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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李 당선자가 노사정 대타협 이끌어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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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친기업' 李 당선자가 노사정 대타협 이끌어낼 수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21]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새 대통령이 결정되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각계각층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국민들의 기대는 사회적 통합과 경제살리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분야 등 우리 사회 원로들을 초대해.. 차기 정부와 대통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할 정책에 대해 얘기 나눠보는 특집 5부작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를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문민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남재희 전 장관과 함께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정국 전망 그리고, 우리 노동계의 현실과 해결과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입니다. 남재희 전 장관은 1934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58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조선일보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고, 관훈클럽 총무를 맡는 등 20여 년 동안 언론계에서 활동했습니다. 1979년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13대까지 4선 국회의원으로 활발한 의정 활동을 벌였고 1993년 문민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치열했던 선거가 끝났고, 지금 많은 선거에 대한 전망과 평가들이 나왔는데요. 일단 저희가 보기에는 63%라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 또 이른바 진보진영을 압도하는 보수진영의 압승. 이런 것 등을 특징적으로 많은 분들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남 전 장관께서 보시기에 이번 대선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어떤 것에 주목하셨습니까?

남재희 : 글쎄요. 한 마디로 얘기하기 어려운데, 본래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한나라당이 집권하도록 돼 있는 겁니다. 왜냐면 노무현 정부가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천상 순서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도록 돼 있는데, 그런데 중간에 이제... 아 처음부터 좀 있었습니다만, 이상한 이름 BBK다 뭐다 하는 그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서 그것이 어떤 뇌관이 되지 않겠느냐. 지뢰 폭발하듯, 그것이 관심사였죠. 그래서 일종의 이번 선거는 검찰정국이란 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검찰정국 비슷하게 된 거 아니냐. 그래서 국민들이 좀 신나게, 흥이 나거나 이렇지를 못했어요. 그렇더라도 여하간 그런... 앞으로도 남았습니다만, 특검 문제 남았습니다만 여하간 유례없는 후보들의 검증, 다른 말로 하면 정화작용을 거친 선거가 특징적인 거라고 보겠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시는 게 처음부터 한나라당이 어떻게 보면 이길 수밖에 없다는 말씀 하셨고. 또 정치학자들은 이른바 회고적 투표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적 성격이 강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노무현 정부의 실적이 얼마나 문제가 됐길래. 어떤 인터뷰에서는 평년작은 했는데 딴 데가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노무현 정부의 성과랄까요? 공과 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남재희 : 예를 들면 권위주의를 타파한 것. 각종 권력장치들을 전부 자율화시켰단 말이죠. 검찰을 포함해서. 그것은 상당한 업적 아니냐 이렇게 봅니다. 또 반면에, 거기도 이론이 있지만 수도권 이전이다 뭐다 한 것은 저는 우리나라 국력으로 볼 때 과연 옳았느냐.

박인규 : 바람직하지는 않았다.

남재희 : 예. 거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가령 부동산이 많은 사람들한테 중과세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에선 그걸 아주 대단히 공격하고 있는데 그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맞는 얘깁니다. 부동산 많이 가진 사람 중과세해야지 어떡합니다. 그래야 재원이 확보되고 여러 가지 사회적 정의에 맞는 거고. 그런데 그것을 엄청난 실정으로 비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는, 노대통령이 언론과의 상당히 감정적인 뭐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론과의 아주 감정적인 싸움을 한 것이.

박인규 : 뭐 전쟁을 하셨죠 사실은

남재희 : 예. 전쟁이라고 해도 되죠. 그 전쟁을 한 것이 인기가 없는 아주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런 그 언론과의 싸움이라든지 말을 함부로 한다든지 이런 걸 다 제해놓고 다른 나머지만 보면 그래도 평년작은 한 게 아니냐.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실제 성적은 중간은 했는데 언론과의 전쟁이라든가 그런 분들이 국민들의 짜증과 분노를 자아냈다고 보시는군요.

