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29일 4월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에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임명했다. 박 전 회장은 최근 삼성특검을 비롯해 역대 거의 모든 특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진보진영과 법조계 전반에서 신망이 두터워 당 내에서도 일단 '공정 공천의 적임자'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정치경험이 전무한 박 전 회장이 신당 내 얽히고 설킨 계파 간 이해관계에 함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아 지도부와 협의 하에 꾸려질 공천심사위 구성에 당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위원장에게 공심위 구성 전권 줘야"
우상호 대변인은 "박 전 회장은 정의롭고 강단이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분의 강직함, 원칙주의가 공천과정에서 원칙 있는 공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계'의 한 의원도 "외부인사인 데다가 엄정하기로 이름난 분이니 일단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며 일단 위원장 인선에는 합격점을 매겼다.
다만, 그는 "공심위 구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공심위가 친정체제로 가면 엄한 위원장은 얼굴마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쇄신모임' 최재천 의원 역시 "박 전 회장은 법률가적 양심과 약자에 대한 인권의식이 분명한 분"이라면서도 "박 전 회장에게 위원회 구성에 대한 전권을 주고 전원 외부인사로 꾸려야 진정한 '인적 쇄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쇄신모임'의 경우 지도부에 '외부인사 100% 공심위 구성'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공심위원 일부를 '계파 안배형' 배치할 할 경우 '나눠먹기' 논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내 이해관계가 균질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 계파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공심위를 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우 대변인은 "손 대표는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되길 원하나 정치적인 판단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며 "15명 안팎의 당 내외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통합이 이뤄진다면 민주당과도 위원 구성을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선 위주로는 쇄신 불가"
지도부는 공심위에 당 내부 인사가 포함될 경우 일정 정도의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논란의 여지를 피할 수 있는 국민경선 위주의 공천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총선기획단장을 겸임하고 있는 신계륜 사무총장은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경선만으로 공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경선을 치르고 나면 계파간 시비는 없지 않겠냐는 얘기다. 그러나 '현역 프리미엄'이 가장 확실하게 작용하는 경선 위주로 갈 경우 전반적인 '물갈이'는 난망하다는 게 당내 일반론이다.
이에 '정동영계' 한 원외인사는 "경선하자는 것은 싸우는 게 겁나니 쇄신 안 하겠다는 말"이라며 "손 대표가 정말 쇄신의 의지가 있다면 정확한 기준을 세우고 기준에 안 맞는 현역들은 100% '물갈이'할 용기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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