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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금융 자유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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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브프라임 사태 금융 자유화가 원인"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2/12]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전창환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다. 진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이 최근 서브프라임을, 유독가스 냄새를 가장 먼저 맡고 탄광 붕괴의 위험을 알리는 카나리아에 비교를 했는데요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작된 지 꼭 일 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2월8일, HSBC 은행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의한 피해를 처음 밝힌 이후 금융권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의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전창환 교수를 초대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과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전창환 교숩니다. 전창환 교수는 1962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85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94년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7년부터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국 워싱턴대학교 객원교수로 근무했고 대안연대회의 정책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박인규 : 작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인구에 회자됐는데요. 연말에 굉장히 사태가 커지면서 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를 견뎌낼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하면 우리말로 하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다 하는데, 아직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뭐길래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나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우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게 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전창환 : 우선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주택융자제도가 굉장히 발달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값이 2억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같으면 1억5천에 가까운 돈을 마련해야 집을 살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집값의 20%, 다시 말해 2억짜리면 4천만 원 정도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고 그 집을 담보로 해서 소위 융자를 받고 그걸 통해 집을 살 수 있는 제도인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건 미국은 신용제도가 발달돼 있어서 대출고객을 신용도에 따라 구분하고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해 주는 주택담보대출제도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주택담보대출이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큰 사태가 돼 버렸어요.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사태가 커지게 된 겁니까?

▲ ⓒ프레시안

전창환 :
1차적으로는 주택을 담보로 해서 돈을 빌린 사람이 제때 원금을 갚지 못하고 이자를 못 갚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는데, 문제의 실제 소재는 돈을 빌려준 모기지 금융업체가 소위 집을 빌려준 사람에게 준 융자를 기초로 해서 다양한 채권들을 발행하고, 발행한 그 채권을 세계 유수 투자은행, 금융기관에게 팔면서 그게 쉽게 말하면 문제를 낳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이게 비우량 담보 주택대출이기 때문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고, 위험이 커서 그만큼 고수익 고위험을 안고 있는 금융상품들이 전 세계에 많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돈을 꾼 사람이 못 갚는다면 돈을 꿔준 은행과 채무자 간의 문제긴 한데,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채권이 자꾸만 또 다른 채권으로 바뀌어서 위험이 커졌다는 얘기군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어떤 분은 아주 쉽게 얘기하면 우리나라 2003년도의 신용카드 대란에 비교하기도 하던데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전창환 :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문제가 되게 된 것도 결국 뭐냐면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서 금리를 2003년 2004년에 급격히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대란이 생긴 것도 경기가 안 좋을 때 신용카드의 각종 규제를 풀면서 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금리를 낮춰서 사람들이 주택을 많이 구입하게 하고 그 결과 주택경기가 활성화된 일종의 인위적인 주택경기버블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나라 신용카드 대란도 이른바 묻지마 대출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하는데 서브프라임 대출 같은 경우도 무분별한 대출이 상당히 많았던 모양이죠?

전창환 : 그렇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의 이주노동자들, 소위 말하는 가난한 저소득층들,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르고 사실 대출받은 겁니다. 왜냐면 주택, 집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도 어떻게 해서든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욕구 때문에 일단 그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던 건데. 문제는 이게 2006년 2007년 가면서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소위 돈을 빌린 사람의 부채상환부담이 커지기 시작했던 겁니다.

박인규 :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숫자가 그렇다면, 말하자면 주택경기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게 2003년을 경계로 볼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2003년 이후로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굉장히 늘어났나보죠?

전창환 : 그렇습니다. 2003,4,5년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주택경기는 좋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경기가 활성화되고 그러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대출이 굉장히 늘어났던 겁니다. 그게 2005년 2006년까지 피크에 이르렀던 겁니다.

박인규 : 대략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비율과 연체율이 어느 정도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까?

전창환 : 전체 10조 달러의 주택융자 시장에서 한 1.3조... 1조3천억 달러 정도의 규모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인규 : 이게 2006년 말 통계라고 알고 있는데요, 2003년도에는 이것보다 훨씬 비율이 작았던 모양이죠?

전창환 : 물론입니다. 2005년 6년에 대폭 늘어났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특히 연체율과 주택차압률이 2005년 6년에 높아졌던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2003년도에 미국 금리가 내려갔고 주택경기는 좋아지다 보니 신용도가 낮은 분들도 돈을 꿔서 집을 사자, 해서 샀는데 금리가 올라가면서 말하자면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군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위기다라는 말이 시작된 게 작년 2월부터라고 해요. 어떻게 해서 작년 2월을 기점으로 보게 되는 겁니까?

