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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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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20] 김광웅 '좋은 시장 학교' 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해 대선과 올해 총선을 치르면서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딱히 뽑을 사람이 없다'며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보다 나은 지역과 세상을 위한 준비된 지방자치단체장, 지역주민들이 나서서 뽑고 싶은 리더들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6월 '좋은 시장 학교'를 개설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좋은 시장 학교' 교장을 맡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광웅 명예교수를 초대해 '좋은 시장 학교'를 열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교육내용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광웅 '좋은 시장 학교' 교장입니다. 김광웅 명예교수는 1941년 서울 출생으로 62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71년 미국 하와이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2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했고 중국 국가행정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습니다. 대통령자문 행정개혁위원회 위원,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 위원 겸 실행위원장을 비롯해 중앙인사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지난해 정년퇴임을 한 후 현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설립한
'좋은 시장 학교' 교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장 학교'... 이름도 상당히 생소한데, 시장이 되려면 좋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되려면 이 학교를 나와야 된다. 그런 의미로 생각되는데 어떤 취지로 설립하신 겁니까?

▲ ⓒ프레시안

김광웅 :
보통 선출직에 나가는 사람들이 공약은 하죠. 뭐뭐를 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느 기간 동안 어떤 순서로 한다는 약속은 못하지 않습니까. 그냥 막연한 약속이 빌 공자 공약이 될 공산이 크고, 그래서 이젠 그런 자리에 나가는 사람들이 임기 4년이면 4년 동안 뭘 어떻게 하겠다는 디자인을 들고 나갈 수 있도록, 그런 자세가 유권자인 주민들, 시민들과의 정당하고 정직한 약속이지, 그냥 수사만 근사하게 해서 현혹시키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지 않습니까? 내용 있고 계획 있고 체계적인 디자인, 일종의 행동계획을 갖고 나가는 게 좋겠다, 그런 취지로 학교를 개설해서 강의를 하고 그렇게 됩니다

박인규 :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가 도입된 지 20년이 됐는데 아직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군요.

김광웅 : 정치인 출신, 이른바 시의원을 지냈다든가 그런 분이 시장에 출마하면 시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알죠.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일 경우는 그냥 막연히 행정이 어떻게 운영되고 움직인다는 것만 알지 들어가 보면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고 조직은 어떻게 짜여져 있고 예산은 어떻게 집행하고 기업은 어떻게 유치하고 그런 내용은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제대로 준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까지 약속할 순 없는 일이니까 그런 걸 정확하게 계획을 세워서 나가서 지지를 받고 득표를 해서 그 자리를 맡아라. 이런 취지니까요. 사실 외국에도 이런 건 아직은 구체적으로 이렇게 트레이닝하는 건 없습니다. 저희가 처음 시도하는 거죠.

박인규 : 지난 2006년도인가요? 희망제작소에서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을 상대로 제 1회 시장학교를 했다던데요. 지금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죠? 혹시 2006년도 경험에 대해서는 평가가 있습니까?

김광웅 : 그렇죠. 보통은 당선자들을 합니다. 지방, 장관들이며 그런 분들을 하는 건 우리가 처음인데 외국의 경우도 그렇고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초선의원들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법은 어떻게 만드는 거고 어떻게 심의하는 거고 이런 식의 트레이닝을 하는데, 이것은 하버드대학교에서도 오래 전에 조성위원들 포럼 같은 걸 한 적이 있고 그게 하나의 모델이 되는 건데, 2006년에 처음 당선된 사람들이 훈련을 받고 도움을 많이 받은 예가 있습니다. 아예 당선 후만이 아니라 이것은 꼭 2년 후 출마를 안 하더라도, 이런 준비를 하는 건 보통 학교공부 열심히 하면 되긴 하죠. 그리고 여러 특별과정들이 있으니까 포럼도 많으니까 다니면 되지만 이건 정말 손에 뭘 들고 나갈 수 있도록 예비준비학교를 하는 겁니다.

