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대표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이주여성 문제가 농촌만의 과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사회의 전체 지속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가 됐다"며 "그런 취지에서 창조한국당은 정당명부 비례대표 중 한 분을 이주여성으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페르난데스 씨는 15년 전 한국에 들어와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3년 전 부군이 작고한 뒤 생계를 위해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맹렬여성"이라며 "두 아이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초등학규 5학년 이후 인종차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현재는 필리핀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표는 "통계상으로 결혼하는 8쌍 중 1쌍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이 분들이 많은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차별을 철폐하고 대한민국을 외국인들이 살고 싶은 나라로 변모시킨다면 외국으로부터 존경을 받을뿐더러 기술과 투자도 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페르난데스 씨는 서투른 한국말로 "내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살았으니 나와 우리 아이들은 한국인"이라며 "외국 여성이 살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의 한 영어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페르난데스 씨는 '이주여성 네트워크' 등에서 이주여성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해 왔고, 작년 중순 '아시아여성 주간' 행사에서 문 대표와 인사를 나눈 인연으로 비례대표 출마까지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한국당은 아직 페르난데스 씨의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서는 결정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색후보에게 몰리는 관심도와 외국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 등을 고려해 선순위로 배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오히려 '타인종 국회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 최종 순번은 3월 말께 최종순번을 확정키로 했다.
이 같은 당내 논의를 반영하듯 이날 기자회견에도 플래시 세례와 함께 페르난데스 씨의 '자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단어를 더듬더듬 나열하는 수준의 언어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이에 문 대표는 "바락 오바마 민주당 경선 후보나 아놀드 슈워제너거 캘리포니아주지사도 이민자 출신으로 언어에 문제가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훌륭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며 "언어는 다소 서툴더라도 사고가 올바르고 전문성이 있다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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