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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례대표 '줄사퇴'로 31명만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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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례대표 '줄사퇴'로 31명만 등록

당 일각 '마구잡이' 충원 시도, 박재승 제재로 무산

통합민주당의 계파안배형 비례대표 공천 후유증이 결국 '줄사퇴'란 불상사를 낳았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비례대표 40명의 명단을 발표했으나 후순위에 배정 받은 후보 9명이 심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잇따라 사퇴, 26일 선관위에는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명단을 제출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정대철 아들 "비례대표 약속받고 지역구 내줬는데…"
  
  비례대표 24번을 배정받은 정대철 고문의 아들 호준 씨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9∼20일 손학규 대표와 강금실 최고위원으로부터 '중구에 정범구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대신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배치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4년간 공들여온 지역구를 양보했으나 당선권과는 먼 순위가 일방적으로 확정발표 됐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정 씨는 중구에 단수후보로 신청했으나 이 지역이 전략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지역구를 정 전 의원에게 넘겨줘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 안정권을 보장받았다는 것이 정 씨 측의 주장인 것이다.
  
  실제로 당 내에서는 정 씨가 4번 혹은 6번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비례대표 심사를 맡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절대 안 된다"고 버티면서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후문이다.
  
  비례대표 연임에 도전했다 탈락한 부산 출신의 윤원호 의원(당 여성위원장)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도당 여성위원장 등 유능한 당내 여성인사들이 신청했음에도 20번안에 단 한 명도 들어가지 못한 데 대해 분노와 충격을 느낀다"며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고 통발을 버림)하는 손 대표는 공천 기준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당선권 안에 계보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정동영계 인사들이 "손학규와 박상천의 나눠먹기식 공천"이라며 불만을 드러냈고, 11번에 안배된 김상희 최고위원 역시 다른 시민사회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배제된 데 반발, 이날 아침 비례대표 조찬 회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광주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화갑 전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지난 연말 사면복권 된 직후 손학규 대표와 만나 민주당에 입당하기로 합의했고 그 때 '위상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손 대표와의 비례대표 거래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비례대표에 대한 약속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하기 전에 손 대표와 통화했지만 어렵다는 말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선관위 등록 전까지 후보직을 사퇴한 9명의 충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도부가 예비후보 명단 순서와 관계없이 측근 심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례대표 심사 자체가 공신력 논란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예비명단에 없던 후보들로 결원을 메우려던 일각의 움직임은 박재승 위원장의 제재로 무산이 됐고 결국 민주당은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31명의 명단을 선관위에 등록하는 것으로 비례대표 선정 절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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