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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니코틴중독증'이라는 질병...의지만으론 못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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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흡연은 '니코틴중독증'이라는 질병...의지만으론 못 끊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30] '금연가족운동' 펼치고 있는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제일 먼저 결심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번번이 실패하게 되는 것... 바로 금연입니다. 온갖 질병의 근원이고, 가족들이 싫어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쉽게 되지 않는 게 금연인데요 내일이 바로 제21회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이 날을 맞아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가정 안에서의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가정, 니코틴 해방 선언'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초대해 제21회 세계 금연의 날 캠페인 내용을 알아보고 효과적인 금연 방법과 이를 위한 사회적 지원책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화중 회장입니다. 김화중 회장은 1945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67년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했고 80년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84년 서울대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가정간호학회 회장, 대한간호협회장 등을 역임했고 제16대 국회의원과 제42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2006년부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 5월 31일이 제 21회 세계 금연의 날이에요. 그렇다면 21년 전부터 금연을 위한 세계적 운동이랄까 움직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대단하죠 지금 세계적으로. 금연열풍.

김화중 : 세계보건기구가 금연을 위해서 앞장섰으니까요. 1988년부터 세계금연의 날을 정해 놓고 적어도 금연의 날 하루만이라도 전 세계가 금연에 대한 경종을 울리자는 의미에서 만든 거죠.

박인규 : 저는 사실 금연운동, 금연 하면 보건단체라든가 의사단체 이런 데서 주도해야 될 것 같은데 여성단체협의회에서 금연운동을 한다고 해서 어떤 이유로 나서게 되셨는지?

▲ ⓒ프레시안

김화중 :
한국 여성단체협의회는 1959년에 김활란 초대 회장을 비롯한 여성의 선각자들이 만들었어요. 그때 만들 당시 여성만을 위해서 만든 게 아니고 여성과 나라를 일으키고 세우자는 목표로 만들었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여성을 깨우치고 교육시켜서 능력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나라 발전에 기여하도록 했어요. 48년을 지나는 동안, 현재는 우리 여성들이 힘을 모으고 뜻을 모아서 나라일이 잘 되도록 합니다. 그 중 하나가 가정을 건강하게 하고 나라가 부강하도록 하는데, 가정건강의 일환으로 담배연기 없는 건강가정 만들기를 전국적인 수준에서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여협이 금연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언제부터입니까?

김화중 : 작년도요. 2006년도부터

박인규 : 김화중 회장이 부임하신 뒤부터. 그렇다면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여협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행사는 어떤 게 있습니까?

김화중 : 2006년 12월에 금연선포식을 했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죠. 시작한 이래로 처음 맞이하는 세계 금연의 날이 내일이에요. 내일 올림픽공원에서 담배에 관련된 사람들이 오십니다. 그리고 슈퍼모델도 오시고 10시부터 5시까지 거기 오시는 분 모두와 같이 담배 없는 건강가정 만들자. 니코틴을 제거하자. 해방하자. 이런 캠페인을 내일 대대적으로 합니다.

박인규 : 걷기대회도 있다면서요

김화중 : 네. 10시부터 우리는 전부 팜플렛 나눠드리고 등록도 시키고 2시가 되면 같이 약 1.5킬로를 니코틴 추방하자... 이렇게 구호도 외치면서 기도 들고 다니면서 부채, 풍선, 각종 홍보매체를 가지고 거기 오신 한 2000여 명이 같이 동시에 걷기를 하는 걸 계획했습니다.

박인규 : 슈퍼모델들도

김화중 : 네. 여섯 분이 오셔서 같이 참여해 주시고 그 분들께서도 슈퍼모델을 하면서 기금 같은 걸 모금했어요. 그걸 금연운동에 써달라고 내일 기부금도 주십니다.

박인규 : 내일 금연을 위한 걷기행사,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무나 가시면 되는 겁니까?

김화중 : 네. 누구나.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다 오시면 저야 너무 감사드리죠. 그리고 여담이지만 10시부터 오셔서 아이들과 거기서 노시다가 저희한테 금연등록을 하도록 등록증을 드려요. 등록하시고, 그걸 가지고 2시에 우리와 같이 걸으면 고급 티셔츠도 드려요

박인규 : 금연이라는 게 내일 한 번의 행사로 되진 않을 거고요.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우리 가정 니코틴 해방 선언, 해서 금연가정을 20만 호를 달성하겠다. 이런 목표를 세우셨다던데 금연가정이라는 게 적어도 집안에서는 담배 피우지 말자, 그런 얘깁니까?

