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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신당, '수습안'도 계파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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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신당, '수습안'도 계파 격돌

정동영계 "경선" vs 非정동영계 "합의추대"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패배 이후 당 수습안을 두고 계파 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3일 전당대회에서 정해질 새 지도부 구성방식을 두고 정동영계와 비(非)정동영계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신당은 24일 의총을 열어 이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이견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새 지도체제는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직결돼 있는 만큼 계파마다 각자의 '밥그릇'을 지키는 데 용이한 안을 수습책을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한길 당의장 단일 지도체제?
  
  정동영계는 '경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치열한 노선투쟁이 수반된 경선을 통해 '당의 나아갈 바'를 선택받자는 논리다.
  
  이들은 특히 경선으로 구성될 새 지도체제는 현재의 집단 지도체제가 아닌 단일 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계파별 갈등을 녹이고 화합으로 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명분이다.
  
  주승용 의원은 "지금까지 단합한다고 계속 외쳐왔지만 도대체 된 게 뭐가 있냐"며 "또 다시 그대로 넘어갔다간 총선에서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최고위원을 사퇴한 조일현 의원도 "깨진 바가지를 모아봐야 물을 담을 수 없듯이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선을 치를 경우 정동영계의 대표로는 김한길 의원이 유력해 보인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한길 그룹'이 정동영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대세론'에 불을 붙이자 당 내에서는 "정 후보가 김 의원에게 당권을 약속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단일 지도체제는 내년 총선 공천권도 새 당의장이 '독식'하는 구조다. 일단 정동영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당장 '친노계'는 공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노무현 심판론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것이 정동영계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조일현 의원은 "청와대에서 시작한 조류독감 균을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고까지 했다. 경선에서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던 간판급 386의원들도 안심할 수 없다.
  
  이날 의총에서 문학진 의원이 "비례대표, 중진, 원로들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총선에서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그나마 '안정권'에 속하는 호남 중진들을 향한 희생 요구로 여겨진다. 문 의원은 "자기가 선호하는 지역의 출마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당에서 필요한 대로, 명령하는 대로 싸워야 한다"며 "이런 적극적인 출마 방식이 당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초·재선- 친노, '反 정동영-김한길' 공동 보조
  
  한편, 손학규 전 지사를 합의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수도권 초·재선 그룹과 386 의원들, 최고위원 선출을 통한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선호하는 '친노 그룹'은 일단 정동영계 의원들의 해법에는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일단 '통합'과 '반성'이라는 키워드로 정동영 후보 책임론과 지도부 총 사퇴론을 내세워 '정동영-김한길 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 의원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임종석 의원 등은 이날 의총에서 "대선이 끝난 이후 후보 메시지가 명료하지 않은 것 같다"며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이화영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동영 후보에 대해 "다음 2010년 지방선거까지 정치 전면에 나서지 말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2선 후퇴를 종용했다.
  
  이 의원은 김한길 의원이 전당대회 전면에 나서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가장 위험한 사고"라며 "이번에 정 후보 진영이었던 만큼 선거패배의 책임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각론으로 들어가면 '손학규 그룹'과 '친노 그룹' 사이에도 갈림길이 생긴다.
  
  경선에서 손 전 지사 측 대변인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제 세력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해 당의장-최고위원을 내정하고 전당대회에서 추인하는 방식으로 선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1월 내내 경선을 치르느라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최재성 의원도 "당의 체력이 경선을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문제가 있고 또 경선을 하게 되면 100:0의 결론이 나지 않는 한 다시 집단지도체제의 형태가 되기 쉽다"며 경선 체제가 오히려 대선 책임을 회피하는 결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친노 그룹'의 경우는 합의 추대의 정신에는 동의를 하나 최고위원은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합의를 통해 당의장을 추대하자는 것으로 사실상 집단 지도체제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세력을 활용해 일정 지분을 차지함으로써 '친노 그룹'을 향해 겨눠진 참여정부 책임론을 피해 나가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은 손 전 지사가 합의 추대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대립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화영 의원은 "한나라당에 있다 온 분으로 우리 당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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