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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000개 뜰개로봇이 바다 속을 지속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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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전 세계 3000개 뜰개로봇이 바다 속을 지속 관측"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3/27] 한국해양연구원 석문식 박사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공장 등 여러 생산 현장이나 의료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바다 속에서 해양을 관측하고 분석하는 로봇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전 세계 바다 속에는 3000개나 되는 ARGO 뜰개 로봇들이 해양 환경의 변화와 이상기후 예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국제 ARGO운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국해양연구원 석문식 박사를 초대해 ARGO 뜰개로봇이 어떤 역할을 하고 또, 그로인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해양연구원 석문식 박사입니다. 석문식 박사는 1952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74년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했고 85년 프랑스 파리 6대학에서 해양물리학 및 기상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7년부터 한국해양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해양환경기후연구본부장과 해양물리연구단장, 해양응용물리연구실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과 해군해양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고 해양수산부 해양과학기술연구회 전문위원과 기후변화협약 전문연구협의회 의장, 한국해양학회 부회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해양학과 해양기상학 협력을 위한 국제기구인 JCOMM 한국대표와 북태평양해양과학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아르고운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 아르고라는 게 뭔지 청취자들이 잘 모르실 것 같아서, 아르고 프로그램이라는 게 뭔지 좀 소개해 주시죠.

석문식 : 아르고는 ARGO라고 약자로 쓰는데, 국제공동해양연구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하면서 이 일을 수행하고 있는 로봇장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건 해양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생소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만, 아르고 3천 대 달성의 의미라는 건 해양학에서 아주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우리가 화성에 물이 있다 없다, 생명체가 있다 없다, 이런 일에 큰 흥미를 갖고 매스컴에서 널리 보도도 합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아르고 3천 대 달성이라는 것이 화성의 생명체 존재 유무를 확인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뉴파인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우선 아르고가 로봇이라고 말씀하셨고 전 세계 바다 속에 3천 개가 있다. 아르고라는 로봇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 ⓒ프레시안

석문식 :
바다를 우리가 3차원 덩어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해양학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예를 들면 물고기가 좋아하는 깊이가 있을 수 있겠다는 건 쉽게 수긍이 가능하겠죠. 실제로 물고기는 자기 생존의 문제인 까닭으로 좋아하지 않는 환경조건에서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좋아하는 조건을 찾아서 따라다니게 돼 있습니다. 그럼 어디가 무엇이 좋아하는 것이고 어떤 환경인자가 그곳에 있는가 하는 걸 알기 위해서는 그 중간층의 물의 시료를 채취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어야 되는데.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보면 아래 위의 물과 섞이지 않고, 아무런 훼손도 안 되고 어느 중간층에서의 물 시류를 채취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예를 들면 수심 500미터에 있는 물을 떠오자, 그걸 아르고가 한다는 겁니까?

석문식 : 예. 그래서 이렇게 바다의 물을 3차원 덩어리로 분석하는 것이 해양학에선 가장 기초적이고 가장 기반적인 일이 될 텐데 여기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르고 로봇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은, 바다라고 하면 수심이 낮게는 몇 십 미터부터 깊게는 만 미터까지 가는데 각 수심마다 있는 물의 온도라든가 염분이라든가 그런 걸 아르고가 측정한다. 아니면 채취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아르고는 표층에서부터 깊은 수심으로까지 잠수를 해서 자기가 있는 위치의 수온과 염분의 값을 메모리에 저장했다가 표면에 나타나서 인공위성과 교신해서 송수신을 해서 육상으로 전달하게 됩니다.

박인규 : 최대 몇 미터나 들어갑니까?

석문식 : 최대 도달깊이는 2천 미터로 지금 통상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더 깊을 수도 있는데, 통상 2천 미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런 식으로 전 세계 바다 속에 아르고라는 로봇이 수심 2천 미터까지 들어가서 특정한 수심의 온도가 얼마고 물이 어떤 거고 이런 걸 인공위성으로 쏜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식의 아르고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는 뭡니까?