박인규 : 어떻게 김광웅 교수님이 교장선생님이 됐고 '좋은 시장 학교' 개설을 위해서 언제부터 준비하신 겁니까

김광웅 : 금년 들어섭니다만 제가 학교를 퇴임한 게 1년여 되는데, 어디 가서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봉사를 어디 가서 뭘 하나. 병원에 가서 하나, 종교단체에 가서 하나... 이런 궁리를 하다가 마침 박원순 변호사가 학교에 강의에 나오셨는데 절더러 상임고문을 맡아달라고 하세요. 그래서 그것까지는 아니고 그냥 틈 나면 가서 도와드리겠다고 했는데, 마침 이 지자체장 후보들 훈련하는 학교를 만들 테니 교장을 맡아달라. 그래서 제가 금년 초부터 이 커리큘럼 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저는 우선 궁금한 것이 행정이라든가 정치 이런 건 행정대학원, 대학에 정치학과 이런 것들이 있는데 굳이 '좋은 시장 학교'를 왜 만들어야 되는 건지

김광웅 : 의외로 정치학과 행정학과에서 리더십 트레이닝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정규과목에도 드물고. 그래서 제가 여러 번 알아보고 돌아봤는데 선거, 정당, 이런 것은 공부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리더십 전공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박인규 : 실제로 정치지도자 행정지도자가 돼서 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교육은 부족하다

김광웅 : 부족하다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몇 개의 대학이 특별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도 금년이면 리더십센터를 하나 발족합니다. 제가 뒤에서 죽 도와왔는데 그런 훈련기간을 통해서 체계적인, 젊었을 때 어렸을 때부터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줘야지, 미안한 얘기지만 어쩌다가 국회의원 되고 장관 되고 어쩌다가 대통령 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거든요. 물론 그 분야에서 정진해서 결과적으로 높은 자리에 가는 걸 우리가 보는 거지만 리더십 트레이닝은 좀 다릅니다 사실. 그래서 말도 막 하면 안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표현력 이런 거 상당히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미지메이킹 이런 것들이요

박인규 : '좋은 시장 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김광웅 : 4개월 동안 금요일 오후에 모여서 하는 거기 때문에 시간은 많지 않고

박인규 : 일주일에 한 번씩 4개월. 16주쯤 되겠군요.

김광웅 : 그렇습니다. 10월 31일까지 하는데 커리큘럼을 짰어요. 아직도 제가 체계적인 것에서는 불만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런 이론적인 거 하자는 게 아니고, 그 지역을 맡은 사람이 있는 자원과 없는 자원을... 있는 자원은 어떻게 활용하고 없는 자원은 어떻게 발굴하고, 인적 물적 모든 자원을 말합니다. 기업을 어떻게 유치해야 되고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슨 일을 새롭게 하느냐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이미 시장이나 군수 도지사를 지낸 분들이 강사가 되고, 또 이론가들, 역사 속에서 배워야 할 일이 많으니까 역사 속의 지도자도 배우고. 그러면서 수강생 중에서도 강사로 하루는 강의를 할 수 있도록. 그래서 쌍방향 교육.

박인규 : 자신들의 경험을 서로 공유하자는 취지

김광웅 : 맞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현장을 더 중시하고, 리더십이라는 게 실천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닙니까. 실천 없이 말로만 했다가는 그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거니까요. 그런 걸 강조하니까, 커리큘럼을 쭉 짰는데 전체 흐름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강사의 시간에 따라서 순서가 바뀌고 그런 게 있습니다. 앞으로 더 체계를 잡아나가겠습니다.

박인규 : 제가 커리큘럼을 봤더니 마지막 9월인가 그때는 자신의 지자체 운영계획이랄까, 발표하는 게 있던데요?