김화중 : 집안에서만 피우시지 않는 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아들, 딸, 남편, 부인,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가 담배를 끊자 하는 걸 20만 호가, 20만 가정이 금연운동에 참여하도록 계획했어요. 그래서 현재 6군데에서 서울, 대구, 울산, 광주, 충남, 강원. 우선 여섯 군데에서 금연운동에 앞장서신 분들, 여성지도자들이 500명이세요. 금연운동교육자들이죠. 그래서 그 분 500명이, 각 지역별로 500명이 100가정을 방문하거나 만나서 금연을 권고해서 등록시켜요. 6개 지역에서 500명씩이니까 3000명이잖아요. 3000명이 100가정을 맡았으니 30만 명 가정을 등록시키는데 그 중에서 더 하시겠다는 지역도 있어요. 약 35만에게 등록을 권유하고 20만 명은 등록을 시키겠다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올해 안에

박인규 : 20만 호로는 부족한 거 아닌가요? 앞으로 계속 늘려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김화중 : 그렇지 않아도 16개 시도잖아요. 6개만 참여하고 있어서, 다른 데서도 하시겠다고. 왜 다른 지역은 안 하냐. 예를 들어 부산 빠졌죠. 대전도 빠졌고, 인천 이런 데서도 하시겠다고 해요. 더 해야 됩니다.

박인규 : 죽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김화중 회장님 모시기 위해서 자료를 봤더니 우리나라 성인 중에 흡연남성비율이 50%가 안 되더라구요. 최근에 보면 웬만한 식5당이나 공장 같은 데선 담배를 못 피우도록 하고 있어서, 실제로 담배를 끊으시는 분들이 많은 거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흡연실태.

김화중 : 사실 남성들은 많이 끊고 있어요. 많이라기보다는 남성들 중심으로 끊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장관 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60%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할 정도였어요. 그게 2003년도입니다. 그런데 2006년도에 20세 이상 성인 남성흡연율이 약 44%까지 떨어졌어요. 그랬는데 2007년 12월에 다시 1년 후에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조사를 한국갤럽에 시켰더니 2006년 12월에 44.1%였던 것이 1년 후에 42%로 2%포인트 줄었어요.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우리 여성들이 2006년도에 2.4%였는데 2007년도에 4.6%로 배로 증가했어요. 제가 볼 때 여성흡연율이 4.6%보다 더 많다고 봐요. 왜냐면 여성들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 분위기가 공개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워도 피우지 않는 것처럼 살고 있거든요. 제가 볼 때 지금 조사는 4.6%지만 더 많지 않을까 싶어요. 여성들은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박인규 : 그게 다이어트 이런 것과 관련이 있나요? 스트레스 그런 건가요?

김화중 : 우선 다이어트도 있고 또 하나는 양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우리 남성들이 하는 거 우리도 다 한다. 왜 남성들은 공개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여성은 못하냐. 이런 양성평등운동의 왜곡된 하나의 모습일 수도 있어요.

박인규 : 여성단체협의회가 금연운동에 나서게 된 또 하나의 이유가 있군요. 여성의 금연이 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뭔가 대책을 마련하셔야 될 것 같고. 또 하나 중요한 건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담배를 끊었는데 옆에서 피우는 바람에, 이른바 간접흡연 문제 굉장히 심각하죠?

김화중 : 네. 여성들이 가장 피해가 큰 거죠. 남편이 너무너무 담배를 피우셔서 같이 살면서 그 남편보다 여성이 더 폐암에 걸리고 사망률이 남성보다 높습니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아이들, 소아와 청소년, 그리고 여성들인데 특히 아빠가 가정에서, 흡연가정인 경우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천식의 위험에 노출돼서 천식에 걸릴 확률이 높아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감기가 잘 걸리죠. 다른 아이들보다 엄마 아빠가 집에서 담배 피우는 집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상기도 감염의 발생률이 30%나 더 높아요. 그리고 어린이들 심장병은 50%나 높아요. 그러니 아빠가 어떻게 보면 아이들한테 큰 피해자로 작용하고 있는 거예요

박인규 : 아빠가 금연하는 게 아이들 건강에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김화중 : 큰 손실이죠.

