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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귀경하되 안전하게?

관악乙 '빅매치' 가능성 낮아…기존 후보 반발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서울행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 측은 3일 "정 전 장관이 서울 출마 마음을 굳혔고 지역은 당의 선택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초만 해도 원래 지역구인 전주덕진 출마설이나 비례대표 안배설 등이 떠돌았지만 "수도권 출마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는 통합민주당의 요구에 선뜻 화답을 보낸 모습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 측이 관악을(乙)이나 동작을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도권 출마를 요구한 근본 취지와는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명도가 높은 거물급들이 낙선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상징성 있는 지역에서 '빅매치'를 치르길 바라는 당의 기대와 달리 정 전 장관 측이 검토하고 있는 지역들은 호남세가 높은 서울 내 안정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내가 당을 도와야할 차례"
  
  정 전 장관은 지난 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이 대선 때 후보인 내게 '올인'해주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당을 도와줘야 할 차례"라며 "당과 상의해 곧 결정하겠다.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서울 출마를 '희생'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출마지로 가장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관악을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로 5선을 한 곳이다. 호남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이 전 총리 측의 측면 지원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정 전 장관 측 한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를 운동권으로 이끈 주인공이 이해찬"이라며 "둘 사이의 특수관계 때문에 아무래도 관악 쪽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 측은 '진앙지' 대 '보조 진앙지'란 전략적 개념으로 관악을 출마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의 측근인 민병두 의원은 3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선거에서는 진앙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또 하나는 벨트전략"이라며 "동북부, 남서부 쪽에 보조진앙을 만들어서 전반적으로 수도권 벨트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당 내의 중요한 인사들이 자기 몸을 던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정 전 장관에 대해서도 "진앙지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보조 진앙지를 선택하느냐는 공심위와 당 지도부가 현명한 결정을 함께 내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해 중구나 종로 등 전통적 '진앙지' 외에도 '보조 진앙지'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관악乙, 한나라당 거물 출마자 없어
  
  정 전 장관이 서울로 출마할 경우 다른 어느 곳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이 관악을이라는 게 당내 일반적인 평이다. 하지만 역으로 정 전 장관의 수도권 출마로 당이 기대했던 효과를 최대화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지역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대한병원협회장인 김철수 당 재정위원장과 박선규 전 KBS 일요진단 앵커, 박종진 전 mbn 앵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김성동 당 부대변인 등 모두 정치신인들이다.
  
  다음 선택지로 거론되는 동작을이나 구로을 등도 모두 서울 내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만큼 '전략공천'에 대한 기존 공천신청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 잔뼈가 굵으며 관악을 표밭을 갈아온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나도 어제 일부 기자들한테 정 전 장관의 출마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았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 전 대변인은 "사전 협의나 의견 타진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할 장수가 그런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변인은 "(정동영 후보가 희망해도) 지도부에서 적절한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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