김광웅 : 먼저 말씀드린 대로 디자인을 해나가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나는 4년 동안 이 시, 군, 구청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액션플랜을 짜서 제시해봐라. 그럼 여러 사람의 좋은 의견이 첨가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훈련도 하고요. 그러니까 참여훈련 쌍방훈련이고.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2년 후에 4년이지 않습니까? 그럼 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그런 것을 예견하는, 시간과 역사의 틀에서 계획을 세워야 되는데 우리나라 리더들은 그런 시간관이 미래지향적이지도 않고 상당히 애매합니다. 시관이라는 것이. 그런 훈련이 뒷배경에 깔려있고. 그런 특징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은 기업이 워낙 각광받는 시대여선지 몰라도 모든 부분에서 이른바 ceo형 리더들이 인기있는 것 같은데, 공공리더, 지자체장으로서 바람직한 리더상은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김광웅 : 저는 그 면에선 좀 반대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공공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가치, 1차적 가치는 수익성이 아니고 공공성이거든요. CEO는 물론 그런 스타일이 필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을 먹여살려야 되니까, 기업인으로서 경제적인 시각을 갖는 게 틀린 건 아닌데 운영의 내용을 보면, 뭘 중시해야 되는가에 가서 기업은 잘 되는 사업을 더 많이 하고 사양산업을 죽일 수 있는데 공공부문은 그렇지 않은 겁니다. 모든 걸 다 똑같이 해야 되는 그게 바로 공공성이거든요.

폴 크루그만이라는 사람이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라는 좋은 글을 썼어요. 구조도 복잡하고 사람관계가 보통 기업의 관계가 아닙니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그리고 재무구조나 회계방식이 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맨 꼭대기에 앉아있는 사람은 CEO라고 하지만 밑에서 움직이는 관료시스템은 그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잘못하면 주민들이 현혹당하기 딱 쉽죠. 그러나 시장 되면, 또는 도지사는 우리 대상은 아직 아닙니다만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되고 국내외로. 그리고 사업을 일으켜서 부를 증식시켜야 되기 때문에 그 자체의 자세로서는 틀리다고 할 수 없지만 공공성과 사익성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저희는 훈련을 공공성에 맞추는 거고, 여기서 제가 한 가지 보태고 싶은 말씀은 뭐가 있는가 하면 공공리더십이라는 게 꼭 공공, 국가, 지방정부기관에 들어가서 일하는 사람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츠시다 정경숙'에서는, 거기 들어온 학생 중에는 기자로 진출한 사람도 있고 기업인으로 진출한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US 뉴스& 월드 리포트와 캐네디언 스쿨하고 매년 발표하는 게 있는데 미국의 100명의 퍼블릭 리더를 발표합니다. 그걸 보면 스타벅스, 아이로봇 CEO들 이런 사람들이 공공지도자입니다. 대학 총장도 지도자 하고 정부 관료도 지도자인데 일반 사회에서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도 공공지도자라고 하기 때문에, 저희도 앞으로 학교를 증설해서 프로그램을 다양화시키면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와서 좋은 공부를 하고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단순히 지자체장 후보자를 양성하기 위한 코스로 보지 말아 달라.

김광웅 : 시작은 그렇습니다. 응모자 신청문의를 해오는 사람 중에는 자기는 꼭 시장이나 군수 되려는 생각이 없고 거기서 기업인인데 그 지역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공공부문에선 어떻게 움직이는가도 알아야 잘 알 수 있지 않느냐. 그래서 신청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바로 그런 분들도 저희가 대상으로 삼죠.

박인규 : 개강이 언제죠?

김광웅 : 6월 20일입니다.

박인규 : 현재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분들이 지원할 수 있고 많이 오십니까?

▲ ⓒ프레시안

김광웅 :
기준은 공직에 진출하는 데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으로 해놨어요. 나이, 학력 그런 것 없고 그냥 응모해서 필요한 서류를 보고 면접해서 선발할 텐데요, 아직은 막연하죠. 어떤 분이 오실지, 문의는 상당히 많이 옵니다. 신문 방송에서 얘기를 해주셔서, 그래서 문의는 많이 오고 정작 그 분들이 오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분들이 오실 거라고 기대는 합니다만

박인규 : 몇 분이나 뽑나요?

김광웅 : 한 30에서 40명 정도로 시작해 볼까 하는데 안 올 수도 있으니까 방송 좀 해주세요.