그런데 같은 진보개혁진영이라고 하지만 민노당 같은 경우는 우리는 과거 열린우리당과는 다르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현 정부가 좀 잘못하면 민노당이 더 점수를 얻지 않겠느냐 했는데 오히려 동반추락을 했어요. 이명박 후보의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65% 가까운, 압승을 거뒀고 오히려 진보진영은 다 해봐야 30% 약간 남짓. 그래서 국민들이 완전히 보수화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는데 그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희 : 그러니까 노무현 정당과 지금 말씀하신 민노당과는 완전히 다른데. 하나는 개혁적이라면 하나는 진보적이고 완전히 다른데 국민들 눈에는 초록이 동색이다. 그래서 구별을 안 한 거죠. 그리고 전자에서 말씀드릴 것은 우리나라가 보수세력이 강합니다 본래가. 본래가 강한 겁니다. 지역색을 말씀드려서 이상합니다만 영남권이 엄청난 다수파입니다. 거기 비해서 호남권은 아주 소수파고. 그런 것과도 관계가 됩니다. 그러니까 본래가 다수파였는데 보수세력이. 거기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합치니까 그 다수파가 더 증폭된 거라고 봐야겠죠.

박인규 : 원래 강했던 보수파 세력이 힘을 되찾은 것이다.

남재희 : 더 갖게 된 거죠.

박인규 : 남 전 장관께서는 정치를 민정당에서 하셨지만, 예전에 고은 시인이 쓴 평을 보니까 '마음은 진보에 있었으나 몸은 보수에 있었다' 그런 말씀도 하셨고. 기자생활 하실 때도 혁신, 개혁에 관심이 많으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보시면서 민노당을 포함한 이른바 진보개혁진영들이 하시는 선거운동이나 그런 부분들을 보시면서 지적하시고 싶은, 잘못이랄까 그런 건 혹시 없습니까?

남재희 : 선거에 패배한 사람들한테 가슴 아픈 얘길 하기가 어려운데요. 사실 저는 그동안 여러 군데 썼습니다. 글을 썼는데 뭐냐 하면 민노당에서 무슨 고려연방제다 이런 걸 들고 나왔습니다.

박인규 : 코리아연방제. 얼핏 하면 북한의 고려연방제를 연상시키죠

남재희 : 코리아연방제. 그 연방제다. 그게 터무니없는 거죠 현시점에서. 그리고 거기다 미군 철수다 이렇게 나오니까 현실감각이 대단히 뒤떨어졌던 거 아니냐. 너무 이념과잉이고 현실과는 유리됐던 거 아니냐. 오히려 문국현 후보가 표가 많지 않습니까? 문국현 후보는 난 새로운 싹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잘만 발전하면 새로운 개혁정책, 새로운 진보정책의 하나의 싹이 되지 않겠느냐. 이래서 그런 현실에 바탕을 디딘 현실주의적인