전창환 : 연체와 주택차압은 사실 2006년 정도에도 쭉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뭐냐면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주택대출을 기초로 해서 미국의 주택금융기관들이 다양한 형태의 채권들을 발행합니다. 이 채권은 굉장히 위험도가 높아서 소위 리스크도 크지만 굉장히 수익도 높은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해외의 유수 투자은행, 시티그룹이나 메릴린치 이런 거대금융기관들이 고수익 상품으로 투자했던 겁니다. 그런데 거기 부실이 발생하면서 금융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박인규 : 그게 지난해 2월에 영국의 HSBC은행이 손실을 봤다, 그게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위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거군요. 더 위기가 커진 건 작년 말인가요? 시티뱅크라든가 메릴린치 같은 굉장히 큰 기업들이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하면서 문제가 커지는구나라고 많은 분들이 위기를 더 느끼게 됐는데. 지금 각국, 혹은 각 금융기관별로 통계가 어떻게 됩니까?

전창환 :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미국계 금융회사만 하더라도 메릴린치,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등 주요 거대은행들이 손실이 600억 달러에 이르고요. 유럽에서도 홍콩상하이뱅크... HSBC은행, 바클리즈은행, 도이치방크, 크레딧스위스은행 등 유럽계 은행들도 많은, 한 3, 400억 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여러 기관들의 통계를 종합해 보면 한 2천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미국의 주택시장이 묻지마 대출을 하다가 부실화되면서 거기 투자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도 손해를 봤다, 거기까진 이해가 가는데 그게 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경제가 위기냐. 그 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전창환 : 아시겠지만 IMF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미국과의 연관관계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특히 자본시장과의 연관관계, 예를 들면 미국의 뉴욕 증권시장과 우리나라 거래소 시장이라든지 미국 나스닥시장과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의 연관관계가 커지면서 미국의 주가가 떨어지거나 자본시장 성과가 나빠지면 우리나라도 급격하게 영향을 받는 이런 구조가 하나 문제가 되고요 또 다른 하나의 문제는, 아시겠지만 역시 10년 전에 비해서는 대미수출 의존도가 낮아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상탭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라서 소비가 위축돼 있는데 그 소비위축으로 인해 대미수출이 어려워질 거고. 또 하나 더 문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우회로 해서 수출하는 몫이 적지 않은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소비위축 때문에 중국을 우회한 대미수출도 굉장히 나빠질 거기 때문에 올해 한국경제는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인규 : 전 세계 금융기관들의 피해를 말하면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피해 안 입었습니까?

전창환 : 그 데이터도 나와 있는데,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소위 주택융자를 기초로 해서 발행한 각종 증권, 채권이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부채를 담보로 한 증권인데, 그 부채담보증권을 일정하게 소유해서 손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요 은행들 중에서, 하지만 미국계나 유럽계나 일본계 은행에 비해서는 비교적 손실이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주택시장에 의한 금융위기가 80년대입니까? 레이건 대통령 때도 있었다. 저축대부조합... 그땐 위기를 돌파하기가 쉬웠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그렇게들 얘기하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런 겁니까?

▲ ⓒ프레시안

전창환 :
아주 중요한 문제제기인데요, 주택대출이 주택대출기한과 돈을 빌린 차입자 관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택금융회사가 빌려준 채권을 기초해서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그 판 금융상품을 결국 누가 사냐면 해외 연기금이나 헤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이 거기 투자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투자한 투자상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문제가 생기게 되면 거기 투자한 각종 금융기관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돼 있고, 주택 관련 금융제도 속에 여러 가지 금융기관, 주체들이 관련돼 있어서 80년대 말 미국의 저축대부조합위기라든지 90년대 초 일본의 주택거품붕괴 위기와는 또 다른 측면을 갖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미국의 주택시장의 부실 또는 위기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금융권으로 확 퍼질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지금 미국 정부에서 금리도 인하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에게 금리도 동결시켜 주고,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 정도 조치로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겁니까? 일부에선 금리를 더 내릴 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전창환 :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규모가 정확하게 나온 게 없고 아직도 지금 미국 금융당국에서 조사 중이기 때문에 추후 부실의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오게 되면 미국 금융당국에서 추가적 금리인하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부실의 연쇄고리가 굉장히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어디서 이걸 끊어야 될지를 찾아내기 쉽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겁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지금으로선 미국 정부의 여러 가지 조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위기를 극복할 수있을지를 지켜봐야 되는 단계네요.

