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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상천, '공천 逆혁명'으로 방향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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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상천, '공천 逆혁명'으로 방향 선회

박재승 연락두절…孫 "위원장 없어도 심사 준비하라"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추천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 간 갈등이 20일에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심화되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일부 위원들의 교체를 요구하며 이틀째 연락을 끊고 심사에 손을 놓고 있어 막바지 공천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후보등록일(25~26일)을 코앞에 두고 공심위가 공전되자 지도부 한켠에서는 '공심위 해산' 등 파행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공심위 해산'으로 '박재승 효과' 말아먹나
▲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공심위의 주장을 반박하는 손학규 대표, 오른쪽엔 박상천 공동대표.ⓒ연합뉴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선정한 비례추천위의 구성은 공동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와 권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공심위의 반발을 일축했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전날 최고위원회가 비례추천위원회를 일방적으로 구성해 박 위원장에게 그 명단을 팩스로 전송한 데 대해 "공심위더러 물러나라는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손 대표는 "이것은 결코 공심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고 공심위의 활동과도 관계가 없다"며 "비례추천위원장은 공심위원장이 겸임하지만 위원회 구성은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권한"이라고 못 박았다. 박상천 대표도 "비례대표심사위원 선정은 당규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거들었다.

손 대표는 특히 공천에서 금고형 이상 부정·비리전력자 기준에 걸려 공천에서 배제된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비례추천위원으로 선임된 데 대해서도 "이 분들은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개인의 구제나 신상과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오히려 "비례추천위 구성에 대해 공심위원장이 의견을 달리한다고 하더라도 공심위 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일을 홍보간사가 기자회견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박 위원장과 박 간사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비례대표 추천을 광범위한 '공천심사'의 영역으로 보고 있는 박 위원장과 비례 추천권만은 최고위원회가 쥐고 가려는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간의 시각차가 적지 않은 것이다.

박경철 홍보간사는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신 총장과 김 최고위원을 비례대표추천위원으로 집어넣어서 통보하겠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라도 공찬 탈락자 일부를 구제하겠다는 마지막 결론을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천배제자 기준 마련, 호남 물갈이 등 공천 과정 내내 심화돼 온 양측 간 갈등이 공천 막바지에 표면화된 것인 만큼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간사는 "전략공천도 현재까지 선거를 얼마 며칠 놔두고 있지 않지만 아직까지 전략공천 지역에 후보명단을 저희들이 받지 못했다", "여러 가지 경로로 이제 공천이 마무리 됐으면 굳이 공심위가 유지될 필요 있느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등 공심위를 견제하는 당내 기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미 전날 회의에서 박 위원장이 "사퇴 성명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공심위 측의 반발이 만만찮은 가운데, 손 대표도 양보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손 대표는 "지금 현재 비례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심위원장이 연락이 안 되는 상황"라며 "비례대표 심사 일정이 촉박하므로 김영주 수석사무부총장이 간사 역할을 맡아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지시했다.

연락 끊은 박재승

박 위원장은 전날 저녁 늦게 "내가 이상한지 정신감정을 받아봐야겠다"며 당사를 떠난 후 이날 오전까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최악의 경우 박 위원장과 일부 외부출신 공심위원들이 사퇴를 선언하고 공심위가 공중분해 된다면, 그간 민주당에 회생의 빛을 비쳐왔던 '박재승 효과'는 없던 일이 되고 만다.

특히 박재승 위원장의 주도권을 묵살한 비례대표 공천이 계파 안배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고 30% 내에서 지도부가 비례대표를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낙천자 구제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우려다.

게다가 박재승 공천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비리인사 낙천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키로 하는 등 공천 '역(逆)혁명' 분위기도 완연히 무르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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