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인물이자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당시 여자대표팀의 핵심선수였던 임오경 감독을 초대해, 2008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우리 핸드볼 선수들의 전력과 국내 핸드볼계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여자핸드볼 임오경 감독입니다. 임오경 감독은 1971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94년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해 고등학교 2학년인 88년부터 2004년까지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92년 베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95년 세계여자선수권 대회 1위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고, 96년에는 국제핸드볼연맹 MVP를 수상했습니다. 94년 일본 실업리그 히로시마 메이플 레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96년부터 감독을 맡고 있으며 오는 6월부터 서울시청팀의 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박인규 : 최근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란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데 여러 모로 임오경 감독한테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인 것 같아요.
임오경 : 매일이 요즘은 제 생애 최고의 순간인 것 같아요.
박인규 : 300만 가까이 본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우리 핸드볼팀이 또 이겨서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하고
임오경 : 네. 여러 모로 계속해서 해피한 날만 있는 것 같아요.
박인규 : 계속 이런 날만 있으면 좋을 텐데...
일본에서 활동을 십몇 년 하셨는데, 들어오신다구요?
임오경 : 14년째에요. 네.
박인규 : 서울시청팀 감독.
임오경 : 그렇게 되었네요.
박인규 : 언제부터 들어오십니까?
임오경 : 활동은 6월 1일자로 시작할 거고요 이번달부터 계약에 지금...
박인규 : 지금부터 선수들도 스카우트 하고, 여러 가지 고민, 할 일들이 많으시겠네요.
임오경 : 네. 여러 모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많이 힘든 것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뒤에서 도와주시고 시청 관계자 분들도 저한테 힘을 북돋워주셔서 그 계기로 제가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들어오시자마자 서울시청팀이 우승하고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임오경 : 그런 기대까지 하시면 제가 너무 부담스럽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인규 : 너무 기대가 큰가요? 최근 일본에서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재경기가 열렸어요. 임오경 감독은 처음부터 우리팀이 이길 거다, 딱 말씀을 하셨는데
임오경 : 네. 원정경기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만 우리 선수들이 긴장 안 한다면 1대 1 실력으로 봤을 땐 우리 선수들이 훨씬 월등했기 때문에 제 생각으로는 당연히 이길 거라고
박인규 : 실제로 게임을 보시고 나니까 여자대표팀의 전력에서 어느 부분을 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임오경 : 일단 우리 선수들은 기본이 워낙 튼튼한 상태였고, 노장과 젊은 선수들이 밸런스가 너무나 잘 맞았어요. 게임을 리드하는 선수들, 스피디한 핸드볼을 해주는 젊은층, 이런 밸런스가, 너무나 조화가 잘 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이길 거라고
박인규 : 2004년도에 우리가 정말 억울하게, 어떻게 보면 아깝게 금메달을 놓쳐서 많은 분들이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야지 하는 기대가 많을 텐데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뭔가 고칠 점 보완할 점 그런 건 없었나요?
임오경 : 먼저 좀 더 핸드볼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자 핸드볼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금메달을 요구하기 전에 좀 더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그리고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고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이런 멘트가 너무나 부담스러운 거예요. 우리 선수들한테
박인규 : 해주는 건 없이 금메달만 요구한다
임오경 : 해주는 게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올림픽만 되면 여재 핸드볼은 너무나 부담스럽고 짐이, 어깨가 무거워지는데 하지만 이런 올림픽 큰 대회에서 우리가 우승을 못하면, 메달을 못 따게 되면 이것 또한 더 비인기종목에서 도 하락상태를 나타내는 경우가 되니까 우리 선수들 꼭 메달권 안에 들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감독을 하셨으니까, 물론 관중들의 성원이나 관심, 그런 걸 떠나서 경기 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선수들이 이런 건 좀 보완했으면 좋겠다, 그런 건 없었어요?
