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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너무 서두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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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경제활성화, 너무 서두르지 말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26] 서강대 경제학과 김광두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명박 당선자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거는 부분, 바로 경제입니다. 이 당선자 역시 국정 운영의 초점을 경제 성장에 맞추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규제도 완화하고 세금도 대폭 인하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예상됩니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무게를 둔 참여 정부와의 경제정책과는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특집 5부작.. 그 네 번째 시간으로 서강대 경제학과 김광두 교수와 함께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경제 과제들과 그 해법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서강대 경제학과 김광두 교숩니다. 김광두 교수는 1947년 전남 나주 출생으로 70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76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국제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고 82년부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서울은행이사회 의장과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박인규 : 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는데요, 이번 대통령 선거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광두 : 우선 국민들이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되겠다는 열망이 매우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참여정부가 서민들의 경제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결과는 아주 실망스러웠고. 그래서 새롭게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경제를 선진화시킬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한 마디로 서민생활의 악화가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참여정부 5년 동안의 경제정책, 물론 과도 있겠습니다만 공과 과를 한꺼번에 균형있게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프레시안

김광두 :
참여정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면 경제 또는 정치 분야에서 투명성이 상당히 올라갔다. 그런 면에서 참여정부가 기여한 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보다 더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것은 큰 정부가 됐습니다. 정부가 더 커졌죠. 그렇지만 매우 약한 정부였다. 약하다는 의미는 이익집단들의 충돌 또는 이익집단들의 법의 범위를 벗어난 어떤 요구 이런 것을 쉽게 조정하거나 또는 일정한 원칙을 가지고 거부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건데요. 그런 결과 경제성적표가 나쁘게 나타나게 된 겁니다. 2003년 이후 2007년 5년 동안이 참여정부의 집권기간인데 이 기간에 우리는 연평균 4.3% 정도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이때 세계 전체적으로 봐서는 5% 이상의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특히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6%부터 10% 사이의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결국은 이 기간의 경제성적표가 매우 초라하게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덧붙여서 서민들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더 어려워졌고요. 또 모든 서민들이 갖기 원하는 집, 집을 갖기가 더 어려워진 그런 측면이 있었고. 또 교육환경이 더 나빠졌습니다. 즉 사람들이 자기 집에 대해서는 누구나 갖기 원하고 자기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교육을 시키기 원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젊은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일자리가 있는 것이 행복의 기본입니다. 이런 면에서 집, 교육, 일자리 문제가 나빠졌다는 거, 이것은 특히 어려운 서민들 입장에선 매우 실망스러운 현상이었기 때문에 크게 잘못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박인규 : 경제성장률도 세계평균에 못 미치고 집이나 교육, 일자리라든가 서민생활은 더 어려워졌고. 김교수님 보시기에는 거의 낙제점이네요

김광두 : 제가 보기엔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에는 기여했지만 그 이외의 것은 별로 잘한 것 같지 않다 그것이 이번에 선거에서 나타났다, 그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당선자는 스스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씀하시고. 차기 정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경제과제는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김광두 : 이게 이명박 당선자께서 많이 고민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경제를 활성화해야 된다. 이러려면 우선 투자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져야 되는 건데 이 투자를 활발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 방법론이 큰 문제거든요. 여기에서 크게 봐서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선진국형의 접근인데 이건 세계경제의 질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또 기술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체질이 매우 부드러워져야 됩니다. 말하자면 기업이나 정부의 정책당국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변화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빠른 의사결정, 이걸 할 수 있어야 되죠. 매우 날렵한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 제도개혁이란 것은 가장 근본적인 것이 작은 정부로서 규제를 크게 줄여주는 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런 규제를 개혁하는 과정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우선 이해당사자들이 특정 규제 한 건마다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거기에 관계돼 있거든요. 그래서 득을 보는 이해당사자는 적극 찬성할 것이고 그 규제가 없어짐으로써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반대할 겁니다. 이 찬반의 과정이 극심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지도자가 이걸 조정해줘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 조정능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그게 하나고 있고. 그것이 국회에서 법의 개정에 의해서 뒷받침돼야 되거든요. 그래서 국회에서 정치과정을 통해서 법의 개정이 원활하게 그런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그게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게 첫 번째 조건이고 가장 바람직한 접근인 유연성 문제를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흔히 정치인들이 유혹을 느끼기 쉬운 방법입니다. 그건 재정수단이나 또는 금융수단을 동원하는 거죠

