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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나도 언론 자유에 기여한 사람"

공영방송 장악 논란에 항변…'정연주 사퇴 압력설' 부인

최근 KBS 정연주 사장 사퇴 압박,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 통제 의혹 등으로 '방송통제위원장'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나도 언론자유에 기여한 사람"이라며 항변하고 나섰다.

"언론탄압과 관련해 네번 사표 썼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70,80년대 자신의 기자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나도 지금의 언론 자유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그렇게 살아온 내가 언론 자유를 훼손하겠느냐"고 했다.

최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를 하면서 모두 다섯차례 사표를 냈는데 그 가운데 네 차례는 70,80년대 정권의 언론탄압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최 위원장에 따르면 "비상계엄 했던 1971년 더이상의 언론 자유는 없을 것이라 보고 해외로 나갈 생각을 하고 첫 사표를 냈지만 회사가 더 어려워진다는 주위의 만류로 회사에 남았다"면서 "7년에는 집시법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무회의 비밀 안건을 특종보도했다가 중앙정보부의 고문을 당하고 중정의 압박에 따라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남산 사무실에 끌려가 옷을 모두 벗기운 채 얻어맞는 등 치욕스런 고문을 당했고 중정의 요구대로 사표를 냈지만 회사가 버텨줬다"고 말했다.

이후 최 위원장은 1975년 복잡한 공안 사건에 연루되어 한번, 신군부의 12.12 사태 이후 언론계 정화 사업 때 한번 사표를 섰고 1994년 스스로 한국갤럽으로 옮기면서 마지막 사표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권력으로부터의 언론 자유는 문제가 안된다"면서 "언론인 스스로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우리 사회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고 훈수도 뒀다.

한편 이날 최 위원장은 자신과 만나 KBS 정연주 사장의 사퇴 권고를 논의했다는 것이 알려져 이사장 직을 사퇴한 KBS 김금수 이사장에 "마음이 아프다"며 자신의 외압설을 정면 부인했다.

최 위원장은 "김 이사장은 50년지기 친구로서 지난 12일 점심을 함께 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게 얼마나 미안했으면 사표까지 냈겠느냐"고 했다.

"방통위 차원에선 방송법 연내 개정 안한다"

또 최 위원장은 신문 · 방송 겸영 문제 등이 걸린 방송법에 대해 "방통위 차원에서는 연내 개정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정치권 차원의 논의는 별개"라며 "방통위 차원에서는 1년 정도 법을 운용해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이 '21세기 미디어 특별발전 위원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나 신재민 문화관광부 제2차관이 "연내에 미디어 관련법을 일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정치적 편파성 논란, 여론 다양성 저해 등 각종 논란이 일 신문-방송 겸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해결하도록 넘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 위원장은 신재민 차관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신 차관의 발언은 방통위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것"이라며 "방송법이 방통법 소관사항인 만큼 신 차관의 소관은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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