임오경 : 아니요. 이번 경기는 선수들이 너무나 잘 해줬어요. 재경기는, 한일전은 너무 잘해줘서 선수들한테 특별히. 뭐 안 되는 게 없더라구요. 삼박자가 척척 다 맞아서 다 잘 되더라구요
박인규 : 이번 경기 같이만 해라.
임오경 : 그렇죠.
박인규 : 사회나 국민들이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을 가진 다음에 금메달을 요구해라, 하시지만 또 많은 분들이 기대는 있어요. 어떻습니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전망... 예를 들어 강적이 있다면 어디가 있는지...
임오경 : 강적은 현재 노르웨이, 러시가아 최강국으로 떠올랐거든요. 세계선수권대회 1, 2위 하는 팀인데, 너무나 스피디한 핸드볼, 힘의 핸드볼, 스피드 핸드볼 모든 걸 다 갖춘 팀으로 지금 떠올랐는데 그런 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 선수들 훈련이 참 많이 필요해요. 그런데 지금 어려운 점이 국내파, 해외파가 두 팀으로 나눠져서 딱 반반 선수들인데 좀 합쳐져서 훈련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된다면 좀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고, 국내파와 해외파가 만나서 훈련을 할 수 있는 과정이 좀 많아진다면 가능성은
박인규 : 손발을 맞춰보는 시간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가, 여자 핸드볼뿐만 아니라 남자 핸드볼도 같이 경기를 했는데 남자 핸드볼도 이겼어요. 남자핸드볼 김태훈 감독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김태훈 감독과는 잘 아십니까?
임오경 : 예. 남자쪽도 조금 제가 통역을 좀 봐주면서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나 부담을 많이 느끼시고 말씀을 안 하셔도 긴장하고 계시는 부분을 알았죠. 그래서 저도 어렵게 어렵게 선생님한테 말을 건네고 그랬는데, 한일전은 져서는 절대 안 되거든요.
박인규 : 여러 가지, 경기 외적인 것도 있고.
임오경 : 예. 너무나 많은 고통들이 따르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일단 한 골이든 두 골이든 이겼다는 것에 선생님은 만족하신다고 그렇게 저한테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주셨고 그만큼 선생님이 또 선수들을 무게감있게 잘 지도해 주셨고 어렵게 어렵게 긴장하신 부분이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우리 여자 핸드볼은 세계 1,2위를 다투는 실력이고 남자 핸드볼은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임오경 : 진짜, 아깝지만 우리 한국 남자팀들도 실력은 상당히 좋거든요. 그런데 비인기종목이라는 것 때문에 국내에서 활성을 할 수가 없으니까 자꾸 유럽으로 해외로 나가다 보니까, 그만큼 국내에서 대우를 받는다면 우리 선수들이 국내에 와서 활성화를 하다 보면 더 좋은 핸드볼 강국팀이 될 수 있을 텐데 그런 조건하에서 자꾸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고, 지도자들도 보내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대우가 너무 안 좋으니까. 그런 차원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나라가
박인규 : 개인 기량은 좋지만 그 기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국내 핸드볼의 여러 가지 구조나 틀이 아직 안 돼 있다. 하긴 이번에 언론보도를 보니까 남자핸드볼 골키퍼 맡은 MVP 받았다고 하던데, 부부죠?
임오경 : 네. 강일구, 오영란 선수
박인규 : 인천에 7천만원짜리 전세 산다고, 말도 안 된다. 다른 국가대표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그런 언론보도도 봤습니다. 2004년도로 돌아가 보니까 그 당시 임오경 감독 나이도 만만치가 않았어요. 30대 뭐...
임오경 : 34
박인규 : 아줌마 소리를 듣는 나이였는데, 그때는 일본 메이플 레즈에서 감독 생활 하실 땐데 대표팀을 뛰어달라고 했을 때 선뜻 응했습니까?
