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손학규 체제'의 최고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 유인태, 박명광, 홍재형 의원이 새로이 포진했고 김상희, 정균환 전 최고위원이 유임됐다.
당초 최고위 입성이 예상됐던 386 출신 의원들은 최종 배제됐지만, 각 지역별, 계파별 안배를 최우선에 둔 인선으로 평가된다. 당내 기반이 얕은 데다 사실상의 '합의추대'로 선출된 손학규 대표로서는 예정된 결과라는 평가다. 이로써 오는 4월 공천에서 손학규 대표가 대대적인 물갈이와 인적 쇄신을 감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각 지역과 계파 안배에 중점
우상호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최고위 인선은 '쇄신을 위한 안정'에 무게를 뒀다"며 "지역과 계층을 안배해서 의견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하면서 손 대표의 지도력 확보에 중점을 뒀음을 시사했다.
호남 출신의 정균환 전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과정이나 이번 당 대표 선출과정에서 손학규 대표를 지지한 민주당 탈당파를 비롯한 호남 의원 그룹을 안배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홍재형 의원은 자유신당으로 이동설이 끊이지 않는 충청도 지역, 박홍수 전 장관은 영남 지역을 배려한 결과다.
유인태 의원은 손학규 체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중진과 수도권 그룹을 배려한 결과라는 설명이지만 박홍수 전 장관 인선과 더불어 당 내의 친노 그룹에게도 '우호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박명광 의원 인선은 손학규 체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정동영·김한길 그룹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는 '쇄신'의 이미지를 위해 인선된 원외 인사. 둘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직을 역임한 청와대 출신 인사지만 "그간 우리 당의 운영과 무관했던 외부 케이스"라는 게 신당의 판단이다. 우 대변인은 "이 둘의 인선으로 국민들에게 당의 개혁과 쇄신의 의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바 있고, 박홍수 전 장관도 입각 뒤인 2005년 1월까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의원이었다는 점에서 '외부 케이스'라는 주장은 빈약해 보인다.
강 전 장관은 이번 최고위원직을 끝까지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우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이 오늘 아침 결심해주셔서 인선안을 발표할 수 있었다"면서 "스스로 그럴만한 능력이 되겠느냐며 고사했지만 민주개혁세력이 위기에 처한만큼 모든 것을 던져야한다는 결심을 내리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균환 전 의원과 함께 유임된 김상희 최고위원은 당내 시민사회세력을 고려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날 인선에 대해서는 당장 계파 안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우 대변인은 "주요 세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쇄신의 기준에 어긋나는 인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각 최고위원이 어떤 세력을 대표하느냐를 고려하지 않고 뽑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각 세력 가운데서도 가장 합리적인 분들을 뽑았다고 본다"고 했다.
신당은 향후 후속 당직을 뽑아 당 체제를 정비하고 바로 공천심사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를 비롯한 총선기획단을 꾸려 총선 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공천심사위원장은 강금실 전 장관이 최고위원직과 겸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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