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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00년,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연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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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00년,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연극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4/07] 한국연극협회 박계배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근현대 연극이 뿌리 내린지 100년이 되는 햅니다. 1908년 이인직의 신극 '은세계'가 서울 원각사 무대에 올려지면서 우리 근현대 연극의 역사가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연극은 대중이 아닌 특정 소수인들의 관심 분야로만 여겨지고 있고 이런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연극협회 박계배 이사장을 초대해 한국 근현대 연극의 100년을 되돌아보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연극계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연극협회 박계배 이사장입니다. 박계배 이사장은 1955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82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고 77년 연극 <결혼>을 연출하면서 연극연출가로 데뷔했습니다. <오늘같은 날> <라쇼몽> <리타 길들이기> <상화와 상화> <진짜 신파극> <블루룸> <천년제국 1623년> 등 지금까지 40 여 편의 연극을 연출했으며 샘터파랑새극장장을 비롯해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이사, (사)아시아태평양프로듀서연합회 한국본부 이사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1991년부터 극단 서전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올해가 한국 연극 100주년인데요 무엇보다 연극협회 이사장으로 계시면서 재임 중에 맡으셔서 어깨가 무거우실 것도 같고. 소감이 어떠십니까?

▲ ⓒ프레시안

박계배 :
맞습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리 연극이 해방 전후, 그리고 전쟁을 겪고 산업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말 되돌아보면 숨가쁘게 격동의 세월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연극협회 이사장 임기가 3년입니다. 그런데 이 100주년이 때마침 제 임기 중에 맞게 돼서 참 영광스럽고 기쁘기도 하지만 어깨도 무거워지고 걱정도 앞섭니다. 100주년을 맞아서두 가지 우리 국민들한테 연극을, 연극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시키는 한 해를 만들어 보겠다. 그리고 또 찬란했던 우리 선배들의 에술혼, 또 잃어버렸던 연극정신을 다시 찾는 연극정신을 다잡는 한해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좀 더 연극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한국 연극 100년을 기념하는 출발점이 되는 작품이 이인직의 은세계... 1908년 서울 원각사 무대에서 올려졌다. 은세계라는 게 어떤 작품입니까?

박계배 : 은세계는 이인직의 신소설입니다. 그 당시 대한일보에 연재했던 자신의 소설을 자신이 각색해서 올린 연극인데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강원도 최병두라는 부자의 2대에 걸친 가족사를 통해서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새로운 개혁의 시대를 맞이하자라는, 개화사상을 고취한 내용의 작품입니다. 그 이전에 우리 구극 하면 전통적인 인형극이라든가 판소리, 가면극 등이 있는데 연극이란 용어를 사용해 공연한 건 이 작품이 최초입니다.

박인규 : 이 이인직이란 분이 물론 신소설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친일파란 얘기도 있고, 이른바 신극 또는 근대극이라고 할 때는 개인의 자각이라든가 가치적인 얘기가 들어가야 되는데 과연 우리나라 연극 100년의 효시로 꼽을 만한 작품이냐. 이렇게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박계배 : 그런 상징이라든가 그런 가치 쪽에서 본다면 다시 한 번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다시 한 번 얘기해볼 수 있는 작품이고 그러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1908년을 시초로 보지 않는 연극학자도 있고, 또 일각에서는 좀 전에 말씀하신 대로 어떤 가치적인 쪽에서 1920년대 농촌계몽 등 연극을 통해서 농촌을 계몽하러 다니고 연극활동을 하던 동경유학생들로 구성된 극예술연구회를 어떤 정신적 가치적인 쪽에서 그때부터 짚어봐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한 자리에 모아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우리가 포럼을 한 번 열 생각입니다 올 가을에.

박인규 : 근대성이란 측면으로 따지면 1920년대부터로 볼 수 있지만 어쨌거나 우리가 이인직의 은세계를 한국 근대연극의 효시로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계배 : 예. 시기적으로는 1908년에 신연극이라는 용어를 썼기 때문에 이걸 시초로 잡을 수밖에 없는 거죠.

박인규 : 어쨌거나 연극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어떤 행사들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박계배 : 저희는 크게 공연 행사와 출판, 그리고 기타 부대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는데, 출판은 저희가 한 1000페이지 분량의 굉장히 두꺼운 책이죠. 다섯 권 정도의 양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백 년 간의 공연사, 근현대극의 공연사와 인물사, 지역연극사, 정책사 등을 총망라해서 여태까지 연극이론서적들이 많이 나왔지만 일반 국민들이 교양서로 읽을 수 있게, 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해서 금년 12월 29일에 출판기념식을 가지려고 하는데요. 또 우리가 영문판을 하나 만들려고 합니다. 해외 나가보면 한국연극을 소개할 수 있는 책자들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 100년사를 서머리해서 영문판으로, 전 세계 대학도서관이라든가 문화원을 통해 보급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100년간의 한국연극사를 총정리하고 한국연극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 영문판도 만든다. 공연 쪽으론 어떤 게 있습니까?

