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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개인정보 대량 집적이 문제…'아이핀'은 미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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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개인정보 대량 집적이 문제…'아이핀'은 미봉책"

"옥션사태, 정부가 방조·조장한 셈…개인정보보호법 제정해야"

최근 잇따라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가입시 주민번호 대신 인터넷 개인식별번호(아이핀, i-PIN)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에 '근본 원인을 무시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5일 낸 성명에서 "정부는 옥션사태가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처방을 제시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옥션과 하나로텔레콤에서 '대규모'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유는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수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대규모로 집적돼 있는 이상 보안수준을 높이고 위반자를 강력히 처벌해도 제2의 옥션사태, 제2의 하나로 텔레콤 사건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통합)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하여 개인정보의 수집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민변은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사태는 정부가 방조하고 상당부분 조장한 잘못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민등록번호는 항상 유출의 위험이 있는 핵심적 개인정보"라며 "그런데 민간부분에서 주민등록번호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정부는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변은 "그런데도 정부는 주민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의 부담을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면서 유출 피해가 있는 주민등록번호 변경 허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주민등록번호는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는 주민번호의 불법적 이용을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거나 언제 어떻게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부정 이용될지 알 수 없어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며 "유출 피해가 있는 주민번호의 변경을 허용해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정부가 추진해온 인터넷 실명제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지적이다. 민변은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반드시 실명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제한적 실명제'를 도입해 오히려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조장하기까지 했다"며 "아이핀 의무화는 정부가 '제한적 실명제'를 통해 기업에 의하나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조장한 원죄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나 아이핀은 또다른 주민등록번호에 불과하며 그 도입강제는 오히려 민간에 의한 '번호' 수집을 법률에 의해 보장하려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과도한 개인 정보 수집과 이용을 제어할 수 있는 (통합)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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