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조기에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협상이 정체되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모험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부터 나왔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인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9일 외교안보연구원이 발행한 '중기국제정세전망'(2008-2013)에서 북한이 지난 17년간 핵협상에서 보여준 일관된 입장은 핵무장에 대해 미국과 정치적 타협을 이루고 한반도용으로 쓰이는 제한적 핵 무장을 미국이 묵인한다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윤 교수는 이어 "북한은 대미 직접협상을 통해 북미 간 전략적 관계를 추진하는 한편, 핵활동 동결과 일부 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제한적이며 소수의 핵무장을 묵인받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 고조시켜 신정부에 책임 전가할 것"
향후 전망에 대해 윤 교수는 "북한이 핵폐기의 수순을 순조롭게 진행하여 간다면 대미 관계개선과 평화협정 체결은 연계하여 진전되어 갈 것"이라며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이 완성될 경우 부시 정부 임기 중 미북관계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핵협상에 대해 그는 "북한은 낮은 단계의 신고로 미국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선 정국 하에서 미국은 북한의 불성실 신고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협상 한계선으로 여기던 핵이전(transfer)과 관련한 시리아 원자로 제공 문제와 2차 핵위기의 발단이 됐던 우라늄 농축 문제에 있어 진전이 없을 경우 핵 협상은 정체의 늪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한은 신고 문제로 미북관계가 정체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선 국면과 한국의 신정부 출범을 고려해 모험적 행동을 취하여 협상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려 할 수 있다"라며 상황 악화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미북 또는 남북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그 책임을 미국과 한국의 신정부에 전가하여 국제사회의 핵포기 압박 회피, 신정부 길들이기 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에 걸친 북핵 협상을 면밀히 관찰한다면 북한은 중요한 담판을 앞두거나 협상이 정체돼있을 때마다 모험적 극단 행동으로 위기상황을 조성한 직후 반전을 통한 극적 효과를 극대화, 상황을 돌파하고 반대급부를 최대화해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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