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의 중국 특사 수용에도 총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홍은 잦아들 조짐이 없다. 이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4일 중국을 방문하는 박 전 대표는 주변 의원들의 만류에 "특사와 공천은 별개"란 입장을 전달했고, 이에 측근 의원들 역시 '공천 투쟁'을 계속 진행할 태세다.
"당선인 측근 공천 준비 소리 들려"
'박근혜계' 좌장으로 꼽히는 김무성 최고위원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정한 당무집행을 해야 할 사무총장이 극히 비민주적 내용의 발언을 함으로서 당 분열이 예고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총장은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역 의원의 공천 탈락률이 35∼40%는 돼야 하며 영남권 물갈이 비율이 수도권보다 높을 것"이라며 '물갈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당 주변에서 당선인 측근의 모 인사들이 공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보들이 들려오고 있다"며 '밀실공천' 의혹을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이런 소문들이 사실이라면 구태정치의 악습인 1인 지배 정당정치 부활이고, 민주정당이 다시 사당으로 전락하는 정치발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공세에 이 총장은 "사무총장이 주관이 아니고 17대 공천경험을 얘기한 것을 기자가 기획된 기사를 써서 문제가 된 것"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 총장은 '40%'라는 수치에 대해서도 "17대 공천 경험을 얘기하면서 16대 때는 삼십 몇 퍼센트, 17대는 사십 몇 퍼센트 얘기했더니 기자가 '그 중간 정도 40% 하면 되겠네요'라고 해서 재차 그런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장은 '영남권'에 초점이 맞춰진데 대해서는 "영남 의원들이 (한나라당에서) 60% 되다 보니 교체율이 자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며 "경험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양대 계파의 공방에 당헌상 '공천권'을 쥐고 있는 강재섭 대표는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모욕감을 느낀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강 대표는 "양쪽 측근이라는 분들이 나서서 이상한 소리하고 힘 있는 척 하기 위해서 얘기하는 것 같은데 서로 의심해서 공방하는 것도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사와 공천은 별개"
박 전 대표 측이 이 총장의 사퇴를 공식 요구하고 나오면서 박 전 대표의 중국특사 수락으로 '공천갈등'의 해빙을 기대했던 이 당선인 측의 기대는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박 전 대표가 방중을 전후한 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공천 시기 등과 관련한 '확답'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6일 오후 측근 의원 7~8명을 만나 "중국에 가는 문제는 지난달 29일 이 당선인과의 화동에서 얘기된 것"이라며 "공천은 공천이고 국정은 국정"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의원은 "국익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충분히 약속을 하고 이행을 하려는 것"이라며 "공천 문제는 전혀 별개"라고 못 박았다.
김 의원은 "공천문제는 당헌 당규에 나와 있고 공천절차와 관행을 따른다면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특사와 공천 문제는 분리대응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