그리고 아이들이 부르면서 자기들에게 맞는 곡을 잘 선택해오는 것 이런 걸 중점을 둬서 봅니다.

박인규 : 제 생각을 해보면 저희가 대학 때도 어디 놀러 가서 동요를 많이 불렀어요. 그런데 요즘은 좀 아닌 것 같아요. 옛날 동요와 요즘 동요가 차이점이 있습니까?
·
이강산 : 옛날 동요는 좀, 고향땅이 여기서~ 이렇게 차분하면서 마음 따뜻한 곡이 많았습니다. 요즘 곡은 표현이 그래도 좀 자유스러워졌죠. 중창곡이 많아졌다는 게 특징이에요. 율동이 가미되고 중간에 춤도 추고, 그런 면에서 동요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박인규 : 다양해졌다. 어떻게 보면

이강산 : 다양해지고 리듬도 많이 가요화가 돼가고 있고요.

박인규 : 이강산씨는 KBS, MBC의 동요대회에서 다 수상하셔서 동요작곡가가 되셨는데 요즘은 오히려 동요창작대회가 너무 판에 박힌 거 아니냐, 입상 위주라는 비판도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동요대회가 동요를 대중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이강산 : 제가 좀 조심스러운 이야긴데요, 사실 대회는 많아요. 전국에 지금 창작동요제가 1년에 한 15군데 이상 돼요. 대회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 뽑아 놓고, 상을 다 줄 거 아니에요. 다 뽑아놓고 보급을 좀 안 해줘요. 상은 다 뽑았지 않습니까

박인규 : 순전히 상 받기 위한 대회군요 그럼

이강산 : 그런 쪽으로 많이 대회가 전락해서, 한 15년 20년 전만 해도 제가 작곡해서 입상되면 방송에서 틀어주시고 많이 책이나 음반으로 나왔는데, 요즘엔 그냥 형식적이 면이 많은 것 같고요. 그리고 또 명곡을 찾기 어려운 게, 노래를 들으면 마음에도 와 닿고, 빠른 노래라도 들으면 발랄하고 구분이 돼야 되는데 어중간해요. 중창곡들이 정말 많습니다. 나오면 보여줘야 상을 받거든요. 숫자가 많고, 주로 또 그게 우연 치고는 대상, 금상, 은상을 다 휩쓸어요 요즘에. 그런 풍토에 젖다 보니 일단 상을 타야 작곡가가 유명해지고. 그런 면에서 동요가 많이 안타깝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금 동요작곡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이 국내에 많이 있습니까?

이강산 : 주로 초등학교 선생님들 주에서 음악 교사들이 많이 하시고 전국에 한 300명 정도 추산되고 있습니다. 왜냐면 해마다 작품을 내시는 분들의 곡, 한 4, 500곡 정도가 오거든요. 내시는 분들 숫자가 많다는 거죠.

박인규 : 그럼 그 중에서 이강산씨 노래처럼 초중학교의 교과서에 수록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까?

이강산 : 창작동요제를 통해 배출한 곡들 중 한 10여 곡 정도가 교과서에 수록돼 있죠.

박인규 : 최근에 김현철씨인가요? 대중음악 하시는 분들이 키즈팝이라고 해서, 말하자면 대중음악적 요소를 동요에 넣고 랩도 넣고 그런다는데 그런 시도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이강산 : 저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아주 엄청 필요하다. 대중화된 가수 분들을 통해서 일단 동요가 나오면 청소년들이나 일반 국민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동요를 불렀다고 하면 관심을 갖게 돼요. 그래서 상당히 안 들으려고 했던 동요까지도 듣게 되는 기회가 되고. 색다른 편곡이 되겠죠. 동요가 주요 3화음으로 땡땡땡거리는 편곡이라면 그런 가수들이 불러서 마치 아이들 좋아하는 대중가요처럼 상당히 동요에... 예를 들어 제 컬러링이 제 곡이거든요. 가수 테이씨가 불렀어요.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처음엔 저도 어색했어요. 늘 그냥 불렀는데, 그런데 이 곡을 중고등학생들도 좋아하더라구요. 동요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동요의 틀을 어느 정도 깨줘야 사람들에게 접근이 되겠구나.

박인규 : 요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형식, 감각으로.

이강산 : 그래서 컬러링 벨이 참 많이 돼서 요즘 저작권료가 많이 나와요.

박인규 : 그렇다면 이강산씨도 동요를 만들면서 유명 가수들이 부를 수 있도록 그런 것도 시도해봐야겠네요?