전창환 : 그렇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결국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미봉책을, 급한 불은 사실 끈 상태인데, 자꾸 금리를 인하하다 보면 아시겠지만 세계에 떠돌아다니는 돈이 너무 많습니다. 떠돌아다니는 돈이 수익을 낳는 곳을 찾다 보니까 결국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주택융자제도까지 뛰어들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약탈적인 대부관행을 보여주는 쪽에 가서 돈을 벌려고 하는 모습인데... 제가 보기엔 그런 걸 자꾸 미국이 좀 부추긴다는 면에서 저는 이번에 내린 대책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돌파하기 위해서 어쨌든 미국 정부는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는데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예를 들면 중국이나 일본이나 유럽이나 거기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는 겁니까?

전창환 : 사실 이미 조치를 취했죠. 작년 하반기. 9, 10, 11월에 영국의 중앙은행이나 유럽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금리인하에 보조를 맞춰서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인상을 동결하는, 특히 유럽 중앙은행인 ECB의 경우는 금리인상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있었는데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그리고 미국 연준과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인상을 자제한 상황입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지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전할지를 온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봐야 됩니까?

전창환 : 그렇습니다. 앞으로 모든, 국민들 포함해서 정책당국 금융기관 모든 주체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될 중대한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게 계속 더 큰 위기로 갈지, 아니면 정상으로 돌아갈지를 모든 사람들이 주목해야 되는 단계군요.

전창환 :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 2008년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소위 폐해가 가장 크게 나타날 해라고 다들 예측하기 때문에, 특히 올 한해가 제가 보기엔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려운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관해서 우리의 관심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특히 곧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에선 연 7% 성장을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올해 우리 경제도 상당히 어렵다고 봐야 됩니까?

전창환 :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하면서 한 7% 성장이 가능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국내 주요 기관뿐만 아니고 세계의 주요 기관에서도 한국 경제 7% 성장은 택도 없다고 얘기하는 상황이고요. 그만큼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특별하게 올해는 좋은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박인규 : 세계 경제 침체에 뒤따라갈 수밖에 없다.

전창환 : 그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왜냐면 IMF 외환위기 때 금융자유화를 미국 주도로 많이 했기 때문에 해외 금융시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경제구조가 돼 있어서 그만큼 위기에 많이 노출돼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박인규 : 굉장히 좀 우울한 얘긴데 그렇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나름대로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는 겁니까?

전창환 : 저는 일단 국민들에게 과도한 성장기대를 자꾸 주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경제가 지금 어려운데 우리만 7% 성장 가능하다고 국민들한테 얘기했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를 낳게 되면 국민의 실망이 더 커지게 되고 불필요한 환상을 갖게 되기 때문에 절대로 국민들한테 과도한 성장의 환상을 심어선 안 된다고 보고요. 냉정하게 올해 우리 경제는 어렵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럼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어떻게 하면 강화할 것인가 이런 쪽으로 지혜와 컨센서스를 모아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단 어려운 시기라는 생각을 갖고 장기적 비전을 가져야 된다. 단기적 과제로 말이죠. 미국이 몇 달 사이에 금리를 2%포인트 이하로 내려 버렸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같이 내려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전창환 : 그런 요구가 있고, 작년 한해 동안 금리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금 이뤄지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거라는 우려가 있어서 사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금리인하 여지가 상대적으로 생겨서 그나마 우리한테는 이게 숨통을 트여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저희는 지금 일부에선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우리나라 환율 인상입니까 인하입니까...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좀 낮춰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전창환 : 제가 처음에 지적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과도하게 낮아서 생기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소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문제도 사실은 과도한 저금리로 생긴 문제고요. 그 다음 우리나라에서 생겼던 일련의 과잉유동성 문제, 돈이 어디로 갈지 모르면서 떠돌아다니는 것도 금리가 과도하게 낮은 데서 생기는 문제기 때문에 저는 금리를 자꾸 인위적으로 낮추게 되면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인플레이션 압력도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는 저는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라고 예상합니다.

