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외교부는 6일(현지시간) 차베스 대통령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차베스를 대신해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차베스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Folha de Sao Paulo)는 베네수엘라에 주재하는 안토니오 마르콘데스(Antonio Marcondes) 브라질 대사의 말을 인용, 차베스 대통령이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브라질 외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차베스 대통령이 이전에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참석을 확정해 놓고 결국 불참 통보를 내린 것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인정한 것보다 차베스가 훨씬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연합뉴스 |
베네수엘라 일간지 <딸쿠알>(Tal Cual)의 편집장 테오도로 페트코프(Teodoro Petkoff)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차베스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베스가 지난 10월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면서 건강이 더 악화된 것 같다"며 "대중을 만나는 등의 공식적인 행사를 접고 치료를 위해 바로 떠났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차베스가 11월 15일(현지시간) 이후 어떤 공식 석상에도 나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1월 1일(현지시간)부터 그의 트위터 계정에도 어떤 메시지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차베스가 11월 29일 쿠바에서 암 치료를 다시 시작한 이후 발표한 공식 메시지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에르네스토 비예가스(Ernesto Villegas) 통신·공보장관을 통해 발표된 것으로 차베스가 새로운 대사들을 임명했다는 내용이다. 그의 건강과 치료에 대한 내용은 일절 알려지지 않았다.
차베스, 취임식에는 참석할 수 있나
차베스 대통령은 2011년 6월부터 암 치료를 받아왔다. 당시 쿠바 방문 중 골반 부위에서 종양이 발견돼 처음 수술대에 올랐다. 첫 수술 이후 차베스는 수술이 성공적이었고 종양은 야구공 만한 것에 불과했다며 자신의 건강에 별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이후 주기적으로 쿠바를 오가며 화학적 요법을 이용한 암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2월 말에 종양이 발견돼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그의 건강 상태를 명분으로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라는 공세를 펼쳤다. 이후 재수술을 거치며 그의 건강상태는 비밀리에 붙여졌고, 베네수엘라 야권을 중심으로 병세가 심상치 않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7월 차베스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암해방'을 선언했다. 이후 10월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고 10월 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Henrique Capriles)를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그런데 대선 승리 뒤 공식적인 자리에서 차베스의 모습이 뜸해지기 시작했고 그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져갔다. 결국 차베스는 11월 27일(현지시간) 국회에 편지를 보내 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내 부재를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편지에는 취임식 참석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한 내용도 담겨 있다. 그러나 차베스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취임식 참석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정대로라면 차베스는 내년 1월 10일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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