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은 24일, 전날까지 접수된 공천 신청 내역을 바탕으로 500여명에 이르는 지역구 공천 신청자에 대한 본격 심사에 착수했다. 지도부가 한 목소리로 "개혁 공천"을 다짐한 가운데 부정부패 전력자들의 공천배제 여부와 현역 '물갈이' 비율이 그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결과 재현되면 민주주의 시련"
손학규 공동대표는 이날 공천심사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이번 공천은 민주당이 진정한 국민의 벗으로 재탄생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기득권과 계파안배, 청탁 배제의 깨끗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공천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상천 공동대표는 "개혁공천을 하시되 당선될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과제가 수도권 공천에 부여되어 있다"며 '당선 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더불어 당부했다.
이에 첫 회의를 주재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의 '역사적 사명'을 강조하며 심사위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박 위원장은 "만약 4월 9일 총선결과가 (지난 대선과) 똑같은 결과가 된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큰 시련을 겪는다"며 "민주주의의 위기는 견제세력을 확보해야 극복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어느 선거구, 특정 선거구 하나를 두고 현실을 거기에 한정해 두고 볼 때 전국의 현실은 간과하기 싶다"며 "큰 틀에서 봐서 우리가 어떤 후보를 내놔야지만 통합민주당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는가 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우리는 일해야 된다"고 말했다.
공천심사위원회는 일단 단수후보 신청지역 등을 중심으로 이달 말까지 1차 공천자를 발표하고, 영남지역 등 신청자가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내주 중 추가로 후보자를 공모한 뒤 내달 8일까지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하는 등 지역구 공천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광주 북구갑, 신청자 12명 몰려
전날 마감된 공천접수 결과 486명의 예비후보가 신청을 마친 가운데 호남지역의 공천 경쟁률이 전국 경쟁률보다 2배가량 높은 4.51 대 1로 나타나 각축전을 예고했다.
그 중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은 광주지역으로 지역 평균 경쟁률이 8.29대 1에 달했다. 가장 많은 신청자가 공천을 희망한 광주 북구갑의 경우 현역인 강기정 의원 앞에 김동신 전 육군참모총장, 이만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11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전국 경쟁률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한나라당 공천신청 경쟁률(4.82 대 1)의 절반 수준인 2 대 1에 그쳤다. 울산의 경우 6개 지역구에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고 대구경북, 부산경남을 모두 합친 62개 지역구에도 신청자가 9명에 불과했다. 전략공천 등을 통해 공천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공심위의 또 다른 과제로 남은 것이다.
한편, 민주당의 간판급 정치인 중 손 대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강금실 최고위원 등은 지역구 공천신청을 하지 않아 전략공천 후보군에 포함이 됐다. 이들은 수도권 격전지 배치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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