박인규 : 지원자들을 봐서 또 달라질 수 있군요. 또 현실적으로 중요한 건 수강료 같은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광웅 : 저희가 40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문의하는 분 중에는 많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장학제도는 없느냐. 그런데 사실 외국에선... 우리나라도 해보려고 하는데 큰 기업, 그래도 장학사업을 하는 단체들이 재단들이 있지 않습니까?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한 사람씩 펠로우십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겸했으면 좋겠어요. 한 단체에서 한 사람의 비용을 대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 꼭 그 사람이 우리 사람이 아니라도. 그런 뜻들이 반영돼서 좋은 사업 하는 데 많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리 재단의 펠로우다, 라는 것으로 후원을 해줬으면 하는 게... 아직 저희가 프로모션을 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충분히 있거든요. 금액을 말씀드리면 사실 특별과정들, 최고라는 이름의... 미안하지만 촌스러운 표현이거든요. 최고라는 게 옛날에 쓰던 건데, 제가 처음 71년에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의 발전정책과정, 국가정책과정이 됐는데요. 거기에 사립대학의 경우 드는 비용은 뭐 천만원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여기 강사진 보시면 알지만 참 훌륭한 분들이...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교육을 하는 거거든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있는 일인데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적게 받고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했는데, 지금 아직도 해결해야 될 문제 중 하나입니다

박인규 : 그러고 보니 제가 강사진을 안 여쭤봤는데요 아무래도 교장선생님 역할이 학생들을 많이 끌어오는 거더라고요. 어떤 분이 강사로 나서는지, 또 학생들에게 하실 말씀...

김광웅 : 역사 속의 지도자를 만나야 된다는 뜻에서 유명한 극작가인 신봉승 선생님하고 역사학자 이덕일 선생 같은 분... 칼럼 잘 쓰시는 분.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 지내신 이원정 지사님, 진안군수 지낸 임수진, 농촌공사 사장, 박원순 변호사는 물론이고 저도 강의를 하나 하고. 문화도시, 환경, 이런 게 중요한 이슈가 되니까 유명한 승효상 건축대표 이런 분도 나오시고 고양시장 하시던 분이며 화천군수 하시던 정갑철 군수며 현장경험을 한 분들. 리더라는 게 또 표현력이나 이미지메이킹, 이런 일종의 매너 같은 것... 그래서 외교관 지내신 서대원 헝가리 대사 지내신 이런 분들이 아주, 기라성 같은 강사진입니다. 그런 분들 얘기를 듣는 게 저도 시간 나면 들을 거거든요. 같이 배우는 거고 강사와 학생의 차이라는 게 없는 거니까.

박인규 : 저도 시간 나면 듣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리더들을 양성하는 학교,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교수님은 작년에 정년퇴직하신 거죠? 2007년 2월 말... 오히려 그 이후로 더 바빠지신 것 같아요. '좋은 시장 학교' 교장도 맡고 계시고 올 초인가요? 시사인이라는 잡지 발행인을 맡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김광웅 : 그것도 봉사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요. 아시듯이 그 전 잡지와 매별해서 나온 기자들이 옛날부터 제가 아는 사람들이어서, 제가 언론인도 아니고 기업경영인도 아니지만 봉사하고 도와줘야겠다는 뜻으로 제가 작년 말, 금년 1월에 발행인이 돼서 지금까지 한 4,5개월을 버텼는데 힘들지만 재밌습니다.

박인규 : 시사인이 작년 9월에 창간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기자들이 모여서 시민들 성금으로 잡지를 만들었으니까 저게 얼마나 가겠느냐, 그런 시선도 있었는데 지금 어떻습니까?

김광웅 : 재정적으로 어렵죠. 광고도 힘들고. 그러나 저희 원칙과 목표는 좋은 글, 꼭 읽어야 할 글. 그리고 남겨둬야 할 글들을 기사화해서, 그러면 언젠가는 독자도 늘고 좋은 광고도 오지 않겠느냐. 그래서 잘 버티고 있습니다.