박인규 : 반면에 담배 피우시는 분들께서는 우리들에게도 인권이 있는데 왜 이렇게 박해를 하느냐. 담배는 기호품인데 독극물처럼 얘기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반론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김화중 : 많죠. 많다기보다는 꽤 있습니다. 제가 장관 할 때 담배 끊는 데 앞장섰는데 그때 보면 막 인권문제를 들고 나오시고. 그리고 담배를 안 피우면 정신병, 우울증에 걸려서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여러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생존을 해야 인권이 존재하는 건데, 담배 피우다 돌아가시면 그게 무슨 인권입니까. 중요도가 어떤 게 더 중요하냐, 생존이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인권보다는 담배 끊는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박인규 : 일부에서는 내가 이미 벌써 담배를 3,40년 이상 피웠는데 이제 끊어봐야 무슨 소용 있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여러 가지 담배가 나쁘다는 건 다 아시겠지만 담배를 반드시 끊어야 된다, 한 가지로 말씀하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김화중 : 우선 나쁜 것은 아는 순간 안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시기에요. 내일보다는 오늘이 빠른 거니까요. 하루라도 생명을 연장하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지금이라도 끊어라. 흡연으로 인해서 본인의 건강이나 가족들의 건강에 피해를 미친다고 하셨지만 그것에 따른 사회 경제적 피해도 크다고 해요. 관련된 자료 같은 게 있습니까?

김화중 : 굉장히 크죠. 우리나라도 그렇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아주 구체적으로 조사를 했어요. 사회경제적인 비용에 대해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117만 명에게 추적조사를 했어요. 2006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의 약 8조9205억 정도. 8조9천억에서 약 9조 정도의 손실을 가져오고 있어요.

박인규 : 이 돈이 흡연으로 인한 건강훼손을 치료하는 데 들어간다

김화중 : 네. 예를 들면 질병치료비도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그 비용을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연구했어요.

박인규 : 전 국민이 담배를 끊으면 9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런 얘기네요.

김화중 : 그보다 더 할 수도 있죠

박인규 : 담배가 개인이나 가정이나 국가적으로 안 좋다는 걸 아시면서도 연초에 금연, 작심삼일 하시는 분도 많고. 결국 어떻게 해야 제대로 끊을 수 있느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끊을 수 있습니까?

김화중 :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회통념이 흡연습관은 하나의 의지에 의해 결정하는 거지 질병이 아니라고 돼 있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담배 피우시는 분은 의지도 약하고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담배를 피운다고 사회통념이 돼 있어요.

박인규 : 담배를 못 끊는 사람은 의지박약이다.

김화중 : 그렇지는 않고. 혈중에 니코틴이라는 중독물질이 들어있는 거예요. 그 물질이 존재하는 한 계속 담배가 피우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의지와 관계없어요. 물론 니코틴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서 담배를 계속 피우고 싶은 유혹이 있다 하더라도 의지가 강한 사람은 그걸 누르는 능력이 조금 더 낫겠지만 그래도 니코틴이 존재하는 한 욕구는 계속 생길 거니까 근본적으로 혈중 니코틴을 없애는 일을 해줘야 돼요. 그래서 니코틴 중독증입니다. 질병이에요.

박인규 : 어떤 분들은 담배가 대마초라든가 그런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라고 하시던데 맞는 얘깁니까?

김화중 : 네. 우리가 마약은 참 무서워하죠. 헤로인, 코카인 굉장히 무서워하고 헤로인이나 코카인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좀 경시하죠. 그런데 니코틴에 가까이 있는 분들은 옛날에는 존경했죠. 담배를 멋지게 피우면 좋은 것처럼

박인규 : 뭔가 멋있어 보이고

김화중 : 네. 그런데 오히려 그보다 더 무서운. 그래서 더 못 끊는 거죠. 혈중 안의 니코틴을 제거하는 것이 담배를 끊는 일의 아주 중요한 초점입니다.

박인규 :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되는 건 니코틴 중독에 따른 병이라고 볼 수 있다.

김화중 : 네. 그래서 담배 끊는 분들 대개 금단현상 일어나잖아요. 첫날엔 끊습니다. 선언도 하고. 한 3일쯤 되면 못 견디잖아요. 그게 금단현상이에요. 그래서 못 견디고 다시 피우게 되죠.

박인규 :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끊기 쉽지 않다. 아주 초인적 의지가 있는 사람만 끊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끊어야 합니까?