박인규 : 구체적 대안이 나와야 된다

남재희 : 그런 정책을 민노당이 내세웠더라면 좀 더 나았을 거 아니냐. 그 몫을 오히려 문국현 후보가 한 것 아니냐. 그리고 민노당측은 대단히 허황된 얘기로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빈축만 산 게 아니냐 이렇게 봅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진보개혁진영 정치세력의 주류라고 하면 대통합민주신당일 텐데요. 신당의 그동안의 정치적 과정이나 여정을 보시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남재희 : 거기도 역시 패배한 정당이라고 얘기하기 곤란한데요. 본래 지도록 돼 있는 겁니다. 본래 지도록 돼 있는데, 그렇게 돼 있으면 아주 의연하게 졌으면 좋겠는데 그동안에 탈당이다 뭐다 해서 새로운 이것저것 만들고 그 과정을 보면 조금은 추태에 가깝단 말이죠. 그래서 국민들 눈에, 아이고 지더라도 좀 의연하게 지지, 그리고 또 다음 5년 후를 생각해보는 자세를 가져야지. 그렇게 이합집산하고 탈당하고 이 당 만들었다 저 당 만들었다 하는 것이 말이죠. 아주 모양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여당 하다 야당도 하는 거죠. 백날 여당만 합니까. 그러니까 5년 후를 생각해서 착실하게 다시 준비할 그런 각오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많은 정치학자들은 97년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였고, 이번데 보수파가 다시 탈환을 했으므로 말하자면 정권교체의 한 사이클을 이뤘다. 그것은 절차적 민주화로 봤을 때 말하자면 한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숙한 거다 이런 평가를 내리시는데, 예전에 민주화운동을 하시던 분들은 보수세력에 대해서, 보수세력이 민주정부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그런 약간의 의심 같은 게 있으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희 : 그것이 요전에 신문에서도 강준만 교수 같은 분이 문제를 지적했던데, 저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벌써 20여 년 전 얘기 아닙니까. 20여 년 전부터 풀린 문제인데 지금 와서 민주 대 비민주주의 할 차원은 아닙니다. 이제 민주화는 어지간히 됐고 다만 거기서 보수적인 정책을 가졌느냐 또는 개혁적인 정책을 가졌느냐 또는 진보적인 정책을 가졌느냐 그런 차이만 갖고 논해야 되지 민주 대 비민주다 하면 자기가 스스로 논리적으로 아주 궁핍한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수평적 정권교체를 두 번을 하는 거죠. 김대중씨랑 이번에 이명박씨. 상당히 저는 아주 기쁩니다. 왜냐면 우리도 드디어 예를 들면 미국처럼. 민주당이 집권했다 공화당이 집권하고 공화당이 집권하다 민주당이 집권하고. 또 그것이 아무런 불안감 없이 당연한 것으로, 태연하게. 그런 수평적 정권교체가 자리잡게 된 게 상당히 우리로서는 민주화가 진일보한 것으로서 흐뭇하게 생각해야 될 점 아니냐고 봅니다.

박인규 : 보수정부라고 해서 비민주정부가 아니라 보수적 민주정부와 진보적 민주정부가 서로 교대하면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처럼 공화당과 민주 양당,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 선거를 보면 보수 쪽에서는 이회창씨가 당을 만들고, 또 이쪽 범여권이라고 하죠. 민노당도 있지만 문국현씨가 창조한국당도 만들고 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양당제가 아니라 다당제로 가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들을 내놓으시는 분들도 계신데, 어떻게 보세요 앞으로의 향로를?

▲ ⓒ프레시안

남재희 :
저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대통령선거랑 국회의원선거가 아주 근접하게 되는 게 20년마다한 번 온답니다. 이번이 그겁니다. 20년마다 대통령선거 직후에 국회의원 선거가 오면 대개의 경우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세력들이 각각 정당을 만드니까, 또는 정당을 뒷받침하니까 정당이 다당제가 되지 않겠느냐. 지난번에도 그랬습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이번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당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랬다가 20년 주기의 다당제가 됐다가 다시 그 다음 선거에는 줄어드는 그런 반복이 있지 않겠느냐. 이번엔 다당제가 됐다가 다시 줄어들도 통합하는 과정. 그렇다 하더라도, 다당제라고 하더라도 아마 대통령선거의 표로 볼 적에 한나라당이 과반수라는 안정의석은 확보할 것이 거의 틀림없지 않냐, 저는 그렇게 봅니다.

박인규 : 또 하나 지적하시는 분들이, 민주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정치가 발달해야 되는데 최근의 추세는 정당정치라기보다는 인물정치다. 한나라당이라고는 하지만 이명박당, 이회창당, 문국현당 아니냐. 그런 식의 우려를 하시는 분도 있어요. 정당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희 : 그것이 학계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정당의 쇠퇴 아니냐 하는데, 그런 측면을 봐야 됩니다. 우리가 원외정당을 확고하게 하면 엄청 이게 돈 먹는 하마입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요. 원내조직을 가지려면. 따라서 요새 추세는 원외당을 원내당으로 전환시킨다. 원외는 거의 없앤다. 이렇게 되니까 돈이 덜 들게 되죠. 요새 그래서 정치 하기에 돈이 덜 듭니다 원외조직이 약화됐으니까. 그 원외조직이 약화된 걸 가지고 정당이 약화됐다, 이렇게 보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하나 뭐 다 국민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매체들, 미디어의 영향이 엄청 커졌어요. 인터넷을 포함해서. 따라서 선거 자체도 미디어선거가 됐거든요. 그러니까 원외정당이 약화된 측면과 미디어선거가 된 측면과, 그것이 합쳐서 볼 적에 정치인들의 퍼스널리티가 중심이 되지 정당이란 조직은 의미없게 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게 되는데 뭐 어느 나라나 아마 자연의 추세일 걸로 압니다.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돈 덜 들도 좋지 않습니까, 또 국민들이 그만큼 현명해졌으니까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판단하게 되는. 다만 그럴 경우 우려되는 것이 소위 거대 미디어들이 횡포를 부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거대 미디어가 자기 비위대로 정치인을 만들고 망가뜨리고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거대 미디어의 문제는 별도로 남습니다.