박인규 : 김교수님 모셨으니까, 현안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최장집 교수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서 열망과 절망이 교차한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요즘은 사이클이 짧아진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는 역대 가장 큰 표차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3개월도 안 돼서 지지율 20%대로 떨어졌는데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김광웅 : 지지율이라는 게, 투표율로 계산하면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한 30%밖에 안 됐습니다. 투표율하고 투표 다 해서 곱해보면요. 원래가. 그런데 아시듯이 허니문기간이라는 게 있어서, 언론이 봐주고 그 뜻은 뭔가 하면, 새로 정부를 맡은 사람이 그 조직에 적응하는 기간이거든요. 적응도 하기 전에 계획을 남발하면 그게 맞을 수가 없죠. 기존 시스템과 맞는 것도 아니고 실현 가능한 것도 아니고

박인규 : 인수를 준비할 땐데 너무 의욕이 앞서서

김광웅 : 맞습니다. 5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엎드려서 5,6개월 고민하면서 가야 되는데 언론이 가만히 안 두니까, 국민들 기대도 옛날과 다르니까 뭔가 얘기해야겠고 해놓으면 앞뒤가 안 맞는. 성급했던 거죠. 그래서 좀 안타까운데, 예를 들어 쇠고기파동의 경우도 저는 공무원의 능력을 믿기 때문에 번역 하나 잘못하고 그런 사람 없습니다 사실. 그런데 보도되는 걸 보면 영어 문장, 단어는 알지 몰라도 전체 맥락이며 큰 맥락에서 어느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런 걸 다 알 순 없지 않습니까. 번역하고 통역하는 사람의 경우. 또 관료들도 그렇죠. 우리나라 협상이, 그 전에도 보면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공개를 안 하고 자기네들이 해서 공을 세우는 것도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르긴 해도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채근했을 거고, 뭔가 빨리 손에 쥐어드려야 되는데, 이런 시간의 촉박성 이런 것이 실수를 자아낸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박인규 :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가서 대접받기 위해서, 한미동맹의 복원을 위해서 국민건강을 일부 희생한 게 아니냐는 식으로까지도 말씀을 하시는데, 쇠고기 파동 확대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 ⓒ프레시안

김광웅 :
물론 국민건강을 담보해서 한미관계를 복원한다는 건 인과관계는 없는 것 같고, 그렇게 갖다 붙이는 것 같은데, 그냥 여러분이 평을 하시는데, 지금까지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을 보면 템포를 한 반박자 내지는 한박자 줄이는 게... 너무 빠르고 즉자적인 반응을 하시는데, 중국 선현들 얘기 중에 투계 중 제일 무서운 닭이 목계랍니다. 목계는 나무로 만든 닭인데 반응을 잘 안 하는 거예요. 즉자적인 반응을 하면 빵점인 겁니다. 그리고 옛날얘기라 현대사회에 맞는 건 아닌데 태상이 부지유지라고 했습니다. 태상은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가 희미한 게 오히려 정답이고, 21세기가 창조사회지 않습니까?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하려면 말은 그만큼 줄여야 됩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실천이 중요하니까 현장에도 가고 몸으로도 하는 거지만, 상상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혼자 있어야 되고 고독하고 외로워야 되지 않습니까? 추상적인 말씀을 드렸습니다.

박인규 : 예전에는 리더십 하면 권위적 아니면 일방적 리더십이 어쨌든 통했고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제가 보기에도 고등학생의 80% 이상이 대학을 간다고 하고 국민들이 똑똑해졌어요. 이런 시대에 어떤 리더십이 진짜 제대로 된 리더십이냐는 고민은 모두가 안아야 될 고민인 것 같은데요. 그래서 '좋은 시장 학교'라는 것도 하시고요. 마지막으로 리더십에 관해 못다하신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김광웅 : 리더십은 공유하는 리더십, 팀리더십, 그러거든요. 팀이 완벽하면 되는 겁니다. 대통령은 부족한 게 옳고요. 그리고 팀이 완벽해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각료팀은 완벽하지 않고요. 물론 완벽할 순 없습니다. 청와대 참모진 훌륭한 사람 많지만 아직도 손발이 안 맞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팀리더십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공유하는 것이고. 리더와 팔로우의 개념이 없어졌어요. 같이 가는 겁니다.

박인규 :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잘나가기 위해서 제대로 된 리더십 형성이 중요할 것 같고, 또 그런 의미에서 '좋은 시장 학교'가 중요한 한 축을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광웅 : 네. 많이 방송해 주시고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자치단체장 등 공공리더를 양성하는 '좋은 시장 학교' 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광웅 명예교수를 초대해 '좋은 시장 학교'를 열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교육내용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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