임오경 : 그렇진 않죠. 응하고는 싶은데 제 몸 자체내에서 자신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선생님한테 제가 자신이 없을 것 같다고,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그런 부분 가지고 선생님과 토론을 했는네 괜찮다고 선생님이 격려해 주셔서 자신감 갖고 들어갔죠.
박인규 : 실제로 뛰어보니 어떻던가요? 체력이나 이런 부분에서
임오경 : 기술면에선 처지는 건 없는데 체력 부분, 힘, 파워에선 딸렸는데 훈련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좋아졌죠.
박인규 : 그 당시 아줌마 선수가 임오경 감독 외에 누가 있었죠?
임오경 : 오성옥 선수, 한 세 명 정도밖에 없었고 지금 현재 대여섯 명 있어요.
박인규 : 요즘 보니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전 한국 대 덴마크. 케이블 방송에서 자주 보여주더라구요. 저도 봤는데 동점이 19번이었고 연장전을 두 번이나 했고, 그리고 연장전에서도 계속 이기다가 보니까 마지막 15초 전에 한 골을 먹어서 패널티입니까 승부던지기입니까... 지금 생각하면 어떠세요?
임오경 : 그냥 연장전 한 번에서 끝나야 될 부분인데 메달을 주기 싫었던 건지 아니면 유럽의 힘이 너무 큰 건지.
박인규 : 그리스였기 때문에
임오경 : 아니요. 덴마크는 최고 인기 종목이 두 번째로 꼽힌대요 핸드볼이. 클럽팀이 천 몇 팀 된다고 하니까 그만큼 인기가 있고 유럽에서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유럽팀한테 자꾸 우승을 주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손해를 많이 보는 거죠.
박인규 : 만약에 심판이 조금 객관적으로 봤더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임오경 : 충분히가 아니라 우리가 우승했죠.
박인규 : 경기를 뛰시면서는 계속 분명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있으셨던 거죠
임오경 : 마지막까지 포기해본 적도 없고 선수들 또한 너무나 긴장 속에서 하려고 하는 의욕들은 계속 갖고 있었죠.
박인규 : 그 당시 경기 끝나고 나서 임영철 감독이, 우리가 핸드볼 기술이나 체력이 뒤져서 진 게 아니라 덴마크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 때문에 이긴 것 같다. 이 말씀을 다시 뒤집어보면 한국 국민들의 응원이 그 당시엔 몰라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관심이 적었던 게 아니냐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말하자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인기 종목의 설움. 평소엔 별로 안 돌아보다가 큰 경기 때 금메달 따라. 그런 걸 당했을 땐 억울하달지 그런 느낌도 있을 것 같아요.
임오경 : 억울하다기보다는 조금 아쉽고 서운하고, 바람이죠.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핸드볼을 꼽지 말고 그 전부터 비인기종목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많이 활성화를 국민들이 시켜주고 주위에서 홍보도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는데 올림픽 때만 되면 꼭 그러니까. 하지만 그런 걸 계기로 선수들의 힘이 빠지고 돋고 그런 건 아니고.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올림픽 효자종목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민들한테 제가 항상 할 수 있는 말은, 공감된 세상에서 같이 즐기는 핸드볼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특히 응원이 많은 곳에선 제가 힘이 나요. 그런 스타일이 있거든요. 저는 응원이 많은 곳에선 힘이 나거든요. 그런 걸 같이 일반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요.
박인규 : 관중들이 많을수록 핸드볼 선수들도 힘이 나고 잘하고 싶고.
임오경 감독께서는, 국내에서도 활동하셨지만 오히려 활동 기간으로 보면 일본에서 더 많이활동하셨어요. 그래서 질문 드리고 싶은데, 물론 핸드볼 선수들의 기량은 지금은 한국이 위죠. 핸드볼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인프라라고 합니까? 일본에서 10년 살아보시니 어떻던가요?
임오경 : 10년 살아봤는데 고생도 많이 했지만 너무나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많이 도와주셨어요. 여러분들이 너무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많이 도와줬어요. 고생을 했는데 항상 도와주는 것 때문에 보람을 느꼈고. 일본 생활을 하면서도 힘들고 기쁜 일도 많고 외로움도 많고. 그랬던 것 같아요.
