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을 둘러싼 여권 내 계파싸움이 '권력암투'로 비화되면서 총선 표를 갉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거취 갈등이 한창이던 23, 24일 각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고 이 부의장은 물론 이번 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도 이번 총선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총선에 출마키로 최종 입장을 정하면서 악화된 여론의 향배가 어디로 흐를지 주목된다.
이상득·이재오 '동반사퇴' 요구 높아
<SBS>가 24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화여론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4.4%로 반대 28.9%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사람은 26.7%였다.
이재오 의원이 공천 갈등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찬성이 48.7%로, 반대 29%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사람은 22.3% 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공천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응답이 62.9%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한나라당내 공천갈등이 이번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 약간 불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43.4%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에 매우 불리할 것, 별 영향이 없을 것 등의 순이었다.
공천에 대한 불만은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어떤 정당의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란 질문에 한나라당 36.7%, 통합민주당 15.6%, 친박연대 5.6%, 자유선진당 4.5% 등의 순이었다. 지난 2월 초 실시했던 같은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51%였던 것과 비교할 때 한 달 반 새에 지지율이 15%포인트 가량 폭락했다.
같은 날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이 불공정했다는 응답이 57.5%로 공정했다는 응답 23.4%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 부의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공천을 반납해야 한다는 응답이 76.6%로 압도적이었고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경남·울산에서 이 부의장이 공천을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최재천-진수희, 박영선-고경화 '접전'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에 불리한 여론 흐름 덕에 수도권 격전지에서 비(非)한나라당 후보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한겨레>가 23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봉 갑에서는 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35.6%를 얻어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22.9%)를 비교적 큰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변인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성동 갑에서는 민주당 최재천 의원이 26.7%,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22.9%를 얻었다.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이 출마한 고양 덕양 갑에서는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가 28.6%를 얻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심 의원이 15.0%, 민주당 한평석 후보가 11.2%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날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포 갑에서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39.0%를 얻어 한나라당 강승규 후보(31.5%)를 앞서고 있었다.
용인 수지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선교 의원이 35.8%로,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30.4%)을 앞섰다.
양 당 비례대표 여성 의원 간 대결이 벌어진 구로 을에서는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30.3%대 26.8%로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
다만, '형님 공천' 파동의 한 축으로 지목되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경우 서대문 을에서 52.5%의 지지율을 기록, 민주당 김영호 후보(15.7%)를 큰 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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