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와 당 최고위원회가 공천을 배제할 비리 전력자 기준 마련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공심위의 원칙론과 최고위의 현실론이 접점을 찾지 못해 4일 밤 늦도록 충돌양상마저 연출했다.
이에 공심위는 "금고형 이상 부정•비리 전력자에 대한 공천심사 원천배제 방침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최고위가 공심위원들을 설득할 만한 합당한 설명을 내놓으라"고 요구해 놓은 만큼 최고위가 재개되는 5일 오전이 갈등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공심위는 최고위의 '최후의 변론'을 듣되 최고위의 설득이 석연치 않을 경우에는 원래 결정대로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 공천과 관련한 전권은 이미 공심위에 넘어가 있는 상태다.
공심위 "결정권은 우리에게 있지만…" 여유
박경철 공심위 홍보간사는 4일 밤 11시 공심위 폐회를 알리며 "당헌,당규에 따라 공심위 결의로 '공천 탈락 기준'을 정할 수는 있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고위의 결정을 기다리기로 했다"며 "최고위의 결정이 올 때까지 다음 차수 공심위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5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현재까지는 당 지도부에서 저희들의 안을 수용할 때까지 기다리겠다 라는 것이 공심위의 입장"이라면서도, 전날 최고위원회가 "억울한 피해자에 대한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데 대해서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4일 12시 께에 끝난 두 번째 최고위원회에서 "부정 비리 연루자를 철저히 가려내 공천을 주지 않기로 하되 선의의 피해자, 억울한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 정해졌지만 이를 수용할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간사는 "당 지도부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에 대해서 공심위 전체를 설득할 수 있는 안을 말하고 공심위원 전원이 공감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심위가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만큼 최고위의 '구제론'이 최종 반영될 여지는 좁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3자회동'을 가진 박 위원장은 "사퇴"까지 언급하며 원칙론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정치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인데 박 위원장이 독재를 하려든다", "최악의 경우 공심위를 새로 구성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등 강경한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어 양 측 점접 찾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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