박인규 : 예를 들면, 우리나라 축구가 적어도 일본한테는 안 진다 해서 계속 일본을 앞서 왔는데 어느 순간 일본이 J리그라는 걸 만들어서 상당히 실력이 올라가서 세계랭킹은 우리가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핸드볼도 우리가 잘못하다 보면 선수들의 실력 문제가 아니라 그걸 둘러싼 여러 가지 사회적 틀이라든가 그것 때문에 밀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긴 한데. 지금 일본의 핸드볼 팀은 몇 개나 됩니까?
임오경 : 남자는 한 14팀 되고 여자는 한 8팀 정도 되는데 활성이 잘 돼있어요 일단.
박인규 : 거긴 관중들이 많은가요 그러면?
임오경 : 예. 관중이 결승전이라고 하면 3층까지 경기장이 꽉 찰 정도로 활성이 잘 돼 있다 보니 선수 육성할 때도 부담이 없는 거죠. 초등학교 때부터 3, 4살짜리부터 시작하니까 그런 애들과 같이 접촉하면서 스포츠를 접촉하니까 계속 좋은 선수들이 늘어나는 거고. 너무 스포츠가 활성화가 잘 돼있어요.
박인규 : 우리나라는 아마 지금 핸드볼 실업팀이 열 개 미만이죠?
임오경 : 네.
박인규 : 어떻게 해서 일본은 핸드볼의 저변이 이렇게 넓고 우린 그렇지 않을까요? 학교교육 그런 것도 있나요?
임오경 : 초등학교부터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 클럽을 하나씩 해야 돼요. 핸드볼이 아닌 배구, 농구, 축구, 다..
박인규 : 말하자면 1인 1기. 한 가지는 해라.
임오경 : 네. 기본인 거예요. 일본 수상도 무조건 스포츠를 한 가지 하신 분이라서 일반인들이 시민들이 국민들이 스포츠를, 그런 분들이 활성화를 시키는 거죠. 자녀들 또한 스포츠를 하나씩 하고 있고 계속 자녀들과 같이 체육관 가서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스포츠인들이 아니라 국민 자체가 활성화를 시키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중고등학교 때 핸드볼 한 사람이면 핸드볼에 관심이 많고 가서 보고 그런 식이군요.
임오경 : 네. 그리고 핸드볼 한 사람의 친구가 축구를 했으면 또 같이 축구도 관심 가져주고 핸드볼도 관심 가져주고, 대회 때마다 같이 와서 엄마 아빠까지 다 모시고 오시고 이런 식으로. 그리고 스포츠 선수를 보면 힘이 난대요. 에네르기를 얻어가는 것 같대요. 그래서 일주일 생활하는데 그 선수 얼굴 한 번 보고 나면 일주일 생활하는데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박인규 : 우리나라에선 운동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은 높지만 그걸 계속 키워줄 수 있는 사회적 뒷받침이 안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임오경 :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인들만 계속... 그러다 보니 스포츠, 초등학교 때부터 자꾸 어린 애들을 운동을 시켜서 전문이 아니더라도 클럽식으로 자꾸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시키면서 관심을 가져주면 부모님이나 자녀들 또한 자꾸 경기장에 나와주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박인규 : 앞으로는 스타 선수들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타 선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팬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오경 : 네.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핸드볼을 하신 거죠? 어떻게 핸드볼을 하시게 됐어요?
임오경 : 원래 우리 학교에 핸드볼이 있었어요. 정읍의 동신초등학교라고 핸드볼이 있었는데 핸드볼 선수들보다 제가 체육 시간에 월등히 체육활동을 잘 했어요. 그래서 체육 선생님이 저한테 자꾸 핸드볼을 해라 해라 했는데, 저는 다른 쪽으로 취미가 많은 게 있어서
박인규 : 그 당시엔 뭘 하고 싶었어요 원래?