박인규 : 이른바 인위적 경기부양

김광두 : 밎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통해서 크게 세금을 많이 깎아주고 또 정부 스스로 재정투자를 많이 하고 또는 돈을 많이 풀어서 돈이 넘쳐서 사람들이 그 돈을 갖고 쓰거나 투자하도록 하는 방법인데, 이것은 정치인들이 많은 유혹을 느끼는 방법입니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경제체질을 강화시키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마약효과를 나타내는 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극히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그 외환위기의 시초가 93년에 소위 신경제100일계획에 의해서 이러한 지나친 경기부양책을 쓴 결과로도 보여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 중에 체질개선을 통해서 경제체질을 유연화시켜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이 좋은데, 이건 시간이 걸리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과연 이명박 당선자께서 이런 방법을 택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당장에 효과가 나타나는 특히 총선을 의식해서 부양책을 쓰실 것인지 그건 좀 두고 봐야 될 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김교수님은 당연히 제도개혁이나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체질의 유연화가 바람직하다

김광두 : 네. 저는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어떻게 보면 도덕성 대 경제다, 이런 프레임도 나왔고.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너무 시급하니까 국민들의 도덕성에 관한 감각이 둔감해진 거 아니냐는 우려도 하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광두 : 역사의 흐름에서 반동효과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어느 한쪽이 하다가 지나치게 못하면 국민들은 극단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그런 반동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참여정부는 무능하다고 일단 국민들이 평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능한 지도자가 이제 필요하다. 유능한 정부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 높은 점수를 두고 선택하셨다고 저는 보는데요, 거기에 따라가는 것이 무능하지만 깨끗한 정부냐, 유능하지만 부패한 정부냐, 이러한 개념분류가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만약 유능하더라도 부패하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이제부터 고민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만약 부패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냐 하면 우선 법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건 지도층이나 권력층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 때문에 국민 전체적으로 법을 꼭 지켜야 되겠다 하는 분위기가 약해집니다. 법질서가 훼손되면 우리의 여러 가지 계산에 의하면 국민소득의 1%부터 1.5%가 날아가 버립니다. 이것이 경제에 주는 큰 부담입니다. 두 번째는 규제개혁을 아까 말씀드렸는데 규제개혁은 이해 당사자 간에 충돌이 심한 사안 아닙니까. 양자 간의 다툼이 있을 때 중재자가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 거기에 따라서 중재라는 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중재자에 대해서 도덕적 신뢰를 못 갖는다, 그러면 양 당사자들끼리 중재자의 말을 잘 안 따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 하면 의심하니까, 혹시 당신이 저쪽 편아니냐, 저쪽하고 무슨 유착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이 가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규제개혁의 진행과정에서 원만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다소 부패했다는 의심은 받지만 유능하다고 보여지는 이당선자를 뽑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부패의 문제나 법질서의 문제를 소홀히 했다가는 앞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말씀으로 볼 수 있겠네요.

김광두 :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유능함에 초점을 맞춰서 우리 국민이 선택하셨고 또 그것은 과거의 지나친 무능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여지는데, 이번에 유능하신 분을 뽑았지만 우리 국민이 계속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은 유능하지만 혹시 부패라는 그런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계속해서 경계하면서 경제의 발목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 관찰해야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명박 당선자가 이른바 747 공약을 내세웠어요. 7% 성장, 연간 4만 달러 소득, 세계 7대 강국 진입. 이 부분에 대해선 한나라당 안에 계신 분도 좀 너무 비현실적인 거 아니냐고 지적하신 것 같은데 김교수님은 이 목표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김광두 : 우선 7% 성장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각도에서 먼저 볼 수 있고요. 현실성 면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우리가 규제완화를 한다면 여러 연구기관에 의하면 추가로 1% 정도는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법질서를 회복한다. 우리가 지금 기초질서가 많이 훼손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여러 현장, 이익집단 간의 충돌현장에서 보면 법이라는 게 우리한테 있는가를 의심할 정도거든요. 이런 법질서, 기초적인 법질서가 회복되면 거기에서 또한 1% 정도의 경제성장 효과는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것이 합해지면 2% 정도가 되고요. 그 다음에 작은 정부를 지향해서 조세부담을 줄여주고 그것이 민간투자로 오히려 돌아가게 해주면 거기에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규제완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법질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작은 정부가 실현돼서 국민들의 조세부담이 감소된다면 국민 전체 또는 기업 모두한테 새로운 신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7% 성장도 가능하다. 단 그렇게 될 수 있느냐. 규제완화와 법질서가 제대로 회복되고 조세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정부가 될 거냐. 이것은 차기 대통령의 큰 과업으로, 큰 과제로 남을 것으로 봅니다.

