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 10일 "영남권 물갈이"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방호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재기용하자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세 과시용' 집단 모임을 갖고 높은 경고음을 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장을 단장으로 한 총선기획단 발족을 의결했다. 총선기획단은 이 단장 외에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 정종복 사무1부총장, 송광호 사무2부총장, 박순자 여성위원장, 서병수 여의도연구소장, 김정훈 원내부대표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총선기획단은 이달 말까지 후보자 심사에 필요한 여론조사 문항 조율과 당원협의회 별 실태조사, 공천심사위 구성을 준비할 예정이다. 활동 시한은 1월 말 발족 예정인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직전까지다.
공천 사전작업을 담당하게 될 기획단이 이 총장을 비롯한 '친이(親李)' 인사 일색으로 채워지자 박 전 대표 측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박 전 대표 측이 사퇴를 요구했던 이 총장을 재기용한 것은 '인위적 물갈이'의 전조라는 것이 이들의 해석이다.
이에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저녁 김용갑 의원의 정계은퇴 위로연에서 작심한 듯 마이크를 잡고 "만약 당내 공천이 잘못된다면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가 누구를 물갈이 한다는 것이냐"며 '물갈이론'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 모인 30여 명의 '친박(親朴)' 의원들은 특히 자신들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이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박 전 대표에게 적극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11일 '4강 특사 면담'차 이 당선인을 만나기로 예정돼 있는 바,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과 관련한 이 당선인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공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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