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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ㆍ학부모의 90% 이상이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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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학생ㆍ학부모의 90% 이상이 만족"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3/06] 충암고등학교 김창록 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이맘때쯤이면 우리 학생들은 새로운 학급에서 새로운 담임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새 학년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학생이 담임 선생님을 직접 선택하는 '담임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서울에 있는 충암고등학굔데요 교육 수요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일부에선 담임선택제가 인기몰이식의 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충암고등학교 김창록 교장선생님을 초대해 담임선택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충암고등학교 김창록 교장입니다. 김창록 교장 선생님은 1959년 경남 진해 출생으로 83년 건국대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했고 88년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83년 당산중학교 수학 교사를 시작으로 25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며 89년 이후 충암고에 몸담고 있으며 2005년 교감을 거쳐 2006년부터 교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학생이 담임선생님을 선택한다.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 겁니까?

▲ ⓒ프레시안

김창록 :
먼저 신학년도 학급 담임 맡을 분을 미리 정해놓은 후에 선생님에 관한 정보, 즉 과목, 나이, 학급경영방침 같은 것을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학생 학부모께 직접 안내하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탑재합니다. 그러면 학생, 학부모님들은 주어진 정보를 보고 주위 선배들이나 선배 학부모님들을 통해서 정보를 참고하고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학교 홈페이지상으로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 것처럼 본인이 희망하는 선생님에게 클릭을 하면 정원 범위 니에서 먼저 클릭하는 순서대로 학급이 편성됩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모든 선생님을 대상으로 담임선생님을 고르는 게 아니라 이번 1학년 담임선생님들은 몇 분이다. 이 분이다. 20반이면 20명을 먼저 선택하고 학교에서, 그 중에서 학생들이 선택하게 되는 거군요. 우선 걱정되는 건, 그렇게 하다 보면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선생님하고 조금 덜하신 분하고 차이가 있어서 몰리지 않을까요?

김창록 : 아무래도 차이가 있습니다. 희망학생이 많아서 학급정원이 차면 클릭을 해도 그 반에 들어갈 수 없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럼 학생들은 가장 원하는 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을 찾아서 반을 편성해야 합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선착순이군요. 그럼 무엇보다도, 작년에 시작하셨죠? 그럼 1학년한테 시작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1학년이면 선생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을 거 아닙니까? 선생님을 선택할 때 이 선생님이 어떤 선생님이고 앞으로 학급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다, 그런 정보들을 어떻게 얻게 되죠?

김창록 : 작년에는 선생님들에 관한 정보를 학교 홈페이지상에서만 안내를 했는데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에 관한 정보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어서 금년부터는 체육관에 전체 학생들을 다 모이게 하고 선생님들이 직접 자기 PR을 해서 많은 정보를 받으실 수 있도록 저희가 보완했습니다.

박인규 : 선생님께서는 담임선생님들의 자기PR을 다 보신 거죠? 그런 식의 경쟁이랄까요?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거기서 보면 새로운 교육방침이나 아이디어가 나옵니까?

김창록 : 선생님들께서도 신학년도가 되면서 내가 금년에 내 학급을 어떻게 운영해야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갖지 않고 시작할 수도 있는데, 학급경영방침을 발표하게 하다 보니 나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걸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한 번은 고민을 하셔야 되겠죠. 충암고의 담임선택제, 이게 국내 최초입니까?

김창록 : 경기도인가 강원도인가, 소규모 학교에서 한 적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저희가 실시하기 전엔 몰랐고 실시한 이후에 그런 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인규 : 보니까 김창록 선생님이 2006년에 교장이 되셨는데 작년부터 담임선택제를 시작하셨어요. 이걸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김창록 : 저는 학교교육도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서비스업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부분이 소비자인 것처럼 학교교육도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되겠다. 그러다 보면 학생 학부모가 학교에서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을 드리는 게 학생 학부모의 능동적인 학교참여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쪽에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어떻게 보면 남들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일을 하시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학생들한테 말하자면 평가받는 거잖아요 일종의. 처음에는 선생님들의 반발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김창록 : 그렇습니다. 선생님들 입장에선 예전에 없던 시스템을 보다 보니 당혹해 하시는 분들이 계셨던 게 사실이고요. 심지어 선생님들 중에서는 감히 스승을 어떻게, 그러려면 집의 부모님도 선택해야 되는 거 아니냐면서 다분히 감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분이 있었고요. 심지어는 담임선택제를 하려면 우리 교사들에게도 담임거부권을 줘야 되는 게 공평한 거 아니냐 그런 말씀도 하셨는데, 지난 1년간 시행하면서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이 대부분 긍정적으로 나오다 보니 지금은 그런 부분은 많이 변화됐습니다.