이강산 : 그렇지 않아도 시도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 노래의 교과서적인 면을 탈피해서 새롭게

박인규 : 아까 들은 하늘나라 동화는 굉장히 클래시컬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앞으로는 대중가요적인 걸 도입하시려는 겁니까? 혹시 어떤 분이 내 동요를 부를 것이다, 계획은 돼 있는지요?

이강산 : 지금 준비 중이고요, 개인적으로는 가수 유열씨가 목소리가 동요와도 잘 어울리시고 좋을 것 같아요. 그 분에게도 부탁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박인규 : 동요를 좀 많이 불리게 하고 보급하자는 운동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우선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공부 때문에 음악수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초중고등학교 음악수업에서 제대로 음악에 관련된 걸 하고 있나요?

이강산 : 그나마 사립학교 같은 경우는 아이들 특기적성이라고 해서 예체능 쪽에 많이 비중을 두는데요 공립 같은 경우에 국영수 중심이 되다 보니, 그래서 제 바람은 그래요. 선생님들 교원연수 강의할 때 쉬는 시간에 그냥 인터넷에 야후 꾸러기 쥬니버 네이버 같은 데 가면 동요가 나와요. 틀어주시면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요. 그럼 아이들이 와서 선생님들에게 이거 뭐에요? 자꾸 관심을 갖게 교사들이 틀어주는 것 외에는 없어요.

박인규 : 그렇지만 노래가 또 재밌어야겠지요. 아이들이 좋아할 정도로
동요작곡가 입장에서 어린이들이 동요를 많이 부르고 좋은 동요를 듣는 게 어떤 점에서 좋다고 보시는 겁니까?

이강산 : 글쎄요. 가요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저도 어렸을 때 조용필씨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소풍가면 가요도 불렀는데. 일단 어린이가 가질 수 있는 권리랄까 그 나이에 자기네들이 되찾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박인규 : 그들의 세계를 노래할 수 있다.

▲ ⓒ프레시안

이강산 :
네. 그들의 세계를 노래할 수 있는 게 성인이 돼서는 또 찾기 힘들고요.
그래서 어린이가 어린이다울 때 행복해 보이고. 그래서 동요를 부를 때 아무래도 맑고 투명한 세상을 꿈꾼다고 할까요? 순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동요는 그래서 필요하다.

박인규 :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어린이들의 세계를 노래할 수 있어야겠군요. 판에 박힌 노래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대중가요 많이부르잖아요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동요보다 대중가요를 많이 부르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강산 : 제가 동요작곡가라고 해서 대중가요 부르는 것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자기네들 문화니까요.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하고요. 바람이 있다면 좀 그래도 우리 동요가 재밌는 게 많아요. 퓨전국악이라고 해서 국악도 다양하게 나와 있거든요. 우리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길러보고요. 그 다음 마음이 좀 울적하고 부모님한테 혼나고 친구와 다퉜을 때 아이들이 많이 성숙하잖아요. 그러면 8분의 6박자 서정적인 좋은 노랫말 좋은 동요들도 부르고, 기분 좋을 때는 신나는 랩 같은 동요들도 나오니까요 동요는 좀 많이 불러줬으면 하는 게 제 작곡가 입장에서의 바람입니다.

박인규 : 요즘 부모님들이 사실 어린이 예능교육보다는 어떻게 하면 영어교육 잘 시키고 성적 높여서 좋은 대학 보내는 데에 관심이 많으신데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이 동요와 가까워지고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조언 해주실 말씀 있으십니까?

이강산 : 동요 모음집 아무거나 동요CD 한두 개 사주시면서 들어봐, 책 봐라, 던져주면 누구나 못하겠어요? 그것보다는 부모님들이 노력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저도 부모지만 여름이나 겨울방학에 서점 가셔서 윤석중 선생님이나 유경환 선생님이 쓰신 동시들이 참 좋아요. 그런 동시들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가 정서가 안 좋을 땐 이런 걸 한 번쯤 글을 써서 벽에 걸어 둔다든지. 또는 좋은 곡 있으면 부모님들이 먼저 추천해서 같이 한 번 차에서 들어보자. 가요보다는.... 차에서라도. 그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동요작곡가로 시작하셔서 어떻게 보면 교가 전문 작곡가가 되셨는데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이강산 : 계속해서 신설학교 교가가 의뢰오면 열심히 작곡할 거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동요를 대중화시킬 수 있는, 가수분들이 동요를 부를 수 있도록 제가 열심히 뛰겠습니다. 그래서 노래를 색깔을 좀 달리 해서 새로운 창작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사실 좋은 동요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데 앞으로 좋은 동요들, 교가들 많이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강산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신설 초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하고 있는 동요 작곡가 이강산씨를 초대해 시대에 흐름에 따라 점점 달라지고 있는 교가에 대한 자세한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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