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는 30일 "무난하게 적당하게 넘어가려고 하지 않겠다"며 '인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위촉받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前 변협 회장) 역시 "계파 안배는 없다"고 선언했다.
신당의 경우 '참여정부 실정 책임자'와 '호남 중진'에 대한 공천 여부가 쇄신의 질을 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 기준을 엄정하게 적용할 경우 당내 중진 대부분이 공천 배제 대상에 묶일 공산이 커 '비리 인사 공천 배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에 버금가는 파열음이 예상된다.
"모든 기득권 버리겠다는 각오로 공천"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은 공천심사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외부인사로 구성토록 하고 있는데 당 공천의 중요성을 감안,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인사로 과반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공정한 공천이야말로 신당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심위의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해 독립성의 보장, 외부인사 과반 임명, 공심위원장 주도하의 외부인사 선임 등 3가지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이를 통해 공천의 공정성을 국민에게 분명히 보여주고자 하며 당은 공심위의 결정을 철저히 존중할 것"이라며 공정 공천을 위한 장치들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 한 분이 '무난한 공천은 무난한 죽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무난하게 적당하게 넘어가려고 하지 않겠다"며 "(공천에) 신당의 정치적 생명과 미래가 달려있고 우리 모두 어떤 기득권도 버리겠다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공천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도 안 나간다는 모습 보여야"
박재승 위원장 역시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최고의 가치로 두고 다른 것은 일체 고려하지 않겠다"며 엄정한 심사 의지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계파나 지역 혹은 현역 여부에 가산점을 준다든지 안배를 한다든지 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위원장은 "지금 상황이 계파를 따지고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을 복원시키는 차원에서 현역 의원도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는 안 나간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심사의 주요 기준으로 여론, 당헌당규, 그리고 올 초 중앙위에서 채택된 쇄신안을 들었다. 쇄신안은 △참여정부 당ㆍ정ㆍ청에서 큰 권한을 행사했던 인사들 중 책임이 무거운 인사 배제 △당 정체성을 무시하고 정책적 혼선을 부추긴 인사 △오만과 독선을 보인 인사 △비리와 부정에 연루됐던 인사 등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꼽고 있다.
이 기준을 엄정히 적용할 경우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비롯, 한명숙 전 총리, 천정배,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참여정부 각료 출신과 김원기 국회의장, 정세균 전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고위 당직자들이 모두 공천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의 경우 지난 4년 동안의 의정활동과 공적을 바탕으로 심사할 수 있겠지만 현역이 아닌 경우에는 자신의 철학이나 당위성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면접심사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호남 물갈이론'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특정지역을 쇄신의 대상으로 한정하는 말은 적당치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호남의 새로운 모습이 신당의 새로운 모습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지만 호남만 그렇게 한다고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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