임오경 : 그림 그리고 디자인 쪽으로 참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자꾸 핸드볼을 하라고 해서 도망다녔어요. 그런데 어느 하루는 선생님이 교실 문앞에서 저를 데리고 가시더라구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한 열흘 정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베스트 멤버로 들어가서 첫 대회를 나갔는데 네 골을 넣었어요. 지금도 기억하는데, 한 달도 채 못 채워서 시합을 나간 건데
박인규 : 핸드볼 신동 소리 들었겠네요?
임오경 : 아니요, 그렇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그게 너무 저한테는 좋았던 거죠. 그래서 좋아서 하게 된 거였죠.
박인규 : 그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계속 핸드볼 선수로 활동하신 겁니까?
임오경 : 네.
박인규 : 제가 어디 언론보도를 보니까 핸드볼은 종합스포츠고 축구, 야구, 농구를 다 합친 것과 똑같다. 그리고 지금 국가대표 축구팀의 박성화 감독도 핸드볼을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중간에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임오경 : 예. 종목을 바꾸는 분들도 계시는데... 특히 스포츠에서는 핸드볼 하는 사람들이 다른 모든 종목을 소화해낼 수 있는 기본 바탕이에요 진짜
박인규 : 몸싸움 같은 경우는 축구와 비슷하고 던지는 건 야구와 비슷하고
임오경 : 아니요, 주고 뛰고 하는 것 또한 축구와 비슷하고. 볼을 갖고 던지는 건 야구와 비슷하고, 농구 또한 패스하고 뛰고 드리블 하잖아요. 그것도 비슷하고, 그래서 웬만한 스포츠는 다 소화를 하잖아요. 그래서 핸드볼 하는 사람이 축구를 참 좋아해요.
박인규 : 완전히 어떻게 보면 구기스포츠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임오경 : 네. 기본이에요.
박인규 : 그 정도로 핸드볼을 잘 하시면 예를 들면 농구를 하자든가 그런 식의 유혹도 있었을 것 같은데
임오경 : 초등학교 때 그런 제의도 받았었는데 핸드볼을 잘 하고 있는 입장에서 농구로 전향하진 않았는데 그런 제의도 많이 받았어요. 육상대회도 나갔었고. 핸드볼 하면서
박인규 : 96년도인가요? 세계 MVP 뽑히신 게?
임오경 : 예.
박인규 :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한다는 얘긴데
임오경 : 예. 세계에서 한 선수한테 주는 건데, 95년도 96년도에는 제가 전성기였던 것 같아요.
박인규 : 그땐 일본에서 활동하실 때죠?
임오경 : 네. 일본에서 활동하는데 국내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으면서 제가 책임감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진짜 두려움 없이 열심히 했던 시기였는데, 그만큼 실력이 안 되는데 단신이다 보니 좀 튀었나봐요 모든 분들한테. 그래서 저한테 MVP라는 상이 주어졌는데 솔직히 창피하기도 하고
박인규 : 창피할 건 없죠. 실력이 되시니까 받았을 테고
임오경 : 창피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좀 그랬었어요.
박인규 : 선수로서 스스로 자평하긴 좀 뭐하긴 합니다만 임오경 선수로서의 가장 다른 선수와 비교했을 때 나의 장점은 이거다....
임오경 : 큰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위에서 막 던지고 이런 거지만 저는 팀 전체를 보면서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선수였어요. 저로 인해서 플레이가 돌아갈 수 있는, 제가 세 골 넣는 것보다는 옆에 있는 우리 선수들이 더 넣어 주는 것, 그런 걸 좀 많이 했어요. 완전 리더였죠 팀의...
박인규 : 지금 자제분은 몇 분
임오경 : 딸 하나 있어요.
박인규 : 딸 하나입니까? 어디 보니까 딸 낳고 2주 만에 다시 운동하러 갔다던데 가능한 겁니까?
