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해 2월 미사일 요격실험이 실패한 뒤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31일 북한 미사일을 겨냥한 요격미사일 실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알래스카 반덴버그 공군기지 일대를 엄습한 짙은 안개 때문에 발사를 연기했다고 미 당국이 밝혔다.
잭 호캔슨 반덴버그 공군기지 대변인은 "가상 공격미사일이 알래스카의 코디액 섬에서 발사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요격미사일이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오늘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 때문에 발사를 내일 이후로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요격미사일의 탄두(킬 비이클)가 가상미사일을 인식하는지, 목표미사일의 탄두와 로켓을 구별해 내는지, 지상 관제센터와 교신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에 앞서 헨리 오버링 미 미사일방어국장은 "가상 공격미사일의 격추를 목표로 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 요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성공적 실험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최대한 실전에 가깝게 연습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릴 어윈 국방부 대변인도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요격미사일 발사 실험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 때문에 연기됐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11기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지상 및 해상 레이더에 의해 요격에 나선다.
미국은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오는 12월께 마지막 단계의 요격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2004년 12월과 2005년 2월 두 차례 요격 실험에 실패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에 실제 요격실험을 되도록 늦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두 차례 실패 뒤 요격 실험을 중단하고 미사일방위(MD) 체제를 전면 재점검해 왔다. 오버링 국장은 "이번 실험에 쓰이는 가상 공격미사일은 크기나 속도에서 북한 미사일과 흡사하다"고 언급, 이번 실험이 북한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해 온 미사일방위 체제는 지난 2004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2004년과 2005년 2월 잇단 실험 실패로 가동이 늦춰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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