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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鄭 서울 동반출격, 파괴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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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鄭 서울 동반출격, 파괴력은?

관심도 상승엔 '성공'…물갈이와 맞물릴 경우 '시너지'

1985년 2·12 총선의 주인공은 단연 종로에서 당선된 이민우 당시 신민당 총재였다. 종로와 아무 연관이 없던 충청도 출신의 이 총재는 종로 공천 소식을 듣고 김영삼 고문을 찾아가 "내가 당신을 따라 당까지 만들었는데 어떻게 나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 수 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종찬, 정대철 등 쟁쟁한 후보들을 향한 신민당의 정면승부는 의외의 성적을 냈다. 중선거구제에서 이 총재는 민정당 이종찬 의원과 함께 종로구 의원으로 당선이 됐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민당 바람'을 일으켰다. 유세 과정에서 이 총재가 "전두환은 독재자"라고 겨냥한 것이 선풍적 인기를 모았고 김영삼, 김대중이 재건한 신민당은 창당 한 달 만에 67명의 후보를 당선시키는 쾌거를 거뒀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2일 각각 종로와 동작을을 지목하며 별다른 연고가 없는 '서울 출격'을 선언한 것은 23년 전 이민우 총재를 종로에 '꽂은' 신민당의 선택과 오버랩 된다. 정면 승부를 통해 후보도 살고 당도 살자는 것. 전문가들 역시 민주당이 '이민우 돌풍'을 재현해 낼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명박 찍었던 진보세력 재결집 가능"
▲ 동작을 출마를 선언하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뉴시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명지대 교수)은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서울 출마는 민주당의 소생에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단, 상징적인 지역에 상징적인 인물이 출마하는 구도가 대선을 계기로 분산돼 있던 지지층의 복원을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부소장은 "야당의 선거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바람과 인물"이라며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을 감동시켜 바람으로 이어질 수 있고 대선 후보급 인물들의 격전지 포진은 민주당 후보 전반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소장은 또 당장 이번 선거 성적과는 무관하게 이들의 격전지 도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민주당 미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소장은 "한나라당의 압승 구도를 뒤집지는 못하더라도 민주당이 희망적 모습을 보이면 대선에서 539만 표까지 벌어졌던 표차를 40대 60, 혹은 45대 55 수준으로 좁힐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이명박을 찍었던 진보 세력들을 다시 유인한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지더라도 재보궐선거, 지방선거 등 다음 선거에 대한 희망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갈이로 이어질 경우 쇄신 공천 완성"

손 대표와 정 전 장관 출마 자체에 대한 평가는 달랐지만 지도부의 결단이 '쇄신공천'을 완성하는 일부분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에는 다른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었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금고형 이상 비리전력자 공천 탈락 다음 수순으로 지도부의 수도권 출마가 선언된 것"이라며 "다음 단계인 현역의원 물갈이, 호남·비례대표에 새 인물 공천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민주당이 한나라당과의 공천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박재승 효과'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20%를 돌파할 수 있는 임계 포인트까지 분위기를 형성한 것만은 사실"이라며 "지도부가 그 다리 역할을 했으니 이제 물갈이 실적이 제시되기만 하면 상승세가 수치로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또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 다툼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쇄신 노력을 돋보이게 하는 호재로 분석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연구실장은 "현 상황에서 그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당선 가능성이 낮지만 이변을 만들어 내겠다는 지도부의 노력이 역전 스토리의 시작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채울 사람이 없는 한계 상황에서 기존의 인물을 갖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편이 지도부의 전략공천"이라며 "앞으로도 '박재승 효과'는 누구를 바꾸느냐 보다는 그 자리에 누구를 채울 것이냐는 의문이 해소돼야 그 파급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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