박인규 : 정당정치의 약화라기보다는 원외정치의 약화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당정치의 강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원외정치를 해야 유권자들의 힘을 동원한달까, 그런데 그런 걸 차단하고 있는 거 아니냐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남재희 : 아니요 저는 원외조직보다는 원내화를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원외조직을 가지면요, 가령 제가 서울에서 4선을 했는데, 그 동 단위 투표구 단위 통 단위까지 조직합니다. 그러면 조직관리비용이 엄청나게 들어요. 아마 요즘은 정상적으로, 요즘 그렇게 옛날처럼 한다면 요즘 한 달에 한 2천만원 그 이상은 들지, 그럼 1년이면 2억이 넘게 드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원외조직을 줄이고 원내화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냐. 물론 옛날 공산당들은 안 그랬죠.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원외조직을 강하게 갖는... 아 중국은 다릅니다. 중국은 아직 공산당이니까.

박인규 : BBK특검이 남아있거든요. 이 BBK특검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한달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남재희 : 그게 당면해서 서양식 표현으로 뜨거운 감자인데, 이 문제는 우리나라의 정말 원로들이 지혜를 모아서. 이럴 때가 정치의 지혜입니다. 현명이 발휘될 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라는 얘기는 못하겠습니다. 원로들이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발휘해라.

박인규 : 노동문제에 대해서 좀 질문드릴까 합니다. 장관께서, 장관 하실 때가 1993년, 그땐 아직 민주노총이 나오기 전이고 어떻게 보면 비합법조직이고 해서, 제가 기억하기론 그 당시 노동운동의 중요한 관심사가 노동운동의 합법화 그런 것이었는데 지금은 사실 노동운동의 합법화보다는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노동문제 아닌가 싶어요. 이번 대선을 보면 모든 후보들이 250만 개서부터 500만 개까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들을 내세우시고 여러 가지 대안을 내세우셨는데 좀 관찰해보셨습니까?

남재희 : 제가 스크랩을 가져왔는데, 후보들은 전부 다 장밋빛 얘길 하는 겁니다. 실현가능성 없는 얘기를 그냥 우선 입에 발린 얘기로 유권자들 듣기 좋게 얘기하는 거니까 그걸 일일이 그대로 믿을 수가 없는 거죠. 고용 문제, 또 비정규직 문제 이런 것이 참 어려운 문젭니다 이게. 그게 쉽게 될 문제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는 경제가 좀 발전해야겠고. 경제가 발전해서 지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됩니다. 왜냐면 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고용효과가 크니까 중소기업이 잘 돼야 되는데 중소기업이 지금, 대기업은 잘 되는 거 아닙니까. 중소기업이 잘 안 돼서 문젭니다. 중소기업을 잘해야 되고. 그래서 단계적으로 보면 우선 실업자가 비정규직보다 큽니다. 실업자 문제를 어떻게 하느냐, 특히 청년실업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 그 다음이 비정규직 문제가 되는데, 이 비정규직의 임금을 어떻게 향상시켜주느냐. 또 사회안전망을 그 사람들한테도 어떻게 좀 확장을 시켜주느냐, 이렇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제가 후보들이 비정규직 얘기를 한 걸 전부 스크랩을 하고 검토해 봤는데, 일자리 많이 만들겠다 이런 얘기밖에 없습니다. 뚜렷한 게 없는데, 이것은 역시 중소기업 문제고, 또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정 3자가 한 번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비정규직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겠느냐,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문제가 아니냐. 그렇게 일도양단으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기업도 양해를 해야 되고 노조측도 양해해야 되고 정부측도 해가지고. 그래서 이번 이명박 당선자께서도 아마 이 노동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을 가져야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노동조합들이 어떤 정치적 영향을 갖기 위해서 예를 들면 민주노총은 민노당과 연계돼 있고. 최근에 이번에 한국노총이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더니 일각에선 이명박 후보는 굉장히 반노조적인 분인데 어떻게 노조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수가 있느냐 이런 비판도 나왔어요. 한국노총의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남재희 : 저는 한국노총의 태도를, 그게 물론 투표결과가 압도적인 건 아닙니다. 그 표분석을 해보면.