임오경 : 2주만에 체육관에 운동하러 간 건 사실이고, 애 낳고 바로 그 다음날 윗몸일으키기 시작했어요.
박인규 :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예요?
임오경 : 전 괜찮더라고요.
박인규 :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상당히 끈질기도 독하다고 하더니 정말 대한민국 아줌마의 표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임오경 : 문화습성이 다 다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를 낳고 따뜻한 데서 쉬어야 된다, 미역국만 먹어야 된다,
박인규 : 적어도 삼칠일이라고 해서 21일은 쉬어야 되는데
임오경 :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유럽이나 일본이나 다 그렇게 하는 데는 없어요. 그냥 바로, 미역국 그런 것도 없고 바로 일상생활 밥을 그냥 먹고 바로 샤워하고 그런 식으로
박인규 : 지금 따님은 몇 살이에요?
임오경 : 9살이요.
박인규 : 혹시 따님도 핸드볼을 하겠다 그러진 않습니까?
임오경 : 좋아해요. 핸드볼도 좋아하고 배드민턴도 좋아하고 골프도 좋아하고. 지금 세 가지를 취미로 하고 있는데 너무 스포츠를 좋아해요. 보고 제가 배워요
박인규 : 남편 되시는 분도 혹시 스포츠맨이신가요?
임오경 : 예. 배드민턴
박인규 : 완전히 스포츠가족이시네요.
선수생활을 하면서 세계대회 MVP도 하셨고, 또 일본 메이플 레즈의 감독이 되신 게 25살, 26살? 굉장히 일찍 되신 건데, 최연소였다면서요?
임오경 : 최연소 감독이라고 했는데, 왜 저한테 그런 감독직을 맡게 했는지 저도 그걸 모르겠어요. 일본 분들은 사람을 믿지를 않는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왜 저한테 그런 역을 주셨는지 저는 그 당시 이해를 못했고, 그리고 몇 번인가 거절했는데도 제 의지대로 되지 않았고. 시켜서 했는데 모르겠어요. 나중엔 좋은 말들을 해주시더라구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너는 진실이 담겨있었다. 너라면 해낼 줄 알았다, 이런 말을 일본 분 회장님이 해주시더라구요. 표현은 못했지만 감사했죠.
박인규 : 선수는 게임만 잘하면 되지만 감독은 약간 다르잖아요. 선수를 이끌어가기도 해야 되고
임오경 : 그렇죠. 모든 면의 모델이 돼야 되니까요. 그래서 제가 지금 딱 이제 와서 생각하면 제 젊었을 때의 인생. 성숙하게 하나하나를 밟고 가야 되는데 저는 그래보질 못했어요. 대학 졸업하면서 일본 가서 바로 감독하다 보니까, 저도 애긴데 애기를 또 다뤄야 되니까 너무나 그 부분이 지금 와서는, 나도 그때 애였는데 나는 애가 돼보지를 못하고 바로 어른이 된 그런 기분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미성숙한 것 같아요 제가
박인규 : 그건 겸손의 말씀이신 것 같고. 쭉 말씀 들어보면 임오경 감독 같은 경우는 선수로서 어려움 없이 계속 속된 말로 출세가도를 달려오신 것처럼 보이는데 혹시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임오경 : 가서부터 힘들었죠.
박인규 : 일본 가서 적응하기가
임오경 : 네. 옥상에 올라가서 하루도 안 빼놓고 울고. 하지만 여기서 내가 지면 제 자신이 욕먹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 욕먹는다는 마음이 막 들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인으로서 진짜 내가 모범이 되고 모델이 돼야겠다 항상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 많이 힘들 때도 항상 저는 울음으로 터뜨리고 다시 일어나고. 하나하나 진짜 일본 사람들한테 지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살기 위해서 떳떳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떳떳하게 살려고 하는 그런 자체가 저한테는 힘들었죠. 그리고 타지 나가서 애를 혼자 낳아서 혼자 키우는 것에 있어서, 몸이 아플 때 누가 나를 돌봐줄 수 없는 문제, 이런 부분에서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더 이상 고생하기 싫다 힘들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박인규 : 오히려 일본생활에 적응하시는 게 힘들었군요. 영화에 보면 팀이 해체돼서 문소리씨가 마트에 나가서 야채 파는 장면이 나온다던데, 실제로 그렇게 재능이 있어도 팀이 없어서 말하자면 재능을 썩힌 선수들도 꽤 있습니까?
