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에 상륙한 초대형 태풍 보파에 의해 최소 283명이 사망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종자 수도 300명이 넘어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태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남부의 피해가 컸다. 필리핀군과 방재 당국에 따르면 남부 콤포스텔라밸리 주(州)의 뉴바타안에서 모두 160명, 다바오 오리엔탈 주에서 1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바타안 지역의 학교와 교회, 도로 등 각종 시설이 토사에 매몰됐으며 인근 다바오 오린엔탈 주의 카틸과 2개 해안도시 역시 통행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 콤포스텔라밸리주 인근 지역에 쓰러진 가옥들에서 군인들이 실종자 및 사망자를 찾고 있다 ⓒAP=연합뉴스 |
콤포스텔라밸리 주의 아르투로 우이 주지사는 <로이터>와 통화에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급류가 밀려오고 있고 바람도 매우 강하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산 정상에 조성된 관개지가 계곡 아래로 많은 물을 보내고 있다"며 농업과 기타 산업의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헬리콥터로 피해현장을 둘러본 마르 록사스 필리핀 내무장관은 수많은 가옥들이 부서지고 시신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또 일가족 전체가 한꺼번에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이며 주변지역에는 수십만 그루의 나무들이 쓰러지고 교량이 붕괴되는 등 곳곳에서 심각한 피해가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민다나오 섬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약 17만 8000명이 공공 대피소와 학교, 기타 공용 건물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가오 델 수르 주 등지의 최소 8개 대도시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이어졌고, 아구산 델 수르주에는 홍수로 곳곳이 침수됐다.
작년 필리핀 강타했던 태풍 와시보다는 피해 덜할 것
한편 BBC는 이번 태풍 보파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필리핀을 강타해 13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냈던 태풍 '와시'(Washi) 때보다는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BBC의 필리핀 현지 특파원은 보파가 와시보다 강한 태풍이고 태풍의 진로 역시 와시와 같지만 이번에는 태풍에 대비했기 때문에 와시 때만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필리핀은 이번 태풍이 오기 전에 휴대전화 메시지와 언론을 통해 태풍에 대해 경고했고 정부 차원에서도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태풍소식을 전했다. 또 사전에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또 와시 때보다 태풍으로 인한 홍수피해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이 범람했지만 와시 때보다 범람의 속도가 더 느렸다. 강의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도 와시 때보다는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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