박인규 : 지금 이명박 당선자는 한 해 평균 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하셨거든요. 재가 알기론 현 정부에서 한 해에 30만 개 정도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두 배에 가까운 일자리를 과연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 좀 과도한 목표가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 ⓒ프레시안

김광두 :
저는 뭐 목표설정은 희망을 주는 차원에서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 대통령으로서의 포부, 꿈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이 실현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은 어떤 정책수단을 갖고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실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는데요. 일단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기업이 활발하게 첫째 움직여야 된다. 기업이 일자리 창출기관 아닙니까. 그 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조성을 어떻게 해줄 거냐 하는 게 첫 번째고요. 그런 차원에서 규제완화라는 게 반드시 얘기가 되고 작은 정부, 그래서 기업들의 조세부담을 낮춰주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 다음에 생각해야 될 것이 중소기업 문젭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제도의 변화 이것이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중소기업에게는 혜택이 안 돌아가면 고용창출효과가 극히 제한된 효과밖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어떻게 더 활성화시키느냐 하는 차원으로 가야 되는데, 거기서 대표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청관계, 하청거래제도를 어떻게 좀 더 중소기업이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선시켜 주느냐 하는 것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끝으로 하나 더 추가할 것은 노동시장에서 사람은 필요한데 필요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즉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데 국내교육기관, 국내훈련기관에서 그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해외에서 사람을 가져다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소위 미스매치현상이죠. 이건 교육과 훈련의 시스템 개선을 통해서 시장에 알맞은 교육훈련시스템을 개선해서 좀 더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키려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군요. 교육까지 포함해서.
모두에 김광두 교수님께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로 제도개혁과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체질의 유연화를 말씀하셨습니다. 규제완화와 관련해서 지금 수도권 규제완화가 큰 과제인데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려고 하면 지방에서 반발을 하세요. 그 문제 때문에 김문수 지사와도 말씀을 나눠봤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잘 풀릴 수 있을까요?

김광두 : 규제완화를 볼 때 전체적인 규제완화 문제와 지역 간의 문제 두 개로 볼 수 있는데요. 전체적인 규제완화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여러 가지 일반적 방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데, 수도권과 지방 간의 문제는 이게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정치질서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상당한 이해관계상충의 문제에 부딪히는 이슈로 봅니다. 정치인들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강력하게 얘길 못합니다. 그 이유는 지방에 있는 사람들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규제완화는 누구든 어떤 정치인이든 소신있게 밀고 나가기 어려운 정치환경에 우리가 있습니다.