박계배 : 바로 어제 저희가 개막공연... 100년을 여는 개막공연 '남사당의 하늘'이란 작품을 어제 마쳤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연극제가 인천에서 열리고요. 또 6월에는 그 당시 근대극 작가인 김호진, 박승희, 유치진 선생의 작품을 우리 40세 이전의 젊은 연출가들이 새롭게 만들어보는, 젊은 연극인들의 고전 넘나들기가 있고. 9,10월에는 전국의 소극장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지역 소극장들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젊은 연극인들에게 힘을 주기위해서 젊은 연극인들로 구성한 15개 광역자치단체를 통틀어 로테이션하는 동시다발적인 젊은연극페스티벌을 한 달 반 동안 엽니다. 그리고 12월에는 또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를 대표하는 대표연극 한 편씩이 서울 대학로에서 하루에 한 개 광역시도씩 돌아가면서 일종의 퍼레이드죠. 페스티벌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남사당의 하늘로 지난 3월에 100주년을 열었고 닫는 공연으로 12월 말에 역시 대학로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계획을 갖고 있는데 전국을 대상으로 작품공모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선정된 작품을 전체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봐서 범연극인 합동공연으로 작품을 끝내면서 101주년으로 이어지는 피날레가 계획돼 있습니다.

박인규 : 연말에 공연될 작품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죠?

박계배 : 네. 6월 말에 다 결정이 납니다.

박인규 :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스포츠로 치면 올스타전 같은 게 될 수 있겠네요.
굉장히 많은 작품이 공연될 텐데 혹시 그 중에서 연극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이런 건 꼭 보셔야겠다. 추천해 주실 만한 연극이 어떤 게 있을까요?

박계배 : 모든 작품을 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연극 100년을 맞으시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더욱 노력해서 국민과 함게하는 연극이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연극이 위기란 말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연극이 위기 아닌 적이 있었냐는 말씀도 하시는데 연극협회 이사장으로서 지금 한국연극의 문제점이라면 어떤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십니까?

박계배 : 저는 외부적인 것보다는 우리 내부적인 문제다. 우리 연극인들이 정말 위기를 느껴야 되는데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그런 대다수 연극인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정말 연극이 어떻게 그들과 소통하고 또 어떻게 살아남아야 될지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될 시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좋은 거 훌륭한 거 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거든요. 탁월한 거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우리 연극인 모두가 공유하고 그 위기의식을 우리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서 정말 수요층을 개발하고 좋은 연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그런 시점입니다.

박인규 :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말씀은 그 위기의 본질은 연극을 찾는 관객들이 줄어든다는 데 있는 겁니까 아니면 좋은 연극이 안 나오는 데 있는 겁니까?

박계배 : 두 가지 다입니다.

박인규 : 실제로 어떻습니까. 현황을 좀 보죠. 한 해에 연극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 얼마나 됩니까?

박계배 : 우리 전국을 지금 통계를 아직 못 내고 있습니다만, 작년도 서울 기준으로 연극만 450작품이

박인규 : 하루에 한 편 이상이네요

▲ ⓒ프레시안

박계배 :
그렇죠. 많이 올라가고 있는 거죠. 위기다 위기다 하면서 사실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품 관객수도 아직 집계가 안 되고 있는데 또 여기에 어린이를 위한 연극은 숫자에서 빠져 있습니다. 그것까지 치면 더 많은 작품이 될 거고요. 뮤지컬도 작년 한 해 서울에서 올라간 연극이 150편입니다. 그리고 난타, 점프 같은 비언어퍼포먼스가 50편. 그래서 합쳐서 한 200편. 상당히 많은 작품이 올라갔죠.

박인규 : 최근 수년 들어서 외국 유명 뮤지컬을 비롯해서 국내에도 뮤지컬 공연이 많다보니 연극을 보러 가실 분들이 오락적인... 적당한 표현인지 모르지만 뮤지컬 쪽으로 다 쏠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던데요...