김화중 : 그런데 그렇게 되다 보니까 벌써 21년씩이나 세계보건기구가 금연운동을 세계적으로 하고 있잖아요. 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죠. 거기 전문가들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담배를 끊게 하는 전문가들이 의사, 의사한테 가셔야 됩니다. 의사들은 다 전문가니까 가셔서 진찰을 받으세요. 사실 건강보험에 의해서 진찰비는 어떤 진찰이든 처음 가면 3천원 정도밖에 안 하잖아요. 진찰을 받으세요. 그래서 니코틴 중독이 어느 정도 됐는지 받으시고 의사의 치료를 받으셔야 돼요

박인규 : 담배 끊기 위해서 병원에 의사를 찾아간다. 많은 분들이 좀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 같은데 내과를 가야 하는 겁니까?

김화중 : 내과나 가정의학과나, 의사선생님들은 다 담배 끊는 방법을 다 알아요. 내과나 가정의학과 가시면 좋겠지요

박인규 : 말하자면 전문가를 만나서 진단하고 상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김화중 : 네. 우선 담배를 피운 연한,또 현재 혈중의 니코틴 농도, 그 분의 습관... 이래가지고 의사의 치료를 받는데 요즘엔 좋은 약도 나와 있어요. 치료약도 주고 또 보건교육도 시키죠. 의지를 자꾸 주죠.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담배가 있으면 입에 대니까 그런 것 치우게 하고. 흡연 관련행위를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리고 약도 주고, 의사한테 가시면 많이 도움이 되죠

박인규 : 저희는 담배 끊는다고 하면 어느 날 갑자기 굳게 결심하고 딱 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군요. 전문가를 만나서 상당한 기간 동안

김화중 : 담배 숫자를 줄이고 의사와 상의해서 담배 끊는 계획을 같이 짜야 돼요

박인규 : 이렇게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하고 도움을 받아서 담배를 끊어야 되겠지만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김화중 : 아주 중요하죠. 어떤 아빠는 아주 담배를 많이 피우셨는데 따님이, 아빠 나는 일생에 소원이 딱 한 가지 있는데 아빠가 담배를 끊으시는 거라고 막 울더래요. 그렇게 해서 의사선생님한테 가고 치료하는, 가족이 도와줘야지요. 그리고 담배를 끊는 첫 번째 방법은 일단 선언하라는 거잖아요. 나 오늘부터 담배 끊는다. 부인한테 아이들한테, 직장에서도 다 하고 의사한테 가셔서 스케줄 받고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 같이 가족이 도와주고. 그리고 집안에 담배가 없도록 치워주고, 또 하시는 데도 격려해 드리고 잘 하신다고, 우리 아빠는 할 수 있다고. 주변 사람도 당신은 한다고, 의사도 격려하고, 약도 먹고 같이 하시는 거죠

박인규 : 담배를 끊는 것도 일종의 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많은 과정이 필요하군요.

김화중 : 어쩌면 감기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죠.

박인규 :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게 보통의 생각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요즘은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정부나 사회에서도 뭔가 도와줘야 된다는 말씀을 하세요. 지금까지는 금연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가족들의 격려가 필요하다. 정부도 뭔가 금연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금연을 위해 정부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김화중 : 그동안 정부가 했던 것 중에 금연장소를 선포한다든가, 어딜 가면 담배를 못 피우게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정부가 하는 일들인데요. 일단 건강이라는 건 근본적으로 개인만이 책임을 질 수가 없어요. 환경이, 사회가, 나라가 안 좋게 만들어주고 본인보고 하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개인, 가정, 사회, 의사... 의료전문가, 사회, 본인... 국가, 의료전문가, 개인 이렇게 셋이서 책임져요. 의료전문가들은 약도 만들어내고 치료방법도 만들어내고. 또 개인은 걸리지 않도록 치료도 하고 국가는 제도를 만들어 주는 일인데 제가 장관을 하면서 참 안타까웠던 일은 흡연율이 상류층보다 경제적 하류층이 두 배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시간이 없어서 담배를 끊을 수가 없어요.

박인규 : 이 분들은 시간도 돈도 없잖아요.

김화중 : 일일노동자들이 매일 가셔서 담배 피우고 일하시고 힘드시니까. 그리고 담배 끊는 프로그램에 참여도 할 수 없고 보건소 갈 시간도 없고. 그러니까 질병 유병률도 상류보다 두 배에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해서, 담배에 관한 한 정부가 전부 무료로, 아주 가까운 데서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되겠다. 그래서 제가 담배값을 올릴 때 담배값을 올려서 국가에 들어오는 세수가 있다면 그걸 담배를 끊는 데 최대한으로 하고, 담배로 인해 걸리는 질병에 대해서 완벽하게 국가가 보장하겠다. 이런 걸 제가 공약 비슷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어요.

