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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막 나가는 유인촌' 총선에 역풍 될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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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막 나가는 유인촌' 총선에 역풍 될라" 경고

"유인촌 방향 잘못 잡았다…총선서 '도덕적 우위' 뺏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17일 청와대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주도하는 '코드 청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초 안상수 원내대표가 '좌파 적출론'을 내세우고 청와대, 유인촌 장관이 호응할 때만 해도 '정치적 관행'이라고 미화하며 동조했던 언론들이다.

이들 언론은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신현택 서울예술의전당 사장, 이해성 조폐공사 사장 등이 사직하고 유인촌 장관이 "코드 인사들 빨리 나가지 않으면 문제점 다 밝히겠다"며 협박까지 서슴지 않자 태도를 바꿔, 유 장관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국민 여론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라'는 식의 칼럼을 내보내, 이들 언론의 유인촌 장관 입단속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조선일보> "장관이 엄포성 발언을 하는 것은 흉하다"

<조선일보> 박은주 엔터테인먼트 부장은 '코드 뽑은 자리에 누굴 꽂을까'라는 글에서 "결국 코드 맞추는 데 팔 걷어붙이고 나섰던 인사들은 버티고 애매한 사람들이 먼저 손들고 나가겠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임기제' 산하기관장을 문화부 장관이 나서서 '윽박지르는' 비문화적 상황을 벌인 것을 '그럴 만했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코드' 인사들이 버티고 있는 건 추하고, 장관이 엄포성 발언을 하는 것도 흉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상황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 빈 자리를 메울 새로운 '새 인사'다"라며 "대체 그 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게 될까. 지금의 '비문화적 방식의 몰아내기'가 과연 '코드'로 왜곡됐던 문화계를 바로잡는 '약'으로 작용하게 될까? 새 정부는 '옛 코드' 자리에 '새 코드'를 심는 일 대신, 조각 난 우리 사회를 문화의 힘으로 복원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자리에 앉힐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지난 정부처럼 문화계마저 '코드 인사'로 점철된다면, 우리 문화계에서는 '권력의 시계추' 운동만 목을 빼고 바라보는 '문선대의 시대'가 연장될 우려가 크다"며 "문화계를 정권의 '주제'에 맞춰 정답을 내는 사람보다는 정치와 거리를 두고 좀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의 '서식처'로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같은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색깔들은 버티고, 엉뚱한 사람만 나가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 장관의 주장은 일단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관이 반복적이고 노골적으로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문제다. 임기제를 도입한 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유 장관의 압박은 정작 물러나야 할 코드 인사가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일부 관료 출신을 우선적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며 "유 장관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법에 근거해 물갈이를 해야 한다. 경영 실패나 독직·부정 등의 뚜렷한 잘못이 드러나면 해임·파면하는 것이다. 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동아일보> "이번 공방에서 밀리면 4·9 총선에 타격 입는다"

<동아일보>는 4·9 총선 승패에 올인해야 한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칼럼을 내놨다. 이 신문은 "정연주를 내버려두라"라는 홍찬식 논설위원의 칼럼에서 이명박 정부의 잇따른 실정으로 이른바 '진보 진영'과 공수가 뒤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만약 새 정부가 지난 정권 사람들을 내보낸 단체장 자리에 이번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임명했다고 치자. (진보 진영은) '코드인사'로 맹공을 가할 수 있다. 문화 다양성을 해치는 매카시즘으로 몰아세워도 된다"고 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진보 진영에도 허점은 많아 보인다.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는 정연주 KBS 사장"이라며 "그는 적자경영을 해온 무능인물이고, 말과 행동이 다른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부적격자이기도 하다"면서 "사정이 이럴진대 새 정부는 '정 사장은 그만두라'며 입아프게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보다는 당분간 내버려두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러한 주장이 단지 '총선용'이라는 점을 내비치는 데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 홍 논설위원은 "이번 공방에서 밀리면 어느 쪽이든 4·9총선에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어차피 명분싸움이다"라며 "새로 임명하는 후임자들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최대한 고려해 인선하고 교체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지 말아야 한다. 이번 공방에서 당당하고 의연한 대처로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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