석문식 : 이게 전 세계 바다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너무나 넓고 깊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의해서 표면은 쉽게 관찰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바다 표면은 알 수 있지만

석문식 : 네. 그런데 바닷물은 3차원 물덩어리인 까닭에 우리가 깊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면 바다를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넓은 바다에 3천 대라고 하지만 충분하지는 못하고 겨우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아르고 뜰개로봇을 전 세계 바다 속에 심어서 관측하자, 그런 프로젝트가 98년도에 제안돼서 작년 말에 3천 개를 채웠다고 들었는데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98년도부터 국제협력기구를 통해서 논의되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착수된 건 2001년도부터입니다. 그래서 6년에 걸쳐서 전 세계 30여 개 국가가 노력을 기울여서 작년 11월 초에 아르고 3천 대를 달성했습니다.

박인규 : 그 30개 나라 중에 물론 우리나라도 참여한 거겠죠?

석문식 : 그렇습니다. 미국이 큰 나라로서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을 표방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아주 높이 평가할 정도로 많은 참여를 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나라 주변의 바다에도 아르고 뜰개로봇이 있겠네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주변 중에서 동해의 기상연구소와 한국해양연구원이 각각 뜰개를 투하했는데 지금 현재 60여 대의 뜰개가 동해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 동해에만 있습니까? 서해나 남해에는 없습니까?

석문식 : 서해와 남해에서는 수심이 너무 얕아서 아직까지는 뜰개를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해역이고, 뜰개가 사용 가능한 해역이 동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하긴 천, 2천 미터 들어간다니까 서해는 수심이 얕죠

석문식 : 천 미터, 2천 미터 층까지 관찰하는 장비기 때문에 얕은 층에서는 수산조업활동, 어업활동에 의해서 훼손될 위험이 많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나라 동해바다에 있는 아르고 뜰개로봇들이 전송하는 여러 가지 해양에 관한 자료들은 어떻게 활용되는 겁니까?

석문식 : 예. 해양 깊은 수심층에서 광범위하게 획득되는 자료는 무엇보다 기후변화연구에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령 동해바다도 점점 더워지고 있다는 관측보고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만, 그런 현상을 분명하게 명확하게 잡아내기 위해서는 좀 더 밀도있는 관측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르고 관측이 좋은 자료로 이용될 겁니다.

박인규 : 동해바다에 아르고 뜰개로봇이 투하된 건 언젭니까?

석문식 : 저희가 1998년도부터 동해에 투하하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아르고 뜰개를 동해에서 사용하게 된 건 국제 아르고프로그램이 시작한 2001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투하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한 7,8년 정도 자료가 축적된 건데 그동안의 관측자료를 봐서 실제로 동해의 수온이 올라가고 있다, 이런 결론이 지금 나올 수 있나요?

석문식 : 지금 바다의 수온이 아주 적은 양이라도 올라간다는 건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닷물은 쉽게 짐작하시더라도 섞이고 순환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동해의 깊은 바다에 있는 물이 표면으로 나타나서 대기와 접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우리가 순환시간이라고 부르는데, 그 순환시간이 동해 같은 경우는 한 수천 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동해바다 맨 끝에 바닥에 있는 물이 표면으로 나오려면...

▲ ⓒ프레시안

석문식 :
표면으로 한 번 나오는 순환시간이 수천 년 걸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태평양이나 대서양 큰 바다의 경우는 수만 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평양이나 대서양 같은 이런 대양이 기후변화를 느끼는 것보다 동해가 더 빨리, 순환시간이 짧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효과가 훨씬 더 빨리 감지되고 빨리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동해의 지구온난화 수온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건 특기할 사항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박인규 : 수온상승이 지금 입증이 된 겁니까?

석문식 : 동해에서 수온상승은 아주 명확하게 입증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순환속도가 짧기 때문에 지구의 변화를 좀 더 빨리 쉽게 정확하게 나타낸다고 볼 수 있죠.

박인규 : 많은 분들은 그럼 아르고프로젝트라는 것이 2001년도부터 본격 가동됐으면 거기서 나온 여러 자료들을 가지고 지구환경변화나 지구온난화 그런 걸 연구하는 데 실질적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가, 그런 궁금증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석문식 : 아르고의 성과라면 아르고 3천대를 달성했다는 것 자체가 성과입니다.

박인규 : 일단 전 세계적 관측망을 만들었다.

