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3일 자사 기자 성희롱 논란에 대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해당 기자와 MBC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MBC는 이날 오전 송재종 보도본부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와 관련 정 의원 본인이 직접 나서 해당 기자와 MBC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MBC는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라는 정 의원의 해명에 대해 "우리가 가진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본의 아니게 손이 얼굴에 닿은 상황은 전혀 아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MBC가 가진 동영상에는 정 의원이 왼쪽 손으로 김 모 기자의 오른쪽 볼을 쓰다듬고 톡톡 친 장면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는 성희롱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MBC 보도제작국 윤능호 부장은 "아직 동영상 공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일단 정 의원의 직접 사과를 요청한 상황이고 총선이 임박한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기자도 동영상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MBC노조 "정몽준 씨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 "정몽준 씨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즉각 공직 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MBC 노조는 "김 기자는 '당시 심한 모욕감을 느꼈고 성적 수치심도 느꼈다'고 말했다"며 "여성의 얼굴에 함부로 손을 댄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자 심각한 모욕 행위"라고 비판했했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정 씨의 대응"이라며 "기자의 보고를 받은 담당 부장은 어제 저녁 정 씨의 측근에게 정 씨와의 직접 통화를 요청했지만 정 씨는 응하지 않았다. 대신 정 씨의 특보와 보좌관 등 3명이 MBC를 찾아와 '의도하지 않게 손이 살짝 닿았다'고 잡아 떼면서 MBC가 촬영한 화면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사과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보를 캐러 온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당시 MBC가 촬영한 화면이 정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성희롱과 모욕적 행위에 이어 새빨간 거짓말까지, 과연 정몽준 씨는 공직자의 자격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이들은 "정몽준 씨는 자신의 행위를 솔직히 인정하고 직접 찾아와 당사자와 MBC에 공식사과하라. 한나라당은 정 씨를 제명하고 그의 후보직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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