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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쿠데타'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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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쿠데타'는 이제 시작?

낙천자들 반발 뒤로하고 '호남 물갈이'에 주목

비리전력자 공천 배제 기준을 놓고 한 차례 진통을 앓았던 통합민주당이 이번엔 그 기준으로 낙천이 예상되는 공천 신청자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고 있다.
  
  금고형 이상 비리전력자에 대해서는 공천을 무조건 배제하기로 한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저촉되는 11명 중 일부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6일 당산동 민주당사 인근은 공심위에 항의하는 당원들의 시위로 아침부터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억울하다" 항변 잇따라
  
  서울 중랑갑에 도전장을 낸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공심위가 마구잡이 결정을 했다"며 "우리에게 무조건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 전 장관은 2002년 대선에서 기업체에서 32억 원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썼다가 영수증 없는 불법자금이란 이유로 2004년 1월 구속됐다.
  
  이 전 장관은 "환골탈태와 가미가제식 희생은 별개의 문제"라며 "우리 당이 지나치게 한나라당을 의식해 한나라당보다 더 강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도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일단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도부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으니 구체적으로 지켜보겠다"면서도 "만약 당이 계속해서 무기력한 대응을 보인다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 을에 공천을 신청한 설훈 전 의원은 공심위 결정에 반발하며 박재승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설 전 의원의 경우 2002년 대선 당시 폭로전 전면에 나섰다가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받은 만큼 반발의 강도가 더욱 세다.
  
  설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나는 부정비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이회창 전 총재 20만 불 수수사건을 얘기했다는 이유로 나를 처단하게 된다면 그것은 한나라당의 시각이지 우리 당의 시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설 전 의원은 "나는 당을 위해 애를 썼고 그 결과에 대해서 잘했다고 하지는 못할망정 한나라당의 시각으로 나를 제단해서 공천을 안 주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나는 당을 위해 그 일을 했고 그 일을 해서 이득을 본 게 하나도 없다"고 항변했다.
  
  설 전 의원은 또 공심위의 결정 전반에 대해서도 "분명히 당선이 될 사람을 배제하면 우리로서 손해가 아니겠냐"며 "약간의 흠결이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그 분을 원하고 그 분이 틀림없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김대중대통령비서실장과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도 동교동계 인사들과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전날 지역구 단합대회에서 "오늘부터 옥천.보은.영동 군민의 후보로 나서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등 거센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집단 탈당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호남 화약고, 터지나?
  
  그러나 박재승發 '1인 쿠데타'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크고 일정 정도의 반발은 공심위도 예상을 했던 만큼, 이 같은 반발이 수용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법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상규이고 이러한 법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이 법 체계 하에서 처벌을 받았다는 것은 부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논란을 통해 지역구 공천의 전권을 사실상 당내외에 인정받은 '박재승 공심위'의 칼날은 비리전력자 공천 배제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큰 폭풍이 예정돼 있다. 이르면 이날 오후부터 단수지역에 대한 공천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남 공천이 화약고다. 이미 '호남 살생부' 명단이 나도는가 하면 호남 30% 물갈이설 등 현역 의원들을 초긴장상태에 몰아넣은 예고편이 이어져온 마당에 박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칼을 휘두를 경우 이변이 속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또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손학규, 박상천 대표, 강금실 최고위원 등 수도권 전략지역 출마를 종용받아 온 지도급 인사들의 거취도 조만간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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