석문식 : 네. 지금부터 이번에 영국에서 있었던 아르고 운영회의에서도 거론된 내용입니다만, 달성한 것이 목표가 아니고 이 달성된 관측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만 해양현상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일이고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박인규 : 로봇이라고 하니까, 과학적으론 어떤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은 그 로봇은 어디서 만들고 예를 들면 비용이 얼마나 되느냐, 이런 관심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석문식 : 국제적으로 공동으로 사용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표준화돼 있는 성능을 갖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두 개 회사하고 프랑스의 한 개 회사가 제작하고 있고, 전 세계 국가들은 그 표준화된 로봇을 구입해서 자기들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겁니다.

박인규 : 참고로 한 대 당 가격은 얼마나 됩니까?

석문식 : 한 대 당 가격은 운영비를 포함해서 3만 불 정도, 즉 3천만원 정도 됩니다.

박인규 : 그럼 그 아르고 뜰개로봇이 계속 물속을 왔다갔다 하는 겁니까?

석문식 : 예. 뜰개로봇의 작동원리는, 부레라는 게 달려있어서 그 부레를 작동시켜서 상승하고 하강하게 되는데

박인규 : 공기를 넣으면 뜨고 빼면 가라앉는 모양이죠?

석문식 : 유압부레입니다. 기름을 넣어서 부피를 늘렸다가 줄여서 상승시키고 하강시키는 것인데, 지금 현재 국제 아르고프로그램에서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열흘에 한 번 주기로 표층에 떠올라서 자료를 송신하도록 준비돼 있습니다.

박인규 : 열흘 동안은 바다 속에 잠겨있다가 한 번은 나와서 송신하고 그런 식이군요.
지금 이 아르고 관측망을 유지 보수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하셨는데요, 뜰개로봇의 수명이 한 3,4년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3,4년 수명밖에 안 되는 뜰개를 매년 8백 대 정도를 투하해야 3천대가 유지됩니다.

박인규 : 3천 대니까 4분의 1을 매년 갈아줘야 되는군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매년 8백대를 각국이 나눠서 투하를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매년 30대를 투하함으로써 3천대가 항상 유지되고 자료가 획득되는 겁니다.

박인규 : 그 비용은 각국이 다 대는 겁니까?

석문식 : 네. 기본적으로는 참여하는 국가에서 자신들의 뜰개운영비용을 다 부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아르고운영회의에 참석하셨는데요, 물론 아까 말씀하시면서 아르고 관측망의 유지, 관리, 그런 얘기를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하게 구체적으로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석문식 : 3천 대의 목표라는 게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국가에서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해서 6년에 걸쳐 이뤄졌던 성과물인데 그러다 보니 굉장히들 지쳐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기로서 이 3천 대의 목표달성을 쭉 유지할 수 있도록 다짐의 모임이 주된 논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국내 주변 바다에 있는 아르고로봇의 관리, 이런 것들은 지금 석박사님의 책임하에 있는 겁니까?

석문식 : 우리나라의 아르고 연구는 해양과 기상부문으로 나눠서 기상연구소에서 부분적으로 담당하고 있고, 저희 해양연구원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기상청에서도 아르고로봇의 자료를 활용하나요?

석문식 : 기상청에서 일기예보를 위해서 실시간으로 자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즉 서태평양의 많은 아르고 뜰개의 자료가 태풍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서태평양에서 많은 아르고 뜰개 자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동해바다에 있는 자료만 쓰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오는, 특히 태풍과 관련해서는 태평양에서 오는 자료들을 활용하고 있군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서태평양은 특히 기상연구소에서 실제로 연간 10대 정도씩 투하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반인들도 아르고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볼 수 있다고 하던데요. 물론 기상학이나 해양학을 아는 분이어야겠지만. 일반인들이 아르고 자료를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석문식 : 그렇습니다. 아르고는 무한공개를 대전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촌 시민 모두에게 공개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걸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오늘날 국제공동연구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웹사이트를 통해서 자료를 확보할 수 있고, 이런 자료의 활용은 수산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중요한 원양어업에서의 조업정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박인규 : 수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군요. 말하자면 어느 지점 어떤 종류의 고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예측 가능한가보죠?