박계배 : 뮤지컬과 순수연극이 자본으로 경쟁할 순 없습니다. 뮤지컬은 엄청난 투자들이 이뤄지고 산업화되고 있는 거죠. 그건 추세로 봅니다. 뮤지컬보다는 순수연극을 많이 봐라라고 관객을 호객행위를 할 수도 없는 거고. 결국은 연극이 갖고 있는 어떤 뮤지컬과 다른 연극의 정체성으로

박인규 : 연극만의 장점을 보여줘야 되는데

박계배 : 그렇죠. 그래서 마니아층을 형성해야 되겠죠. 그런데 사실 뮤지컬도 외화내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른 뮤지컬은 라이센스와 창작으로 정하는데 라이센스뮤지컬은 관객이 많습니다. 투자도 많고.

박인규 : 외국의 유명 뮤지컬 말씀하시는 거죠?

박계배 : 그렇죠. 로열티를 주고 하는, 우리 창작뮤지컬은 다 아시는 대장금이라든가 댄싱섀도우라든가 하는 창작뮤지컬은 많은 적자를 봤습니다. 창작뮤지컬은 계속 적자를 보고 있고요. 그래서 뮤지컬 쪽으로 보면 거기도 건전한 예술펀드가 조성돼서 창작뮤지컬을 좀 육성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어쨌든 제가 뮤지컬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뮤지컬이나 연극이나 다 우리 같은 식구들 아닙니까...

박인규 : 흔히 연극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이다. 그런 인식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통계를 보니 연극인 전체 연봉 평균을 내보니 50만원이란 말도 있고, 실제로 연극인들의 경제적 지위랄까 현실은 어떻습니까?

박계배 : 다르겠죠. 이런 얘기들을 하면 우리 연극하는 총각들이 결혼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딸 주시겠다는 부모들이, 연봉이 50만원인 사위를 얻고 싶은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단원 월급... 사실 연극은 어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같은 의식을 가지고 동인제로 모여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기 때문에, 월급을 주는 극단은 다섯 손가락 안에 아마 꼽을 겁니다. 그래서 얼마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50만원이 될 수도 있고 더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고

박인규 : 연극을 통해서 TV드라마나 영화로 진출해서 꽤 이름을 날리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분들이 연극을 중흥하는 이른바 스타마케팅의 주역이 될 순 없는 건가요?

박계배 : 그렇게 또 하고 있는 배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영화나 TV로 진츨해서 갑자기 뜨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바빠집니다. 그리고 연극을 하고 싶어도 소속사와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 때문에. 그런데 그런 와중에서도 1년에 한두 편씩 연극을 하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TV든 영화든 연극이든, 배우들이 그런 장르의 장벽을 넘어서서 넘나들면서 서로 교류해야 되지 않나

박인규 : 저희가 연극 관계하시는 분들을 몇 번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연극 출신으로 유명 배우가 되신 분도 있고 연극이 영화화돼서 크게 히트친 작품도 있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연극이 공연예술의 기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과는 관계 없이 정부지원이 중요하다, 말하자면 사회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거든요. 제가 또 언론보도를 보니까 정부 지원의 액수가 적은 건 아니다. 뭔가 제대로 효과적으로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을 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계배 : 연간 100억이다 150억이다 연극 쪽이. 그렇게 알고 있는데요, 지원... 중요하지만 제대로 지원을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데

박인규 : 제대로 하기 위해선 어떤 게 중요한 건가요?

박계배 : 일단 공급자 지원 쪽에서 보면 그냥 소액다건으로 여태까지 10년 이상 지원해 왔는데 이런 소액다건 지원이 결국 연극계의 자생력을 잃게 만드는 주범이 돼 있고 또 그런 인식들을 다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바뀌고 있더라구요.

박인규 : 그 말씀은 말하자면 골고루 나눠먹기 식인데 차라리 좋은 작품을 골라서 선택과 집중을 하자.

박계배 : 맞습니다. 지원제도를 그래서 바꿔야겠다는 목소리가 통일이 됐습니다. 여기에, 사후지원... 사전에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겠으니 지원해 달라는 페이퍼를 몇 장 만들어서 그걸 보고 평가해서 지원하는 건 의미가 없다.

박인규 : 지금은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박계배 : 네. 그런데 이제는 공연을 만든 걸 보고 잘 만든 연극에 큰 지원을 해주자. 이들이 더 나은 작품을 또 새로 만들 수 있도록. 아니면 지금 만들어진 작품을 더 갈고 닦아서 정말 장기적인 레퍼토리로 개발할 수 있도록, 그냥 로또 맞은 식으로, 아주 선택과 집중으로 가야겠다.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관에서도 그런 쪽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올해 안에 그런 방침이 정해질까요?