박인규 : 저소득층의 금연에 대해선 정부가 지원을 금전적으로 해야 된다.

김화중 : 치료약 같은 것들이 나오고 의사한테 담배, 금연치료를 받아야 되죠. 그런데 현재 담배를 끊기 위한 치료나 약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이 안 되고 있죠. 그런데 앞으로는 그게 돼야 되죠. 저는 사실 건강보험보다 국가가 무료로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담배값을 앞으로 500원 또 올려야 돼요. 500원 밖에 안 올렸는데 더 올려서 거기서 들어오는 돈으로 담배를 끊는 데 관련된 치료비와 약값을 무료로 해서 어려운 사람들은 시간이 없으니까 오히려 의사한테 가서 빨리 진단받고 약은 집에 가서 먹으면 되니까,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안되면 건강보험이라도 해야 되는데, 일본 같은 데는 건강보험을 하고 있죠 현재.

박인규 : 일본 말씀하셨는데 해외에서 금연을 위해서 정부가 펼치는 정책 중에서 본받아야 될 게 어떤 게 있습니까?

▲ ⓒ프레시안

김화중 :
일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사는 나랍니다. 일본 미국 같이 잘 사는 나라일수록 담배규제가 엄격해요. 일본은 올해 4월에 금연에 관련된 치료를 의료보험에 넣었어요. 건강보험에 넣었어요. 지금 제가 주장하는 것이, 담배값 올려서 건강보험에 넣지 말고 담배에 관련된 걸 금연에 관련된 무료로 해줘라. 지금 패치나 이런 건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요. 의사의 치료도 무료로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면 건강보험이 빨리 돼야 저소득층이 거기에 대한 걸 받을 수 있죠.

박인규 : 고민해봐야 되겠네요.

김화중 : 하라고 막 저 캠페인 할 겁니다.

박인규 : 김화중 회장께서 금연을 위해서 담배값이 올라가야 된다고 하셔서 한 번 올리셨는데, 그 뒤로 김근태 장관께서 한 번 더 올리려고 하다가 실패했어요.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김화중 회장께서는 그래도 담배값이 올라가야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김화중 : 네. 2003년도 3월에 제가 장관 취임했습니다. 5월에 세계보건총회에서 담배규제협약이란 게 있었어요. 거기서 제가 협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유엔에 가서 협약했어요. 그리고 나서 돌아와서 그 당시 담배값이 2000원이었어요. 그런데 3000원으로 1000원을 올리자. 그러니까 저항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일수록 돈이 없어서 못 피우는데, 어려운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못 피우게 하는 일이 오히려 그 분들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진을 1년 동안 했어요. 그러다가 1000원 올리기로 결정했는데, 여론도 좋아지고 그래서 단계적으로 하기로 했어요. 500원 올리고 그 다음에 500원 올리고. 제가 있는 동안 500원 올렸죠. 올린 걸로 건강증진자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500원 올리기로 한 건 약속을 해놓고 안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안 하고 있어요.

박인규 : 인상분 500원이 전부 금연운동이라든가 이런 데 확실히 쓰이고 있습니까?

김화중 : 그럼요. 500원이 들어오는데 그 중 반이 보건복지부로 와요. 반은 다른 데로 가지만 쓰이고 있죠.

박인규 : 보건복지부장관 하실 때부터 금연 관련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셨고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활동하고 계신데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 금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화중 : 내일은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오늘의 이 기회가 계기가 돼서 오늘 딱 끊으셨으면 좋겠고, 또 끊기 위해서는 보건소에 가시면 의사선생님들이 계시고, 또 일반 개업하신 의사선생님들에게 가도 진료비는 쌉니다. 진단은. 일단 진단을 받으시고 그 분과 치료계획을 세우셔서 의사와 같이 담배를 끊으면 훨씬 효과적이니까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한 마디로 흡연은 질병이다. 질병을 고쳐라. 그런 말씀이신데, 저도 따지면 질환자입니다. 저도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화중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화중 회장을 초대해 제21회 세계 금연의 날 행사 내용과 효과적인 금연 방법과 지원책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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