박인규 : 투표율도 저조했고

▲ ⓒ프레시안

남재희 :
투표율도 저조했고 일부만 했는데, 그렇더라도 형식상은 한국노총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돼 있죠. 그리고 민주노총에 소속한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는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본래 그런 정치적인 문제에서 태도를 달리 했습니다. 옛날엔 또 한국노총이 김대중씨도 지지했지 않습니까. 민노당 지지 않고, 그만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각각의 정치행태를 갖고 있는데, 그걸 나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왜냐면 한국노총 입장에서 보면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 지지하는 것은 조금 급진화된 거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고. 또 양면외교로 한국노총은 이명박 지지하고 또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 지지하고 양면으로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노동자한테 좋을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계산도 나올 수 있는 거란 말이죠. 그리고 여하간 이명박 후보가 반노조적이라고 이제까지 많은 비난을 해온 걸 저도 읽었습니다. 그건 아마 현대 옛날의 정주영 회장이 노조에 대해서 조금 관용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여파로 이명박 후보도 반노조적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더라도 이번에 아까 말씀드린 서울시 지하철노조위원장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서울시장과 지하철노조관계 아닙니까. 그럼 그때의 노사관계가 그래도 원만했기 때문에 지지성명이 나온 거 아니냐. 거기서 사이가 나빴다면 지지성명이 안 나오는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반드시 반노조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구나 한국노총이 지지성명을 냈으니까요. 그렇게 봅니다.

박인규 : 쉽사리 반노조적이라고 예단하지는 말자. 쭉 말씀하신 걸 보니까 정부건 노동자건 사용자건 타협과 양보를 많이 강조하셨는데요, 마지막으로 노동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 정부라든가 노동운동 하시는 분들이라든가 기업 같은 분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제대로 된 건설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그런 당부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재희 : 지금 한나라당 쪽에서도 노사정 대타협의 아일랜드 방식 얘기를 하는 걸 읽었는데요, 예를 들면 아일랜드 방식이라든지 화란 방식이라든지... 네덜란드. 여러 가지 방식이있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의. 그런데 천상 우리도 비정규직 문제니 기타 여러 가지 문제를 노사정 대타협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얘기해서 이명박 후보가 강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건 뭐나면 이명박 후보는 기업으로부터의 대단한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업으로부터 대단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노사정 대타협에서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여도 기업이 불안감을 갖거나 반발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박인규 : 기업의 신뢰를 받고 있으니까

남재희 : 그건 뭐냐면 닉슨 대통령이 반공투사란 말이죠. 반공투사니까 모택동이 있던 중국과의 수교를 터버렸단 말이죠. 그러니까 국내의 반발이 없는 거예요. 만약 진보적인대통령이 중국과 수교를 텄다면 의심했겠죠. 그런 같은 이치로다가 오히려 기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이명박 당선자가 노사정 합의에 강하게 푸시를 하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제가 네덜란드 방식도 자세히 읽어보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권력자의 의지입니다. 네덜란드 방식도 권력자가 강하게 푸시를 했기 때문에 성사된 거지 노사에 맡겨가지고는 그게 성사될 수 없었던 얘기다.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당선자가 친기업적이니까 노동문제를 못 풀 것이다, 그렇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신뢰가 있으니까 풀 수가 있다는 역발상이 중요하다. 그것도 이명박 당선자께서 생각을 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특집 5부작 첫 번째 시간으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과 함께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 그리고 우리 노동계 현실과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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