박인규 : 아까 국내의 다른 지방의 소규모 고등학교에서 이걸 했다는 말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교육수요자 이런 말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있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교육에 시장논리를 적용하느냐. 교육이라는 건 반드시 배워야 될 건 가르쳐야 되는 건데 학생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안 가르칠 수는 없는 거 아니냐. 그런 데 대한 우려 같은 게 있어요.

김창록 : 그런데 초등학교에서는 학급담임선생님 한 분이 전과목을 다 지도하니까 담임의 영향력이 아주 절대적이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은 학급생활하는 부분을 책임지시고 교과지도는 여러 각 과목 교과선생님들이 교육과정 계획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운영하니까 그런 부분으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듯 싶습니다.

박인규 : 고등학교에서 학급담임선생님의 역할은 어떤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김창록 : 교과지도와 관련된 그 이외 부분은 전부 다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학급에서 이뤄지는 독서생활이나 단체활동을 통한 체험활동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전부 담임선생님과 연관되는 거죠.

박인규 : 지금 충암고등학교가 한 학년에 20반이라고 들었는데, 그럼 담임선생님이 60명이어야 되는데 전체 선생님이 몇 분 되십니까?

김창록 : 123분 정도 계십니다

박인규 : 그럼 한 절반 정도가 담임선생님을 하시는 건데 선생님들이 일반적으로 담임을 맡기를 원하십니까 원하지 않으십니까?

김창록 : 여태까지 추세로 보면 원하지 않는 분들이 좀 더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박인규 : 그건 부담이 있어서 그런가요?

김창록 : 아무래도 학급담임선생님은 담임을 맡지 않는 선생님보다는 아이들을 돌봐야 되는 잡무가 조금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런 잡무가 부담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럼 담임선생님을 대체로 맡지 않으시려는 쪽이 많다고 한다면 1학년에 20명, 2학년에 20명, 3학년에 20명은 어떻게 처음에 고르시나요?

김창록 :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선생님들께 매 학년도에 담임을 할지 비담임을 할지 또는 몇학년을 지도할지에 관한 업무희망서를 받아서 참고해서 배정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작년부터 담임선택제를 시행하셨고 올해 2학년까지 확대됐는데, 지난 1년동안 아까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응이 좋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김창록 : 저희들도 처음으로 시행해놓고 난 다음 그 결과에 대해서 대단히 염려를 많이 했는데 지난해 말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은 90% 이상이 만족스럽다 내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박인규 : 혹시 구체적으로 이런 점이 좋다, 그런 데까지는 조사가 안 되셨나보죠?

▲ ⓒ프레시안

김창록 :
학부모님 입장에서 볼 때 이 제도는 우리 아이의 성격이나 적성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이런 선생님은 제발 담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염려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최소한 그런 분들을 피할 수 있는 기회는 제공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인규 : 아이의 특성과 담임선생님의 특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교장선생님이 보시기에 담임선택제를 하고 나니까 이러저러한 좋은 변화가 있다, 그런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김창록 : 우리 학교는 서울시 교육청이 지정한 좋은학교만들기 지원학교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연간 상당 액수의 추가운영금을 지원받고 있는데, 이 지원금으로 저희들이 학급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꽃동네 봉사활동이라든지 태안 봉사활동, 사제동행등반대회, 야영대회 이런 것들을 하는데 이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고요. 이게 아마 담임선생님들과 학생들 간에 서로 교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학급활동이 좀 더 원활히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의 일체감이랄까 이런 게 높아진다. 아무래도 시행한 지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모든 제도가 시행착오, 미비한 점도 있을 수 있고 허점도 있을 수 있는데 혹시 그런 부분은 없었습니까?

김창록 : 저희가 시행하기 전에도 약간의 예측은 했습니다만, 지난해 첫 시행 후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중학교 때 소위 같은 학교의 말썽꾸러기들이 한 반에 대거 몰려서 그 반에 편성된 다른 학생들이 수업 분위기가 나쁘다. 학급담임선생님은 생활지도가 어렵다. 그런 어려움을 호소하셨어요.

박인규 : 그 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거군요.

김창록 : 그렇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같은 학교 출신들이 한 반에 편성되는 인원수를 제한하도록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충암고등학교 사례가 많이 알려졌으니까 우리도 한 번 그렇게 담임선택제를 해보자, 그런 학교는 아직 안 나타나고 있습니까?

김창록 : 공식적으로 하겠다는 말씀을 들은 적은 없는데 서울 시내에 있는 몇몇 학교에서 실무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오셔서 제도 운영의 문제점이나 구체적인 부분을 문의하고 가신 학교는 몇 학교 있습니다.

