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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과연 삼성 부회장 맡을 능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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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과연 삼성 부회장 맡을 능력 있나?

날개 단 이재용, 삼성의 최대 위험요인은…

5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권한은 더 커졌지만, 그의 능력은 검증된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는 재벌의 고질적인 병폐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용의 부회장 승진, 시기상조 아닌가"

경제개혁연대는 5일 오후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보다 경영능력 검증이 먼저다'라는 논평을 통해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시기상조가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며 "삼성특검 수사의 핵심이었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 등으로,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 작업은 끝났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의 경영능력은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 사건은 이 사장이 단돈 61억으로 삼성그룹 전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995년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1억 원을 삼성 계열사 주식에 투자해 550억 원으로 불렸다. 1996년에 에버랜드 주식을 전환사채(CB, 주식으로 전환하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형태로 주당 7700원(전환가격)에 인수했다.

당시 터무니없이 낮은 전환채권 발행 가격이 알려지며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각종 불법 논란이 일어났다. 이 사장은 이를 계기로 에버랜드 지분 25.1%를 확보했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실질적인 그룹의 지주회사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꼭대기로 일컬어진다.

이 사건은 형사 재판에선 무죄 판결이 났으나 민사 재판에선 '업무상 배임'이 인정됐다.

"2000년 e삼성 말아먹은 이재용, 책임은 삼성 계열사가 떠안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시장의 어느 누가 지금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재용 사장의 업적으로 평가하겠는가"라며 이 사장의 업무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재용 사장은 2000년 5월 벤처 붐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인터넷사업 부문에 뛰어든 바 있다. 이재용 사장은 당시 e삼성과 시큐아이닷컴의 최대주주로서 인터넷 기업 14개를 실질적으로 총괄하였으나, 1년 후 벤처 거품이 꺼지고 삼성그룹 인터넷 부문은 급격히 부실화됐다"며 "이에 삼성 계열사들이 이재용 사장의 사업실패로 인한 손실과 사회적 명성의 훼손을 막기 위해 지분을 매입해 논란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3월에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SDS 등 9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 사장이 갖고 있던 e삼성, 시큐아이닷컴 등의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에스원은 시큐아이닷컴 주식을 32% 할증해 인수하는 등 장부가보다 비싸게 샀다.

"이건희 친정체제 강화, 삼성의 최대 위험요소"

"삼성은 현재 중차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라고 판단한 경제개혁연대는, 그 근거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삼성은 그동안의 추종자 지위를 넘어 시장을 선도하는 마켓리더(market leader)가 되었다"라는 점이 첫 번째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과거와는 다른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삼성그룹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이건희 회장의 친정체제 강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10년 3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했는데, 이후 애플사와의 특허소송 및 이맹희 씨와의 상속재산 분할소송 등의 예에서 보듯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사업적 측면에서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시점에 오히려 이건희 회장의 독단적 친정체제가 강화된 것이야 말로 삼성이 직면한 최대의 위험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이재용 사장은 부회장 승진과 함께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며 "삼성은 주주총회를 요식 절차로 생각하고, 지분율 확보에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경영능력 검증이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한-책임 불일치 문제 더욱 심화될 것"

경제개혁연대는 "현재 3인의 사내이사(권오현, 최지성, 윤주화)와 4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삼성전자의 이사회는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허수아비가 되고, 커튼 뒤의 이건희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전략적 의사결정권을 장악하는, 그럼으로써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단체는 "이재용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전에 이사회 구성의 혁신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을 스스로 내놓아야 한다"라며 "그것이 경제민주화 시대에 삼성의 변화를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그룹 측은 '삼성 사장단 인사 발표 관련 질의응답'을 통해 "회장(이건희 회장)께서 주 2회 정기적으로 출근을 계속하고 있고 연 100일 이상을 외국출장을 다닐 정도로 일선에서 의욕적으로 경영해 오고 있으므로 '승계 가속화'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측은 "지금까지는 (이 사장이)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CEO(최고경영자)를 보좌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최고경영진으로서 깊고 폭넓게 삼성전자의 사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이재용 부회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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