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가 가장 먼저 찾은 대학은 서울시립대학교였다. 반값등록금이 전국에서 최초로 성사된 만큼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한 상징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기상 상황 악화로 이날 유세는 여러모로 여의치 않았다. 유세 장소를 정문 광장에서 학생 회관 실내로 옮겼고, 문 후보도 폭설로 인한 교통 체증으로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은 오후 4시에 도착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건물 1,2층을 가득 메운 채 문 후보를 기다렸다.
▲ 5일 홍익대학교 앞에서 연설 중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또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킨 점을 들며 "저도 대통령이 되면 당장 내년부터 모든 국공립대학에 반값등록금을 하고, 2014년에는 사립대학교까지 모두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공약할 수 있게 용기를 준 곳이 바로 서울시립대"이라며 학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문 후보는 이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을 당부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부자 감세로 깎아준 세금이 100조 원"이라며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분의 1"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인구가 5천만 명인데 전체인구에게 그 돈을 골고루 나눠주면 1인당 200만 원, 일자리 50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돈"이라고 부연했다.
또 "그 돈이면 모든 대학교 반값등록금 20년 이상 할 수 있는 돈"이라며 "그런데도 돈 없어서 반값등록금 못한다 말이 되느냐"고 새누리당을 비판하면서 본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그의 호소에 학생들은 환호로 답했고, 한 남학생은 유세장을 빠져나가는 문 후보를 끌어안기도 했다.
▲ 5일 홍익대학교 유세에서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문 후보는 이어 한양대학교를 찾아 "정권교체를 위해 투표를 해달라"고 독려했다. 그는 학생들과 새끼손가락을 걸고 서로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투표 참여"를 약속하는 '약속식'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 지역 젊은이들의 집결지인 홍익대학교 인근에선 집중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여기서는 돈도 자본도 권력도 우리 젊음을 이길 수 없다"며 "대형마트가 유일하게 못 들어오는 곳, 젊은 열정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곳"이라며 '홍대 앞'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인디밴드와 독립문화가 주류문화를 압도하고 있다"며 "제가 정치를 바꾸는 '국카스텐(인디밴드 이름. 편집자주)'이 되겠다"고 새정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 5일 홍익대학교 앞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안철수와의 회동 여부에는 '묵묵무답'
이날 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 유세 없이 '나홀로 유세'에 나섰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문 후보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밝히고 지원 유세에 함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당초 오후로 예정됐던 회견을 연기했고, 유세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만일 이날 유세에 안 전 후보가 동참했다면 문 후보로선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상당수 언론은 문 후보가 지원과 관련해 안 전 후보 측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자택에 직접 찾아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보도들이 사실인지 물었으나, 문 후보는 이에 대해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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