박계배 : 네.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는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 감독이 문화부장관이 되셨는데 이번에는 연극인 출신 유인촌씨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되셨어요. 연극계 입장에서는 말하자면 동업자 출신이 장관이 되셨으니까 기대를 하시고 계신 거 아닙니까?

박계배 : 기대가 많죠. 또 연극인 중에서 장관이 배출됐다는 게 자랑스럽고요. 장관께서도 너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지원, 아까 공급자 지원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인 지원. 그러니까 국민문화예술교육을 적극적으로, 그런데 예산운영이 그렇더라고요. 장기간 어떤 2,30년 후를 바라보고 벽돌을 쌓는 것보다는 단기간에

박인규 : 재임 중에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시겠지요 아무래도

박계배 :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 지금 한 2,30년 동안 계속 정책이 그래왔죠. 그러다 보니까 30년 전에도 관객이 없었고 20년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똑같은 얘기를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국민들 문화예술교육... 정말 롱텀을 가지고 해서

박인규 : 지금 말씀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연극이 공급과잉이다. 공급은 많고 보시는 분은 별로 없다. 제가 옛날에 보니까 연극을 보러 가시면 쿠폰 같은 걸 드리기도 하고 싸게 할인도 해드리고, 이런 것들이 방법이 됩니까? 수요자 계발을 위한 복안으로서

박계배 :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어려서부터 청소년기까지 극장을 자꾸 드나들게

박인규 : 연극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 ⓒ프레시안

박계배 :
그렇죠. 친해져야 되거든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아동 청소년기 때 연극과 친해지면, 지금 동유럽이나 남미 이런 데는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저녁때는 극장들이 꽉꽉 차거든요. 학습이 돼 있기 때문에. 이런 긴 안목을 가지고 국민들 문화예술교육에 좋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우리에게 수요자를 늘려주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3분의 1이 어린이들인데 우리 어린이 전용극장이 하나가 없습니다. 어린이 전용극장도 필요하고. 또 연극인들이 춥고 배고프지만 정신 하나로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정신을 세워줄 수 있는 연극박물관을. 국공립, 그리고 학교법인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 지금 302개로 기록돼 있는데 공연예술박물관이 없습니다 하나도. 그런 문제. 그리고 어쨌든 요즘 문화산업 문화산업 하는데 문화와 문화사업을

박인규 : 연계시킬 수 있는

박계배 : 아니, 산업에 치중하다 보니까 문화와 문화산업을 구별해서. 기초예술은 단기간에 뭔가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긴 안목을 갖고 문화에 투자를 하고, 거기서 나중에 제대로 쌓이고 쌓이면 거기서 엄청난 산업적인 요인들이 탄생될 수 있는 거거든요.

박인규 : 어린이 전용극장이나 공연예술박물관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연극의 인프라 스트럭쳐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것과 관련해서 최근에 연극인들이 정동극장, 또 명동예술극장을 연극 전용극장으로 쓰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잘 될 것 같습니까?

박계배 : 잘 되겠죠. 어쨌든 연극 100주년인데 아직 연극 전용극장이 없다는 게 좀 안타까운데요, 어쨌든 그래서 저희가 지난 3월 27일에 100주년 기념식을 하면서 정동극장과 명동예술극장을 연극 전용극장으로 되돌려 달라는 선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올 1년 동안 그 운동을 범연극인 차원에서. 왜냐면 정동극장은 우리 신극이 출발한 원각사를 복원한 장소고, 또 명동예술극장도

박인규 : 예전에 국립극장이라고 해서

박계배 : 네. 연극이 주도를 해왔던 명동예술극장을 우리한테 되돌려줘서 정말 명동예술극장을 우리가 명품극장으로, 명작극장으로, 정극 위주의 공연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박인규 : 연극인들의 염원들이 잘 해결되기 바라고요. 한국 연극 100년을 맞아서 한국 연극인들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될 시점인데,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간단히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계배 : 일단 연극과 좀 친해지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 연극 보시는 분들은 좀 낯설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자꾸 가서 보다 보면 작품을 고르는 선별능력도 생기고. 그리고 기대 이상의 것들을 연극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년에 단 두 시간만이라도 인생과 자기와 가치와, 이런 것들을... 진지해져 보는. 1년에 두 시간 정도 진지해져보는 시간을 가져달라. 거기에 맞춰서 우리 연극인들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연극 만들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뭐든지 사랑과 칭찬이 있을 때 잘 큰다고 하는데요 우리 국민들이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연극무대를 찾으면 한국연극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계배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연극협회 박계배 이사장을 초대해 한국 근현대 연극 100년을 되돌아보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연극계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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