석문식 : 그렇습니다. 참치선단 같은 경우 요즘 제주도 근해까지 참치가 많이 몰려와서 놀라움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참치선단이 이런 아르고 자료를 활용할 경우 굉장히 효과적으로 조업을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웹사이트 주소가 어떻게 됩니까?

석문식 : argo.kordi... 한국해양연구원을 코르디라고 합니다. argo.kordi.re.kr로 하시면 우리나라 아르고 자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르고 자료를 접속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여기 들어가시면 자료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르고 관련자료를 다 볼 수 있다.
저희가 알기로는 엘니뇨현상처럼 바다의 변화가 우리 기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얘기를 상식적으로 듣고 있는데요. 바다, 해양을 심층까지 관측하고 모니터링하는 게 왜 중요한지. 기후 외에도 다른 것과도 관련이 있겠죠. 아르고 뜰개로봇을 이용한 3차원 덩어리로서의 바다를 관측하는 것이,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참치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프레시안

석문식 :
우리가 단순히 피상적으로 보더라도 바닷물이 순환한다는 건 쉽게 알아치릴 수 있겠습니다. 깊은 바다의 심층수가 돌고 돌아서 포면으로 나와서 표면의 대기와 만나기 위해서는 수만 년이 걸린다는 건 정설로 돼 있습니다. 저 깊은 바다는 매우 차갑겠습니다. 거기서 해양의 열저장량은 상당히 큽니다. 그 열저장용량도 크기 때문에 지구 기후변화의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이게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바다가 3분의 2 이상 된다는, 그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이 지구 기후변화에 있어서 그 자체, 몸체로서 인식되지 못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이 해양에 어떻게 나타나는가 하는 이런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기후가 해양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해양의 변화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그러면?

석문식 : 해양 자체가 기후변화의 몸체입니다. 해양의 변화나 대기의 변화가 바로 기후변화 그 자체기 때문에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박인규 : 그렇게 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에 비해서 해양변화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건가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그 미흡하게 된 이유로 저는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 육상이다 보니 육상 주변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에 의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해양을 충분히 잘 알지 못하다 보니 해양의 효과는 현재 알고 있는 수준에서 적당히 처리해서 해양을 간주해서 문제를 보다 보니까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기후변화에서 바다, 해양이 갖는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군요. 그런 식으로 본다면 앞으로 바다에 대한 연구가 더욱더 많이 돼야 될 것 같은데, 해양수산부가 통폐합이 돼버렸어요. 작년인가,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 그 분 말씀이, 일본은 해양관련부서가 청 수준이었는데 우리나라가 부가 되는 걸 보고 거기서 승격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런 말씀을 들었는데 우리는 오히려 다시 통폐합을 시켰어요. 해양학자로서 약간 안타까우시겠어요.

석문식 : 그렇습니다. 해양연구는 우리가 산업화나 수익성을 따질 수 있는 그런 것보다는 훨씬 공공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그래서 공공성이 분명하다면 국가가 앞장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박인규 : 국가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 서울대에 해양학과가 1968년도에 처음 생겼고 올해 이제 만 40년이 됐는데, 그동안 국내에서, 정부나 사회에서 해양학에 대한 지원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으시다면 차제에 말씀을 해주시죠.

석문식 : 저희가 생각할 때 해양 분야 중에서 어떤 부분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충분히 발전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그 전망이 보일 때는 민간자본이 앞다퉈서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이전에는 국가가 능력에 맞는 만큼 공공적인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산업화까지 나아가기 이전 단계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제 아르고 뜰개로봇이 전 세계에 3천 개가 깔려서 앞으로 해양학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 또는 해양학 연구과 관련해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석문식 : 요즘 일기예보의 부정확성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만, 그 인과관계가 왜 그런가 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살펴봐야 될 이야기일 겁니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위해서는 기상학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관측시스템이라든지 예측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과 유사하게 해양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해양예보의 가장 기초가 되고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해양 그 자체를 모르면서 해양응용산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먹구구식 아니겠습니까?

박인규 : 바다를 제대로 모르고는 단기적인 일기예보는 물론 장기적인 기후변화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바다에 대한 좀 더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석문식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국제ARGO 운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국해양연구원 석문식 박사를 초대해 ARGO 뜰개로봇의 역할과 기대효과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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