박인규 : 잘하면 내년에 또 넓어질 수 있겠네요.
일각에선 교육수요자들의 선택권을 높인다는 취지에 대해서, 약간 진보적인 선생님들 같은 데, 교육수요자인 학생들보다는 학교 운영에서 교사들의 목소리를 높여야 되는 게 아니냐. 예를 들면 교장선생님의 권한이 너무 많으시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반면 교사들의 학교 운영에 관한 참여의 폭이랄까, 그런 건 어려운가요?

김창록 : 지금은 제도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게 만들어져 있어서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교사대표인 교원위원, 학부모 대표인 학부모위원, 또 지역사회에 있는 지역위원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회가 지금 운영되고 있어서 학교 운영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은 대부분 자문을 받고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운영이 학교장 독단으로 운영되지는 않고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의 의견이 다양하게 수렴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또 한편에서는 학급담임제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달리 해봐야 된다. 초등학교 때는 물론 필요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같은 데는 교과담임제라고 해서 학생들이 대학생처럼 말하자면 물리시간에 물리선생님이 계신 반으로 가고 국어면 국어선생님 계신 반으로 가는데 우리도 이제는 교과담임제를 하는 게 낫지 않겠냐, 이런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요.

김창록 : 서양에서는 지금 학급담임제도가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렇지만 서양에서 선생님의 지위와 유교문화원인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선생님의 위치가 엄연히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킬 것이냐, 아니면 가르치기만 할 것이냐. 이 문제와 연관된다고 생각하는데요, 학부모들이 자녀를 직접 가르칠 수가 없으니까 학교라는 공교육기관에 위탁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선생님들이 학부모의 대리인의 위치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공부를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공부를 하도록 만드는 역할도 중요하다. 또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유럽이 그런 모양인데요... 학급 운영에서 학생들의 자율성, 자치회의 그런 모델도 우리도 이제 도입할 때가 된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창록 : 지금 우리 학생들의 자치기구는 학생회가 있긴 하지만 여태까지는 활동이 적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금년 들어서는 학생들의 직접선거로 총학생회를 구성하기도 하고, 또 학생자치활동에도 직접적으로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뭔가 변화는 나타나지 않지만 제도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학생들의 자치역량이 확장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학생들에게 학급운영의 자율권을 주는 움직임은 계속돼가고 있다. 교육수요자들의 선택권을 높이는 게 요즘 교육계의 일반적인 추세라고 한다면 그 중 하나가 충암고에서 하고 있는 담임선택제고. 그것 외에 학생회나 학부모들, 그런 교육수요자들의 선택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들이 교육계에 있습니까?

김창록 : 2010년도부터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전역에서 40%의 학생들은 마음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선택권까지도 확대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배정됐는데 앞으로는 40%까지는

김창록 : 서울시내 아무 지역에나 갈 수 있도록

박인규 : 그것도 또 몰리지 않을까요?

김창록 : 몰리게 되면 아마 제가 알기론 추첨으로 배정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디 언론보도를 보니까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던데요. 요즘 선생님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렵죠. 예전에는 임용고사였지만 이제는 임용고시라고 할 정도로. 공교육에서 교육을 맡는 선생님들의 수준이나 자질이 절대 학원강사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오히려 학교보다 학원을 더 가고 싶어한달까. 특히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는 학원을 더 믿는 이런 분위기는 왜 생겨났을까요?

김창록 : 자꾸 일반에서는 학교선생님을 학원강사와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학교와 학원은 근본적으로 기능부터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도 학원처럼 입시 준비에 관련된 교과지도 부분을 학원강사와 비교해서 더하냐 덜하냐 비교를 많이 하는데요, 학교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숨겨진 자질, 적성을 찾아내고 그걸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학원에서는 그것들 중에서 학생이 특별히 필요한 걸 집중적으로 기르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그렇지만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입시 준비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고3 학생들 정도만큼은 입시지도를 제대로 해줘야 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전문성 면에서는 더 노력하고 선의의 경쟁도 하시고 평가를 받아서 자극을 받고, 또 더 노력하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말씀하신 건 아무래도 공교육은 전인교육이랄까 인성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없다.

김창록 : 전인교육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이런 이야깁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아직 공교육을 신뢰를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공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해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창록 :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한 적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일률적인 교육과정이 제공되다 보니 소위 붕어빵교육이 실시되고 있었죠.

박인규 : 획일적인

김창록 : 그러다 보니 학생, 학부모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에 실망한 교육수요자들이 사교육에 매달리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학부모는 입시교육을 원하는데 학교에선 전인교육만을 말하고 있고, 학부모는 수월성교육을 요구하는데 학교에서는 평등교육을 제공하다 보니 공교육이 아마 신뢰를 잃게 되는 거 아니냐. 저는 다양한 교육이 제공되고 선택의 폭이 확대되면 공교육도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다양한 교육, 선택의 폭의 확대가 중요하다.
좀 전에 말씀하시면서 공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해서 다양한 교육, 선택의 폭의 확대를 말씀하셨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라고 합니까? 마이스터 고등학교라든가 특성화고요 300개를 만드신다는 계획을 내세우셨는데 김교장선생님은 그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창록 : 원칙적으로 방향은 대단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각에서는 지금도 특수고등학교라고 합니까? 외국어고등하학교나 과학고등학교 같은 게 예전의 일류고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또 공교육의 평준화계획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데요...

