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차베스 중재로 콜롬비아 인질 2명 석방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차베스 중재로 콜롬비아 인질 2명 석방

美 "차베스 노력 인정…美 인질은 신경쓰지 마라"

콜림비아 좌익 게릴라 단체에 납치됐던 클라라 로하스(여.44) 전 콜롬비아 부통령 후보와 콘수엘로 곤살레스(여. 57) 전 의원이 5년간의 피랍 생활을 마감하고 10일 풀려났다.

이들을 납치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인질들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인도하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석방 협상을 중재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차베스 대통령과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알베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은 할 말을 잃게 됐다.
▲ 차베스가 석방된 클라라 로하스 전 콜롬비아 부통령 후보를 만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인질 석방의 시작…여전히 14명 남아

FARC는 이날 인질 2명을 콜롬비아 동부 호세 데 과비아레 정글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파견한 인도 요원들에게 넘겼다. 이들은 즉시 헬기로 국경을 넘어 베네수엘라 서부 산토 도밍고 공항을 경유, 제트기 편으로 카라카스에 도착했다.

이들은 공항 활주로에서 가족들과 감격의 상봉을 했다. 로하스 전 후보는 특히 며칠 후 아들 엠마누엘과도 만날 예정이다. 피랍된 로하스와 반군 간부 사이에서 태어난 '정글소년' 엠마누엘은 현재 콜롬비아 정부의 보호 하에 보고타에 살고 있다.

로하스는 지난 2002년 2월 23일 당시 잉글리드 베탕쿠르 대통령 후보와 함께 콜롬비아 남부의 플로렌시아에서 납치됐었다.

그러나 프랑스 출신 콜롬비아인인 베탕쿠르를 포함한 14명의 인질들은 아직도 FARC에 억류되어 있어 그들을 석방하기 위한 기나긴 협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차베스-FARC-우리베의 3각 줄다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석방 협상의 주역은 차베스 대통령이다. 차베스는 작년 8월 FARC와 콜롬비아 정부 사이의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나선지 5개월만에 인질 2명을 구해내는 성과를 올렸다.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은 국내 문제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이 마땅치 않았고, 더군다나 그 중재자가 FARC의 신뢰를 넘어 존경까지 받고 있는 차베스라는 사실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외 여론에 밀려 차베스의 중재를 받아들인 우리베는 그 후에도 차베스가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는 등 까다로운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작년 4월 그 존재가 알려진 로하스의 아들 임마누엘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FARC의 신뢰도를 무너뜨렸다. FARC는 그 때까지 자신들이 임마누엘을 보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FARC도 작년 연말 인질들을 차베스에게 인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인질 인계 위치를 통보하지 않아 차베스를 궁지에 빠지게 했다.

그러나 FARC는 8일 인질 인계 위치 차베스에게 최종 통보함으로써 국제적인 '허풍장이'로 몰릴 뻔 했던 그를 성공한 협상가로 만들어 줬다.

美, 차베스 중재 인정하면서도 "우리 인질 구해달란 소린 아니다"

곤살레스 전 의원이 석방된 후 차베스와 나눈 통화 내용은 그런 차베스가 회심의 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를 계속 보호해 주세요. 여전히 붙잡혀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께서 앞으로도 계속 중재를 해 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수 천 번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우리를 다시 살게 해 줬습니다."

이에 차베스는 "살아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FARC가 로하스와 곤살레스 같은 고위급 인사들을 납치했다 풀어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베스는 이후 카라카스에 도착한 인질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에 붉은 카펫을 깔고 호위병들을 배치하는 동시에 콜롬비아 국가를 연주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성공을 한껏 뽐냈다.

차베스는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다짐하며 "다음 협상도 곧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차베스의 중재 성공에 대해 국제사회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베탕쿠르 전 대통령 후보의 모국인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일이 남은 인질들의 석방 전망에 청신호가 된다며 "프랑스는 기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미 좌파의 대표주자로 반미 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차베스이지만 인질 석방이라는 대의를 외면할 수 없는 미국도 마지못해 그의 중재 역할을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것이 차베스에게 미국인 인질을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FARC는 현재 3명의 미국인 인질을 억류해 두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