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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샤오리창따오(笑里藏刀)'를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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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샤오리창따오(笑里藏刀)'를 아는가?

[기고]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외교에 붙여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필자는 이곳 상하이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간혹 '우스트라다무스'라 불리곤 한다.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한 필자의 예언(?)이 잘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필자가 밝힌 2007년 9월의 '예언' 중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당대 동아시아의 국제조류와 관련되어 일본이 지닌 외교상 3대 고민과 중국이 지향하는 강대국 전략 등을 고려할 때, 일본에서 후쿠다 씨가 집권하게 되면, 이는 곧 중일 양국의 전례 없는 밀월기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에 MB가 집권하게 되면, 한국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 나가기 쉽다. MB의 외교적 사고가 유연해지고 그 수하의 편중된 외교라인의 대대적 쇄신이 동반되지 않는 한….
  
  그런데 이는 후쿠다 씨의 집권과 후진타오 주석의 집권 2기 이후 본격화된 중일 양국의 '파빙지려(破氷之旅)' 로부터 '융빙지려(融氷之旅)'와 '영춘지려(迎春之旅)' 를 거쳐 이번의 '난춘지려(暖春之旅)'"와 같은 여행시리즈 외교를 통해 거의 그대로 나타났다. 이번의 정상회담 결과, 양국은 외교 및 안보 분야에서는 '2인 3각 협조체제 구축' 이라 지칭할 만큼, 정치•경제를 포함한 전방위 분야에서 '전략적 호혜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여기서 그러면, 또 한번 몇 가지를 예언해 보도록 하자. 먼저 오는 27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에 관한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을 맞이하여 중국은 유•무형의 무언가를 '선물' 할 것이다. 그 가운데는 그 '이면'을 예리하게 읽어내야 할 것도 있을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한국의 여의도는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한바탕 소란을 겪게 될 수 있다. 그 선물이라는 것이, 선물이지만 선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단순 명쾌한 MB정권의 외교행태와는 달리, '샤오리창따오(笑里藏刀, 미소 속 감춰진 칼날)' 외교에 정통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동맹으로도 부족해, 이제는 글로벌 한미 전략동맹이란 미명하에 대중 대립전선에 동참하는" 한국에게 고운 시선을 지닐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라는 중국 현지의 냉담함 만으로도 어렵사리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일 양국의 밀월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미국의 향후 대동북아 전략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번의 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은 대중 거리 좁히기, 즉 대미 거리 두기의 일단을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이러한 일본에 대해 미국이 무작정 '괘씸죄'를 묻기란 쉽지 않다. 그럴수록 일본은 미국의 최대 라이벌 중국에 대한 거리 좁히기를 가속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표정 단속' 에 나설 중국에 대한 분풀이도 여의치 않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이미 서로에 대해 '종이 호랑이'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에 적극 다가서며 일본을 왕따시키려 하면, 이번에는 중국이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호불호를 떠나 '현실적인' 제반 이유상 일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은 오히려 중국과 일본 양국에 대한 접근을 강화시키는 한편, 그 이면에서는 양국관계의 이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관계를 위해 일본을 활용해 왔던 것처럼, 이번에는 한국 또한 적극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미국에게는 충실한 "3소대"요, 중국에게는 "미국의 홍위병" 이고 일본에게는 대국외교의 "보조대 "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우스트라다무수의 영예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고려하고 분석해 보아도 앞 서 밝힌 바와 같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한국이 이와 같은 참담함을 면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MB가 대통령으로서의 외교적 사고를 바르게 정립해야 하며, 외교라인을 일본과 중국도 고루 아우를 수 있도록 재편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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