김창록 : 제공되는 양이 적다 보면 과열이 일어나게 되지만 필요로 하는 양 만큼의 공급이 충분히 된다면 과열되는 분위기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박인규 : 일선 학교에서의 현안은 아마 영어몰입교육일 것 같은데요, 지난 2월에 굉장히 사회적 논란거리가 됐는데. 우선 영어교육을 확대해야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시죠?

김창록 : 찬성합니다.

박인규 : 그런데 영어로만 가르치는 교육. 새 정부에서는 선생님들을 영어교사들을 교육을 시켜서 20%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영어로 영어교육을 하실 수 있는 선생님들... 현재 그 부분에서는 약간 비관적인 견해도 많은 것 같은데요

김창록 : 그동안 일선 학교에서 영어교육 관련해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많은 시도를 했었는데요, 잉글리시 온리존이라든지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반 운영이라든지, 원어민을 데리고 와서 회화공부를 시킨다든지 그런 노력들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성패 여부는 역시 교사에 달려 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선생님들의 실력뿐만이 아니고 제대로 지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선생님들 중에서는 간혹 전 국민이 반드시 영어를 잘 해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사실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 선생님들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지도하느냐가 중요하지, 실력보다도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세계화시대다 보니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영어를 잘 하기 원하는 건 분명한 것 같고. 그런 데 부응해서 이명박 정부에서도 영어몰입교육을 하겠다고 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 나름대로 영어교육의 질을 높이고 확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그러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이런 일을 해줬으면 우리가 도움이 되겠다, 차제에 그런 제안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창록 : 어쨌든 분위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교사나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제대로 시켜야겠구나. 십수년간씩 영어교육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입도 뻥끗 못하는 이런 문제들은 우리가 해결해 줘야겠다 하는 이런 걸 인식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영어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은 굉장히 많이 되고 있을 거라는 예상은 드는데요...

김창록 : 예. 제일 먼저는 영어선생님에 대하 ㄴ교육이 우선돼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인규 : 영어선생님에 대한 재교육이라든가

김창록 : 연수라든지 이런 게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박인규 :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용과 효율을 강조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우리 교육의 중요한 축 중 하나가 평준화교육인데, 30년 이상 해왔는데 이게 무너지는 거 아니냐. 더 나아가서는 요즘 공부는 사실 집안에 돈이 있어야 잘하는 것도 있고 하다 보니까 저소득층이 어려워질 거다, 교육양극화가 우려된다는 걱정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창록 : 교육양극화는 참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자녀들도 가난을 대물림한다든지 어떤 우월적 위치에 올라갈 수 있다는 부분이라 대단히 말씀드리기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평준화로 인해서 나타나는 폐해 중 하나가 상향평준화되는게 아니고 하향평준화되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우리가 다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평준화는 부분적으로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많은 분들이 하향평준화는 안 된다고 생각하시지만, 수월성교육은 아마 확대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어떻습니까, 이명박 정부가 기존 정부와는 다른 기조의 교육정책을 펼 것 같은데 혹시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 이런 일이 필요하다, 그런 제안을 해주실 게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김창록 : 인수위에서 밝혔던 내용을 들어보면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다양화, 자율화, 영어몰입교육 같은 게 대표적인 정책 아닐까 싶은데요 방향은 다 옳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교육에서는 갑작스런 변화가 없어야 하고 충격적인 제도의 시행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을 실시할 때 신중히 생각하고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서 점진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기본적인 방향에는 찬성하고, 실질적인 구체적인 시행에서는 신중하게.

김창록 : 그렇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어쨌든 충암고등학교에서 담임선택제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교육수요자들의 선택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충암고등학교를 비롯해서, 앞으로 또 교장선생님 되진 지 한 3년 되셨으니까 어떤 방식으로 끌고 가실 것인지, 그런 다짐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창록 : 저는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도 아니고,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을 하고 있는 선생님입니다. 학교에 소중한 자녀를 맡겨 주신 학부모님들의 요구를 잘 받아들여서 학생들 교육을 충실히 시키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그것뿐입니다.

박인규 : 어쨌든 담임선택제를 비롯한 교육수요자들의 선택의 폭 확대, 이런 것들이 공교육 향상, 신뢰회복, 그런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창록 :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담임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는 충암고등학교 김창록 교장선생님을 초대해 담임선택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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