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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홍위병' 노릇하느라 '장관일'은 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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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홍위병' 노릇하느라 '장관일'은 딴전?

문광부 내부 비판…"행정 공백으로 한 달 놀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한 달이 다 되도록 인사 발령을 내지 않아 행정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취임 이후 연일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기관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느라 정작 장관의 기본 업무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문광부 공무원노조 "지난 1개월을 행정 공백으로 날렸다"

문화관광부 공무원노조는 18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바란다'라는 성명에서 유인촌 장관이 취임 이후 한 달이 다 돼가는데도 인사 발령을 내지 않는 등 장관 업무에 소홀해 막대한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 성명은 노조가 이날 문광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외부에 정식 발표되지는 않았다.

노조는 성명에서 "장관 취임식이 있은 날로부터 벌써 1개월이 다 돼 가는데 문화체육관광부에는 공식적으로 장·차관 및 홍보지원국 직원만 있다"며 "지난 1개월을 행정 공백으로 고스란히 날려버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라고 할 것인데, 어떻게는 차치하고 대체 언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조차 많은 조합원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문광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에 따라 당초 팀제에서 실·국 체제로 바뀌면서 인사 발령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조직 개편안과 관련 업무가 다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유인촌 장관이 인사 발령을 미뤄온 것.

문광부의 공식 설명은 실·국장급 등 고위 인사 배치를 두고 유 장관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안팎에서는 유 장관이 자신의 '코드'에 맞는 큰 폭의 물갈이를 준비 중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내부의 압력에 못 이겨 18일 발표된 인사 발령에서도 실무를 총괄하는 국장급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문광부 인사과의 한 관계자는 "국장급 인사 등 고위 인사의 경우에는 우리 부서 뿐 아니라 여타 부서에서도 임명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고위급 인사 발령을 무작정 기다리기 어려워 18일 국장급을 제외한 여타 직원들의 발령을 먼저 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만 컴퓨터 못 썼나…문광부도 못 썼다"

인사 발령이 미뤄지면서 내부 행정 처리에 차질이 생겼음은 물론이다. 문광부 직원은 일단 '기존 행정체제에 따라 소관업무를 처리한다'는 내부 지침에 따라 급한 업무를 처리해왔지만 예산 결정 등 중요한 업무는 미뤄왔다.

한 문광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컴퓨터를 못 썼다고 하던데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인사 발령이 나지 않아 전자 결재 시스템을 쓰지 못하고 일단 종이 문서로 결재하고 이 문서를 스캔해 보관하는 식으로 업무를 처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특히 문제는 예산 처리 문제. 문광부 기획재정담당관 관계자는 "그간 각 부서마다 시급한 예산 처리를 제외하고는 예산 집행 등은 최소화해온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게다가 문광부 규정상 5000만 원 이상 예산 집행은 아직 인사발령이 나지 않은 국장급 직원의 결정이 필수적이라 문광부 업무가 정상화 되려면 더욱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문광부 관계자는 "문화관광부 소속 인원만해도 621명이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그 산하기관 인원은 총 1748명"이라며 "2000여 명의 공무원 및 관계자가 인사 발령을 못 받아 사실상 한 달간 그저 논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인촌, 장관으로서 개념이 없다"

사실 문광부 내에는 유인촌 장관이 나서서 '노무현 정부 인사 적출론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불만이 적지 않다. 조직 일각에서는 "저렇게 청와대에 휘둘리는 한 장관직에 오래 못 버틴다"는 얘기까지 돈다는 후문이다. 18일 노조의 성명도 이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나온 것.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지금은 문화부의 미래와 비전을 그려야 할 때임에도 정쟁에 휩쓸려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어 문화부 구성원 전체가 걱정하고 있다"며 "일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면 정말 곤란한 일이다. 한발 물러서 겸손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문광부 관계자는 "국정홍보처를 폐지하고 문광부와 통합하더니 문광부를 거대 국정홍보처로 만들 모양"이라며 "내부적으로 유인촌 장관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회와 청와대 사이를 조율해야 할 장관으로서의 개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또 유 장관이 앞장서서 산하 기관장들을 공개적으로 맹비난하며 몰아대는 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다른 관계자는 "유 장관은 이들을 '망나니'처럼 취급하지만 사실상 문화계 대선배들 아니냐"며 "설령 '코드'에 맞춰 교체를 하더라도 예우를 갖춰 조용히 내보낼 방법도 얼마든지 있는 것인데 저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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