박인규 : 아까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많다 보니까 돈이란 게 결국 수익을 쫓아다니는데 신용도가 낮은 분들한테까지 돈을 꿔줘 가면서 돈을 벌려다 보니 이런 사태가 났다고 말씀하셨어요.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보면서 1997년도의 동아시아부터 시작해서 러시아, 브라질... 지금 우리가 너무 금융자유화가 과도하다. 금융자유화기 이번 위기의 원인이라는 지적들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창환 : 전적으로 타당한 지적이십니다. 20세기 말 21세기 초에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금융위기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나친 금융자유화. 다른 말로는 흔히 금융화, 자꾸 실물경제생산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는 소위 주식투자나 자본시장에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이런 게 대세를 이루는 이런 경향이 소위 위기의 근원이라고 봅니다.

박인규 : 그 부분을 어떻게 좀, 지나친 금융화 이런 부분들을 막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겁니까?

전창환 : 그런 방법은 사실 쉽지 않은 게요. 아시겠지만 미국, 영국 모두 이제는 제조업으로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경제는 아닙니다. 물론 제조업이 없다는 얘긴 아니지만 사실 미국이나 영국이나 금융이나 서비스업으로 미국 경제 영국 경제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이 주도적으로 소위 금융 자유화를 일정하게 제어하면서 갈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박인규 : 오히려 금융업의 기회를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다.

전창환 :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걸 받아서 우리나라도 지금 소위 자본시장통합법도 그런 취지 속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 하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미국이나 영국이 금융업을 통해서 경제의 활로를 찾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보면 시티은행 UBS라든가 미국 유럽의 유수한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입니까? 위기를 중동이라든가 아시아의 국가펀드로부터 받아서 좀 버텨나가고 있다. 아시아, 중동국가들의 국가재정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의 경제위상, 심지어 달러 헤게모니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하고 계시던데요

전창환 : 지금 주요한 분석, 연구자들이 그런 지적을 많이 합니다. 아시겠지만 지금 미국은 세계 최대의 채무국가죠. 경상수지 적자도 매년 한 8천억 달러, 재정적자 조금 줄어서 2500에서 3천억 달러, 스탁 규모로 미국이 쥐고 있는 부채 규모가 2조 달러에 해당되는 세계 최대의 채무국가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세계의 여유유동자금을 미국의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여서 미국 경제를 끌고 나가는 독특한 사실 어떻게 보면, 국가인데

박인규 : 남의 돈을 빌려서 경제를 움직이는 거군요.

전창환 : 물론입니다. 거기의 중요한 기반은 월스트리트라는 아주 잘 발달된 자본시장과 전 세계 규칙통화로 기능하고 있는 달러가 그걸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장기화되면 달러가 약세가 되고 그러면서 달러의 위상이 자꾸 떨어지게 되면 미국의 그런 패권적 지위도 약화될 수는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선 달러의 기능을 유로화가 대체하고 있고 동아시아에서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긴 한데 독특하게 동아시아에선 미국 달러의 영향력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어쨌든 미국은 아직도 세계 최대 최강의 경제고, 미국 경제의 부침에 한국 경제도 따라가고 있고. 미국은 금융업을 통해서 경제를 이끌어가려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또 나타나고 있고. 우리 한국 경제도 많이 영향을 받고 있고.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은데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아직 진정된 건 아닌데 앞으로 이 사태를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될지... 정부라든가, 마지막으로 제안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전창환 : 지금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는 사실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거의 유사합니다. 소위 자본시장통합법, 자본시장, 특히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 한국을 금융허브, 금융서비스업 중심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똑같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뭐냐면 대운하를 건설해서 쉽게 말하면 일정하게 성장률을 높이겠다는 것만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다른데, 제가 보기에는 대운하 구상은 각계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운하 건설을 통해서, 건설경기의 인위적인 부양을 통해서 경기를 부양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경제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처방이라고 보고.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경제의 장기적인 경제체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특히 소위 생산성 향상, 그리고 그중에서도 제조업 외의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그리고 높아진 서비스업의 경쟁력과 제조업과의 선순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 아닐까. 앞으로 차기 정부도 그런 쪽으로 고민을 해야 한국 경제의 활로가 있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주장합니다.

박인규 : 가깝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극복해야 되지만, 길게 봐서는 서비스업과 제조산업의 상호발전에 의한 선순환이 중요하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전창환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전창환 교수를 초대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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