임오경 : 예전에도 많았고 현재도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지금 그만둔 선수들은 다시 하고 싶은 발동이 생겨서 지금 저도 그런 선수들을 몇 명 서울시청 팀에다가 지금 선수로 선발하려고
박인규 : 서울시청팀에도 아줌마 선수들이 꽤 오실 수 있겠네요
임오경 : 네. 올 수 있죠.
박인규 : 지금 적어도 우리나라 구기 중에서 농구, 배구, 야구, 축구는 말할 것도 없고 적어도 국내 최고다 하면 진짜 남 부럽지 않은 경제적 반대급부도 받는데, 아직 핸드볼 선수는 국가대표 골키퍼가 전세 살고 이렇단 말입니다. 핸드볼 발전, 또는 핸드볼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키우기 위해서 우리 사회랄까 체육계에서 이런 걸 해줬으면 좋겠다.
임오경 : 체육계에서도 많이 활성을,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대기업에서 많이 좀, 팀을 만들어서, 그렇게 되면 선수들 연봉 자체, 이런 계약금이 오른다고 생각해요 페이가. 그런데 대기업에서 일단 팀을 창단시켜 주지 않으면 계속 우리는 시청팀... 그런 자체에서 계속 해야 되니까 어려움이 계속 따르는 거죠.
박인규 : 이미 13년차의 감독이신데, 고참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서울시청팀을 만들게 되면 나름대로 어떻게 끌고 가겠다. 그런 청사진 같은 게 있습니까?
임오경 : 아니요. 솔직히 너무나 저는 우리나라에 오면서부터 지금 시청 감독 맡으면서 너무나 부담스럽고 진짜 저한테는 무거운 짐이에요. 그런데 솔직히 일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제 3의 인생이 다시 한국에서 시작되는데 너무나 저한테는 부담감이 커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부분밖에 없어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선수생활할 때 제 1의 인생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제 2의 인생을 또 일본에서 했는데, 지금까지 했던 것만큼 저는 그렇게만 하고 싶은 거예요. 더 이상도 더 이하도 할 수 없고 지금까지 했던 것만큼 계속 서울시청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계속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해요.
박인규 : 잎으로 6월이 지나면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을 볼 수 있을 테고.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라든가 핸드볼 관련해서 청취자,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오경 : 한국을 많이 떠나가 있어서 한국 생활 적응하기가 현재로는 힘든데 서울시청이라는 팀을 맡게 돼서 서울시청팀을 창단시켜 준 것 그 부분에 있어서도 그 분들한테 너무 감사드리고요. 항상 임오경을 좋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기대 이상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항상 좋은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고 싶고. 그리고 우리 핸드볼, 비인기종목에서 인기종목이 되고 싶은게 그런 부분을 국민들과 같이 나눴으면 좋겠고 모든 분들이 많이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걸 하기 위해서는 저 자신이 선두에 나서서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인데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그런 사람이 될 테니까 항상 어디서나 도움 주시고 말 한 마디, 격려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혹시 이번 8월 베이징올림픽에 해설로 나서시는 거 아닙니까?
임오경 : 예. KBS로 갈까요?
박인규 : KBS로 오란 말씀은 아니고, 하여튼 좋은 해설 부탁드리고 좋은 팀 만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임오경 :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임오경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핵심선수였던 임오경 감독을 초대해 2008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우리 핸드볼팀의 전력과 국내 핸드볼계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