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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수부, 국회 덕에 기사회생?

의원 80명 '폐지 반대'…반대 여론 확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해양수산부를 폐지키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국회의원 80명이 "해수부 해체 정책의 재고"를 공개 요구하고 나서서 28일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처리하려던 인수위 측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의원들 중에는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포함됐다.
  
  게다가 부산 등 해양항만도시를 기점으로 한 반발의 기세는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1996년 출범 이후 수차례 '폐지 위기'를 정치권과 업계의 반발여론으로 막아냈던 해수부가 이번에도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 3명도 동참
  
  여야 국회의원 80명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부 창출의 원천인 바다를 통합관리 할 정부부처를 없앤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해양비전을 스스로 폐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도문제 등 해양영토주권 확보 △해운·항만 산업의 발전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준비 △태안 유류사고 같은 대형 해상 재난의 효과적 대처 등을 위해 해수부가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인수위원회의 해수부 해체 정책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는 동시에 이러한 뜻이 반영되지 않고 상정되는 관련법의 개정안에 대하여는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처리시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곤 국방위원장 등 신당 의원 73명 외에도 허태열, 서병수, 정의화 등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자유신당(가칭)에 참여 중인 김낙성, 류근찬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무소속 임종인 의원 등이 동참했다.
  
  부산 등 연안지역에서 시작된 해수부 폐지 반대 운동도 전국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전남여수세계박람회 준비위원회, 경남 수산업경영인연합회, 부산항을 사랑하는 모임, 인천항발전협의회, 평택당진발전협의회, 울산사랑추진위원회 등 전국 각지의 민간협의회는 15일 공동투쟁 선포식과 기자회견을 갖고 해수부 해체 반대 300만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국수산회, 수협중앙회, 한국원양어업협회 등 11개 수산단체 연합회와 한국선주협회 등 유관 업계에서도 "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정부조직 개편이 돼야 한다"며 반대 운동 동참 의지를 밝히고 있다.
  
  12년 간 두 번의 존폐논란, 정치권이 살려
  
  인수위 측의 방침대로 해양수산부의 업무를 농림부와 건설교통부로 이관해 해수부가 해체될 경우 해수부가 주도해 온 기존 사업에 차질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지역과 업계의 우려다.
  
  이 같은 여론은 총선을 앞둔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압력으로 직결될 것인 만큼, 해수부 측은 인수위가 해수부 폐지를 최종 결정할 경우에도 국회 의결에서 무산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날 반대 의사를 밝힌 80명 외에 인수위의 눈치를 보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결집한다면 표 싸움에서 이길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1996년 출범한 해수부가 그간 두 번의 존폐 논란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 데에도 정치권의 도움이 적잖았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 출범 1년 만에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에서 폐지가 거론됐고, 1999년 기획예산위가 다시 한 번 폐지를 건의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당정협의 등 정치권과의 조율 과정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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