박인규 : 경제적으로는 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밀어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광두 : 네. 왜냐면 우선 총선이 곧바로 있는데 지금 수도권 규제완화를 차기 대통령께서 추진하면 지방표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고 지방 출신 국회의원들이 전부 반대할 겁니다. 그래서 총선 끝나고 그 다음에 저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그러나 정치현장을 일단 떠나서 경제논리로 보면 현재 세계 각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지금의 경제질서는 이미 세계화가 된 질서거든요. 그래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어떤 기업환경을 갖고 있는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얼마나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업환경을 갖고 있도록 만들어주면 기업이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우리나라 기업도 해외로 안 나가는 거거든요. 그런 각도에서 규제완화를 보면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우선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좋아하는 지역에는 들어와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생각되고요 그런 면에서 지방이 현재 환경이 좋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방에 있는 산업단지의 환경... 기술적 환경, 교육, 주거환경을 크게 개선시켜 주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지방에도 기업들이 많이 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규제완화 관련해서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게 재벌 관련 규제인데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한다든가 금융산업분리를 푼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또 일각에선 최근에 나타난 삼성비자금사건 같은 걸 봐서 재벌기업이 아직 투명하지가 못한데 그렇게 규제를 풀어주면 과연 재벌개혁이 되겠느냐 이런 우려도 하시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김광두 : 그렇습니다. 삼성 문제도 나왔지만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기업회계 또는 정부, 공기업 포함해서 투명성 문젭니다. 회계가 만약 투명하게 이뤄진다면 비자금 조성은 불가능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모든 기업들이 투명한 회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회계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완화를 할 경우에, 우리가 그동안 경험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금산분리의 경우도 결국 대기업이 은행을 지배하게 되면 은행돈을 기업이 마음대로 쓴다는 염려 때문에 그런 거 아닙니까. 그러나 두 가지 면에서 회계만 투명하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만약 어느 기업이 어느 은행의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쓰면 그 은행 주가는 엄청나게 떨어지게 됩니다. 은행의 회계가 투명하면 주가가 그렇게 떨어지게 되는데 그 기업에서 은행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쓸 수 있습니까? 못 씁니다.

동시에 그 기업의 주가도 떨어집니다. 왜냐면 경영을 잘못하니까 그렇게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겠느냐. 그래서 회계투명성이 보장되는 장치가 만약 선행되고 그것이 확보된다면 이러한 금산분리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규제는 해제해도 좋고요. 또 하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왜 비자금이 필요하냐. 이 원인 제거가 또한 이뤄져야 됩니다. 그것이 행정규제, 이 규제의 내용이 애매하고 명확하지 않아서 도장 들고 있는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이 많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 자의적 판단을 기업한테 유리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비자금이 필요한 거 아닙니까. 법적 절차도 마찬가집니다. 사법부의 경우도 법적 절차가 뭔가 애매하고 좀 더 불확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절차를 좀 더 빠르게 하거나 또는 기업한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서 비자금이 필요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정부의 행정규제라든가 사법부의 법적 절차 이런 것들이 좀 더 투명하고 명확하고 단순화가 돼서 공무원이나 또는 법관의 자의적 해석이 극히 줄어들 수 있으면 기업 스스로도 어렵게 비자금을 마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기업회계의 투명화, 행정절차의 투명화가 전제가 돼야 규제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
이명박 당선자께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하시면서 경부대운하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시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간단히 좀 말씀해 주시죠.

김광두 : 경제를 다루는 입장에서 보면 제한된 자원을 어디다 쓸 거냐

박인규 : 이른바 우선순위의 문제

김광두 : 가장 생산성이 높은 분야에 써야 한다는 게 경제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는 대운하에 들어갈 자원을 공교육의 정상화 쪽에 투자하거나 또는 서민주택을 더 많이 짓는 데 이 돈을 쓰거나 이런 목적으로 쓰는 게 도 좋다고 보고요. 간접자본의 측면에서도 소위 정보통신의 하부구조를 좀 더 충실하게 해서 정보통신속도, 또는 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쉽고 값싸게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이 우선순위가 더 높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 재원이 가져올 효율성을 따져보자. 그렇다면 공교육이나 서민주택쪽이 훨씬 더 낫다. 많은 분들이 이명박 당선자가 되시면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이당선자께서 대기업 출신이다 보니까 경제정책의 과실이 또 대기업으로만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사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 ⓒ프레시안

김광두 :
우선 너무 서두르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하는 걸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경제의 성과는 어떤 제도개혁이 있으면 시간을 두고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년에 당장의 성과를 나타내야 되겠다고 서두르게 되면 무리한 정책을 쓰게 되고 그것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또 국민들도 당장의 기대를 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2,3년 뒤를 보고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두 번째는 여러 가지 아까 신혼부부, 또 대운하, 여러 가지 좋은 공약을 많이 하셨는데 공약은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서 내놨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공약에 집착하지 마시고 다시 한 번 객관적 검토를 잘 거치셔서 공약 모두에 대해서 지나친 구속을 느끼지 않으시면서 경제정책을 운용해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엄청난 열망이 커다란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적어도 이명박 정부에선 그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김광두 : 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광두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특집 5부작 네 번째 시간으로 서강대 경제학과 김광두 교수와 함께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경제과제들과 그 해법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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