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자신만만' 한승수, 소신은 '오락가락'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자신만만' 한승수, 소신은 '오락가락'

"운하 한다 안한다 말 못해…남주홍도 정책 담당하면…"

20일 오후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는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오락가락 소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으며 햇볕정책을 적극 옹호하다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는 점, 유엔 기후변화특사를 맡았던 경력에도 한반도 대운하를 옹호하는 점 등에서 뚜렷했다.

대운하, 햇볕정책 논란…소신 없이 오락가락?

이날 청문회에서는 유엔 기후변화특사를 지냈으면서도 이명박 당선인이 추진하는 경부운하를 옹호, 추진 의지를 밝히는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 16일 '경부운하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 대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한승수 총리 후보자가 유엔 기후변화특사임을 겨냥해 "이제 그 말귀를 공유할 수 있는 총리가 오셨으니 내가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이산화탄소를 배출량을 만들기 위해 운하를 만드는 나라가 있을 수 있느냐"며 "처음에는 물류비 절감이라고 했다가 관광 목적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이산화탄소 절감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송영길 의원도 "총리 내정 받자마자 경부운하에 긍정적인 발언을 하고 기후 변화 특사로서 대운하가 이산화탄소 경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주도로 하는 사업이라 민간부분의 제안이 오면 검토하고 결정을 내릴 문제"라는 이명박 당선자 식 '모범답안'만을 답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민자사업이라고 해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러가지 개발권을 주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것을 요구한다고 해도 사업을 추진할 것이냐"고 따져 묻자 한 후보자는 "단호하게 하겠다, 안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며 애매모호하게 넘어갔다.

또 햇볕정책에 대한 태도도 논란이 됐다. 한 후보자가 김대중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아 햇볕정책을 주도해 왔기 때문.

통합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날 김대중 정부 시절 한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화해 협력 정책으로 한미 간 이견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옹호하는 한 총리 후보자의 모습과 지난 대선에서 "햇볕정책은 의도와 달리 결과가 빗나갔다"고 맹비난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연달아 내보냈다.

송 의원은 "여전히 햇볕정책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 인선에 재청권을 행사했느냐"고 따져물으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를 맡아 햇볕정책의 전도사를 자임해온 사람이 '6 15선언을 대남 공작 문서'라며 극단적으로 매도하는 남주홍 교수를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하는데 동의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남북간의 우호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돌려 답하면서 "남주홍 내정자도 통일정책을 담당하게 된다면 개인 생각보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통일관을 수행할 것"이라고 적극 옹호했다.

자신만만 한승수, 공세적 자세 일관

이날 한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문에 공세적인 자세로 답했다. "한 말씀 드려도 되겠느냐"며 질문하는 의원의 말을 자르기도 했고 한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 내역이 누락된 국세청 자료 등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잘못 제출됐다. 수정자료를 보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청문회에서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질의는 후보자의 장남의 재산문제와 편법 증여에 맞춰졌지만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대범한' 태도로 일관했다.

통합민주당 민병두, 서갑원 의원은 '아들의 재산형성 과정이 명확치 않다. 후보자의 편법증여 의혹이 있다'며 한 후보자에게 장남의 실리콘밸리 재직 증명 및 수입 내역 등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했지만 "만약 그 아이가 계속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에둘러 갔다.

그외에도 부동산 투기 논란, 편법 증여 논란등이 계속되자 "기본적으로 저를 믿어야 한다. 만약 저를 믿지 않고 의심하면 그건 제 인격에 대한 (모독이다)"라며 역공하기도 했다.

또 통합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장남의 부실병역복무 의혹을 제기하면서 "군복무 대체로 산업전문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휴가와 신혼여행을 비롯 해외출장을 14일 동안 244회 다녀왔다.그중 2005년에는 공무출장으로 미국에 가면서 골프채를 들고가기도 했다"고 지적하자 "휴가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골프)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한발 더 나아가 "사실 아들이 4년 넘도록 병역 대체근무를 하는 동안 함께 MIT를 졸업한 사람들보다 기술이 떨어져 다시 미국에 들어간 상태"라며 "우리나라 병역제도 자체에 변경이 필요하지 않나. 4~5년 잡아두기 보다 나라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통합민주당의 공세에 대한 반박 삼아 다시 질문하려 하자 "다 질의한 것이니까 끝났다고 생각하고 다른 질문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통합민주당 등의 질의에 대해 "내가 보기엔 크게 신빙성이 없는 질문이지만 이에 대해 성실히 답변하고 자료도 충실히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비꼬아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