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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홍보' 기사, '비판' 만평에 문법 '교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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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홍보' 기사, '비판' 만평에 문법 '교정'까지

청와대 비서관 인선에 '자기모순' 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발표한 청와대 수석 진용에 대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영남-교수 출신에 편중된 인사"라는 분석 기사는 내놓으면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전혀 내지 않았다.

반면 <경향신문>, <한겨레> 등이 이날 사설에서 "영남, 고려대, 소망교회의 청와대 수석인사", "청와대 수석 인사엔 사회정책 없다?"고 비판했다.

비판 없는 조·중·동, "긍정 또 긍정"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이명박 당선인의 청와대 수석 진용이 교수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신문은 "'청와大' 새 수석 7명 중 6명 美박사·교수 출신" (<조선일보>), "경제학 전공-교수 출신 중용…'정무수석 朴 미리 점찍어'"(<동아일보>), "Dr. 청와대"(<중앙일보>) 등의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대변인이 당선인의 청와대 진용에 대해 "영남 출신 서울지역 교수모임"이라고 비판한 것을 함께 실었으나 그외 별다른 비판은 내놓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신당의 비판도 싣지 않았다.

이명박 당선인의 청와대 수석 진용을 '홍보'하는 데에는 <조선일보>가 여타 신문을 앞섰다. <조선일보>는 4면과 5면을 터 "벽은 없다…모두가 하나 돼 팀워크로 일해달라"라는 이명박 당선인의 말을 제목으로 뽑아 등 각 수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석 기사를 내놨다. 다만 이 신문은 '팔면봉'에서 "이명박 청와대 비서실, 실무 경험 없는 교수들의 총집합, 내각과의 소통 어떻게 할지 걱정되네…"라고 살짝 짚어 구색을 맞추기도 했다.

<중앙>도 "부활한 경제수석 'MB노믹스' 지휘"라는 제목으로 5년 만에 청와대 경제수석이 부활해 '시장주의자'로 알려진 김중수 한림대 총장이 내정된 것에 초점을 맞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석기사를 내놨다. 또 이 신문은 "'그림자 대통령실'이 되어야'라는 사설에서 "정권이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첫 번째 리트머스 시험지가 대통령실"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대통령실은 코드의 요란한 소음보다는 조용히 국정을 챙기는 실용주의 비서실이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영남, 고려대, 소망교회의 청와대 수석인사"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명박 당선인의 청와대 진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이날 "영남, 고려대, 소망교회의 청와대 수석인사"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 "8명의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은 모두 '보수'와 '실용'이라는 '이명박 코드'에 부합하는 인물들로서 정무직 인사의 가장 우선적인 요소는 '코드'일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환기시켜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지역·계층·종교 간에 일어나는 첨예한 갈등과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것을 주요 의무로 삼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명박 당선인이 영남, 재벌, 보수 개신교, 보수 언론, 고려대 동문 등의 강력한 지지로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자신의 지지기반 만을 배려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낳고 사회통합을 저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영남·교수 출신에 편중된 '실용+코드' 인사", "또다시 '소망교회 인맥'" 등의 제목의 분석기사로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날 인사에 대해 "실용주의 원칙 뿐 아니라 당선인의 코드도 강하게 고려됐다는 평가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겨레>는 "청와대 수석 인사엔 사회정책 없다?"는 제목의 사설로 사회정책수석에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가 내정된 데 대해 우려했다. 이 신문은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가 과연 사회정책수석 자리에 적절한가? 여러모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동 환경 분야엔 문외한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그의 인선은 그동안 비정규직 등 사회정책 현안을 지나치게 외면했던 당선인의 행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읽힌다"면서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자기모순' 만평?
▲ 11일자 각 신문에 실린 만평. ⓒ경향신문, 한겨레, 조선일보

11일 <경향신문>, <조선일보>, <한겨레>에 게재된 만평이다. 모두 이명박 당선인의 청와대 수석 진용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중 <조선일보>의 '신경무 만평'은 이날 신문이 사설과 기사에서 긍정적인 논조로 일관한 것과 대조된다.

이날 만평은 한나라당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해 '코드 인사'라고 비판한 것과 대조하면서 "비판하면서 닮는다더니"라과 비꼬았는데, 이는 <조선일보>가 이전 정부에 대해서는 '코드 인사'를 맹비난 하면서 이번 이명박 정부의 인선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과 정확히 들어맞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 신문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 인선이 발표된 다음날인 2003년 2월 18일 '노무현 인사'라는 문패로 "개혁풍 부나…盧 색깔 맞는 인사들로", "의전팀장-해외언론 인선 뒷말" 등 비판 논조의 분석기사와 "'이념형 청와대' 적절한가" 등의 사설을 내놔 노무현 정부의 '코드 인사'에 대해 맹비난 한 바 있다.

또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盧 정부 이해하려면 '3가지 핵심단어' 알아야"(2003년 3월 3일)라는 기사에서 "청와대와 내각 등 노 대통령 진영의 요직에 발탁될 때의 기준으론 '코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기도 했다.

지난 5년 내내 '편중, 코드인사'를 맹비난해온 <조선일보>가 이번 이명박 정부의 영남 편중 인사에 대해 별다른 비판없이 우호적인 논조로 일관하는 것은 11일자 조선일보 만평이 비판하는 한나라당-이명박 당선인과 <조선일보>과 꼭 닮은 꼴이라는 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애프터 서비스, "두잉 '데어' 베스트"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이명박 당선인의 틀린 영어를 바로잡아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기도 했다.

전날 이명박 당선인은 청와대 비서진을 소개하면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하는 것은 각자의 보는 견해에 따라 다릅니다만 저와 함께 일하면 '두잉 베스트'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두잉 베스트(doing best)'라는 말은 문법상 맞지 않는 비문으로 이날 이 당선인의 발표를 생중계한 YTN 등 방송에서는 그대로 나갔다. <경향신문>, <프레시안> 등도 이명박 당선인이 말한 그대로 '두잉 베스트'라고 인용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명박 당선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두잉 데어 베스트(doing their best):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뜻풀이까지 달아 문법교정을 해줬다. '비즈니스 프랜들리' 등 주요 발표 때마다 영어를 애용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이미지 관리'를 해주는 <조선>의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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