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로 예정된 3차 협상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가 다시 1~2일 더 머물기로 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김 본부장이 비행기를 타려고 하다가 1~2일 더 있는 걸로 정리됐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기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디테일한 사안이 많아 쉽게 타결되기 어렵다"며 "우리는 가능하면 민간업체들의 자율규제를 넘어 (정부 차원의) 보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측은 정부가 개입되는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양측은 30개월령 이하의 쇠고기 수입을 위한 실효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다소 더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김 본부장이 17일 새벽 귀국한다고 말했었다.
김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3~14일 총 6시간에 걸쳐 추가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미국 수출업체들이 자율규제를 통해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을 금지하고 '수출증명' 등 미국 정부가 이를 보증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정부 보증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상호 만족할만한 해법을 도출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면서도 "향후 양측은 외교채널을 통하여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결론 도출에 실패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이 워싱턴에 더 머문다고 해도 슈워브 대표가 일정상 16일 오전까지만 워싱턴에 있을 예정이어서 얼마나 깊은 얘기가 오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를 풀겠다며 워싱턴에 갔으나 행방이 묘연한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대해 "아직 (서울에) 안 들어왔다"라며 "유선으로 보고 안 한 것으로 안다. 들어와서 아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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